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김영란법 시행령에 대한 언론보도에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물씬 묻어 나온다. 특히 방송사와 신문을 발행하는 언론사의 경우 논조가 다른 경우가 적잖이 있는데 이번에는 안 그런 방송사가 없고 안그런 언론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죄다 내수시장이 타격 받을 우려가 있다는 뉴스를 일방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심지어 공정하기로 유명한 JTBC 에서조차 내수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을 여과없이 그대로 내보내고 있을 정도. 그렇다면 이런 언론사들의 반응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것은 잘 살펴보면 답이 나와 있다. 바로 이익집단의 위력이라 볼 수 있다. 주식을 해본 분들이라면 알텐데 예를 들어 증권사가 움직이는 5%의 지분은 개미의 20%를 압도하는 실력행사를 할 수 있다.

전쟁으로 치면 5명이 20명을 이기기란 힘들지만 5만의 정예병은 20만의 오합지졸을 가볍게 무찌른다. 냉병기 즉 칼과 창을 가지고 전투를 벌려야 하는 시대에 비슷한 전력이라면 숫자의 우위는 생각보다 굉장히 큰 차이이며 이것을 넘어서리라는 것은 어지간해서는 어렵다. 아무리 날고 기는 자휘관이라고 해도 마찬가지. 예컨데 아무리 뛰어난 장수와 병사라도 3만의 숫자가 6만을 이긴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이야긴데 상대가 오합지졸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3만으로 20만도 이길 수 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이익집단의 목소리는 그 숫자가 소수라도 모여서 입을 열면 그 위력이 세진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여러 이익집단이 한결같이 강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이런 일방적인 보도가 하루종일 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 하는 것이다. 아무튼 언뜻 들어 보면 그럴싸해 보이는 내수시장 위축은 근거가 아주 미약하다.

김영란법이 기본적으로 공직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판에 수십만원짜리 한우세트를 선물 하지 못하고, 10만원이 넘는 식사대접을 하지 못하는 것을 내수시장 위축으로 연결짓는 기사를 쓰는 언론사들은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 이에 네티즌들은 뇌물경제위축을 우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대고 있다.

최고급 호텔의 한끼 식사에 10만원 어치를 예를 들어 보도한 언론사는 진짜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공무원이 그런 최고급 대접을 받아야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닐까.

식사대접, 선물, 경조사비를 각각 3만, 5만, 10만의 상한선을 두는 정도로 호들갑 떠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한데,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전방위적으로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같은 뉘앙스의 보도가 나오는 것은 그 만큼 이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이익집단이 제대로 활동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으로 내수가 위축되어봐야 얼마나 되겠는가. 된다 해도 그 영향력은 전혀 우려할 수준이 아님이 분명하며, 오히려 그렇게 쓰였던 돈은 안쓰는게 나은 것이다. 국가 단위로 보았을 때 부정부패로 인한 손해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불로소득을 하고 있는 작자들이 너무 많다. 많아도 너무나 많다. 그것은 개인일수도 있고 기업일 수도 있으며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단체의 장일 수도 있다. 그냥 사방에 지천으로 깔렸다.

외식업계에서 4조원의 타격이 있을 거란 주장도 막연하지만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다는 김영란법도 어찌 보면 막연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많은 국민들이 절대적으로 이 법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 만큼 피부로 느끼는 부정부패의 그늘이 너무도 크기 때문일 것이다. 부정부패 근절로 인한 국가적인 이득은 엄청날 것이다. 지금 당장 뿐 아니라 가깝고 먼 미래의 우리나라를 경쟁력 있는 나라로 바꿀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법이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앞으로 추가적인 개정으로 보다 이 법의 취지를 명확히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범위를 굳이 확대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고, 대신 국회의원이 그 대상안에 포함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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