아이유 2집에 참여한 작곡가 명단이 말해주는 것

 

 

아이유 2집이 음원차트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새 앨범 공개 첫날 일부 차트에서는 1~13위사이를 모두 석권하는 기현상마저 벌어졌으며, 다른 차트에서도 10위권내에 한두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이유의 곡이 차지 했습니다. 이런 정도의 반향을 일으켰던 앨범은 2NE1과 빅뱅 등 여러 가수들의 앨범이 있었지만 수록곡이 이렇게 많지 않았으니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필자의 경우 아이유가 그간 발표해온 곡 모두에 관심이 있었기에 앨범의 발매소식이 들려오자마자 궁금해진점이 두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 평소에 작곡에 관심이 많은 아이유의 자작곡이 실렸을까!
둘째, 어떤 작곡가의 곡으로 채워졌을까.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했던 것은 윤상이었습니다. 윤상이 만든 노래는 "이곡은 윤상작곡입니다"라고 써있습니다. 특유의 분위기가 아주 깊게 배어 있조. 위대한탄생 시즌2에서 이승환이 에릭남을 두고 "안녕하세요 에릭남입니다"라고 이마에 써 있다고 말한 것처럼 윤상의 곡에는 그러한 분위기가 매우 짙어 그의 곡을 많이 들어본 사람이라면 바로 알아챌 수 있습니다.

아이유는 윤상의 곡 "잠자는 숲 속의 왕자"를 두고 발랄하고 상큼한 느낌으로 10대의 마지막을 최대한 귀여운 목소리로 노래하려고 했다고 전합니다. 재밌는 것은 윤상의 곡은 발랄하고 상큼한 스타일도 윤상곡입니다라고 써있다는 것입니다. 윤상 본인이 직접 부른 노래 중 '한걸음 더'가 딱 그런 느낌입니다.

이렇게 윤상을 포함하여 정석원, 김광진, 윤종신, G고릴라, 김현철, 김형석, 이적, 이민수, 코렌베일리 등이 참여한 앨범의 작곡가 명단만 봐도 아이유 본인과 기획사가 생각하는 음악적 방향성을 새삼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매우 좋은 결과물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좋은 앨범이 만들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 아이유 본인과 그런 아이유를 위해 좋은 방향을 잡아준 기획사 그라고 그 방향에 적극 동참해준 작곡가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유는 종종 말합니다.

"나를 향항 인기가 무섭기도 했다"
"인기가 떨어져도 이제 담담하게 받아 들일 수 있다"

즉, 본인의 인기가 뜻하고 보여준것 이상의 반응이어서 감당하기 어려웠고 인기가 하락하더라도 나아가고자 하는대로 가겠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필자는 이러한 아이유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일본에서 지난 2000~2005년 사이에 인기 있던 대표적인 아이돌 단 한명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마츠우라 아야인데 한국에서는 보아와 친했던 여가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가 어느날 발랄하고 활달한 노래를 부르다가 조금은 깊이를 더한 음악으로 선회하고자 했을때 일부 골수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돌아서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토록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었던 그녀의 인기요인은 귀엽고 깜찍한 테마가 가장 결정정이었고 그렇게만 활동했기에 방향을 틀자 돌아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아이유가 한곡의 자작곡과 일부 곡에 공동작사로 참여한 부분은 대단히 중요한 대목입니다. 필자가 이 부분을 아주 큰 성과라고 보는것은 아닐지라도 이제 2집을 내는 가수가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놓치지 않고 끝내 결과물을 앨범에 실었다고 하는 부분은 매우 의미심장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바쁘다며 시작도 하지 않는 대다수의 아이돌과는 아주 큰 차이점입니다.

또한 이런 작은 차이가 좋은 인연을 불러 오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줍니다. 얼마전 승승장구에 출연한 작곡가 김형석은 임재범이라는 좋은 가수를 알고 있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운인지 모른다며 감격해마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좋은 가수가 좋은 작곡가를 찾듯 좋은 작곡가도 음악에 대해 진지한 열정이 있는 가수를 좋게 보고 최선을 다해 노래를 만들어 주고 싶을 것입니다. 세상사 인지상정이라는게 괜한 말이 아닌 것이조.

아이유의 귀여운 외모는 그녀가 노래를 사랑하기 때문에 빛나 보입니다. 노래를 못하는 가수는 아무리 외모가 예뻐도 뜰 수가 없는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조. 설혹 뜬다해도 그 생명력은 너무나 짧고 허망한 인기는 금새 식어버리기 마련입니다. 아이유가 얼마나 더 음악적 성장을 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현재의 진지함이 이어진다면 귀엽고 상큼함에서 성숙해지는 과정 자체를 팬들은 함께 할 것입니다. 

 

 

만일 필자가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아이유가 너무나 너무나 부러웠을것 같습니다. 앨범에 참여한 작곡가 한명한명 모두가 대한민국의 대표작곡가들이니 말입니다. 정확히 수치로 따진다는 것은 우습지만 예컨데 좋은곡 잘쓰는 작곡가가 한 20명 있다면 그중의 절반은 이 앨범에 참여했다고 보는것도 무리는 아닐 정도입니다. (자우림, 에픽하이 등 일부 모든 곡을 자신들이 써내는 뮤지션들 빼고요)

 


 

 다음뮤직과의 인터뷰의 일부 내용을 인용해 봅니다. 13번째 수록곡인 라망(L'amant)에 대해

"요즘 대세이신 [정재형]선배님의 곡으로 제가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요. 너무 바쁘셔서 작업을 함께 못하게 될 수도 있었는데, 직접 작업실로 찾아가 부탁을 드렸던 곡입니다. 많이 긴장했었는데 저의 곡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여주셔서 작업을 하면서 정말 기뻤던 곡입니다"


 

 

이런 좋은 작곡가를 한둘도 아닌 전곡에서 만나볼 수 있으니 아이유가 이런 좋은 음악적 교류를 이어간다면 그녀의 훗날은 매우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그 어떤 아이돌보다 확율이 높아 보입니다.

 

위 사진은 발매일 2011년 29일 KT 올래뮤직 화요일 일일차트입니다. 

아직 젊은나이라 항상 꼭 바른 선택만을 하고 살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뮤지션으로 아이유를 오랬동안 볼 수 있을것이란 기대가 생깁니다. 

작곡가들은 아이유라는 가수로 인해 소득도 얻고, 아이유를 통해 자신들의 곡이 널리 알려지니 행복할 것이고 아이유 역시 좋은 곡을 받아 뮤지션으로 발돋음 하는데 도움을 받으니 서로 윈윈하는 최고의 조합이라는 생각을 전하며 아이유의 2집앨범 리뷰를 마칩니다.

 

본리뷰에 공감하신다면 추천버튼 클릭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