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콘서트와 샤이니의 불편한 공통점

Posted at 2013. 5. 12. 07:00// Posted in K-POP 리포트

가요계는 분명히 변하고 있다. 아니 변한지 오래됐다. 아이돌 중심에서 다양성으로...오늘날 가요계에 과거엔 없었다가 널리 통용되는 말이 있는데 바로 '삼촌팬'이라는 개념이다. 그러니까 아이돌에 대한 관심은 생각보다 그 저변이 적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있지만 전체적인 큰 틀의 음악팬의 수에 비하면 상당히 부족하며, 그 잠재된 가요팬들의 수요를 상당한 기간동안 가요계는 메꿔주지 못하다가 근래에 들어서야 다양상의 저변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흔히 말하는 아이돌은 이제 케이팝의 선두주자라는 말에 걸맞게 가요계의 중요한 한축으로 지난 몇년간 그래왔듯 앞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음악으로 우리앞에 설 것이다. 그러나 아이돌 일색이던 시장이 끝났다는 것을 부인하거나 애써 외면하려 해서는 죽도 밥도 안되는 신세가 될 것이란 현실도 받아 들여야 한다.

비스트의 fiction, 씨스타의 Loving You, 포미닛의 What's your name 이 세곡의 공통점은 무얼까? 짐작하신 분이 있다면 상당한 눈썰미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세곡의 공통점은 케이팝이 왜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곡이란 특징이 있다. 팝송에선 찾아 보기 힘든 한국적인 멜로디에 최신트랜드에 발마춘 노래 구성센스가 돋보이며, 말도 안되는 가사로 비판 받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 나름 곡의 컨셉에 걸맞는 가사도 갖추고 있고, 키포인트라 할 수 있는 포인트안무까지 종함적으로 보았을 때 좋은 재료에 잘 버무린 비빔밥처럼 훌륭한 맛과 풍미를 전해준다. 즉, 케이팝의 최종진화형에 가깝다.

그러나 시장의 틀에서 보면 여전히 이런 아이돌 중심의 시장은 전체 파이의 반이하일 것이다. 오늘날 아무리 인기 그룹이 많아도 과거 청소년들의 인기를 독점하다시피한 서태지와 아이들, HOT와 비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가요계 판도를 바꾸는 흐름변경자의 위상이 덧씌워져 있기 때문인데, 안타깝게도 얼마전까지는 이전에 비해 축소된 음반 시장이 인스턴스식 음악의 범람을 불러오고, 그로인해  더욱 시장이 축소되는 부메랑을 겪게 되면서, 결국 견디지 못한 일부 가수들과 음악팬들이 떠나는 상황까지 갔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내야 하는 고민이 있던게 언제였나 싶게 최근에는 가왕 조용필이 컴백하여 순위프로그램 1위를 하는 등 다양성이 살아 나고 있으며,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마치 2009~2011년 사이의 아이돌 전성시대처럼 생각하는 음반제작자나 가수, 공연기획자들이 남아 있는게 보인다. 그 결과물이 이번 드림콘서트이기도 하고...

 작년 이맘때쯤 부터 불어닥친 탈 아이돌 흐름의 분위기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하는 이가 있다면 조심할 일이다. 분명하게 시장이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인 이들이 그렇다.

샤이니의 신곡 '와이 소 시리어스'는 변화된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채 자꾸만 과거에 했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대중의 요구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샤이니와 드림콘서트의 불편한 공통점

2012년부터 2013년 5월 11일 현재까지 줄기차게 음원상위권을 장수 하는 이들 중 아이돌의 비중은 채 절반도 되지 못했다. 아니 반이 아니라 1/3도 되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졌다고는 하나 그런 아이돌은 분명 가요계의 중요한 자원이며 케이팝이란 측면에서 보면 더욱 중요한 존재들이다.

필자는 드림콘서트 출연 명단을 보고, 혀를 끌끌 차고 말았는데, 이제 지나간 트랜드가 되어 버린 아이돌만의 콘서트가 되어 버리면서 권위도 잃고 트랜드를 모른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케이팝이 그 인기의 단기 정점을 찍었을 때 상승곡선의 뒤로 하락곡선의 가파른 경사가 따라오는 것은 어찌 보면 인지상정 이겠지만 손님이 줄었을 때를 위한 위한 준비를 해왔는지 의문이다.

노래를 즐겨 듣는 필자의 입장에서 지난 일년여간은 매우 즐거웠다. 버스커버스커의 노래가 작년봄을 싱그럽게 해주었고 앞서 거론한 몇몇 케이팝스타들의 노래가 여전히 흥겨움과 재미를 주었으며, 이하이라는 걸출한 신인이 나와 새로움을 안겨주었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 시장을 흔들었으며, 악동뮤지션은 신선하고 재치있는 음악으로, 보이스코리아에선 정말 가창력 좋은 숨은 인재들이 이렇게 많았나 하는 감탄을 하며 경연을 볼 수 있었고, 최근에는 이효리가 당당한 모습으로 자작곡들 들고 나와  좋은 성적을 거두며 필자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그 뿐인가. 가왕 조용필의 화려한 컴백도 있었다. 음원차트에선 케이윌, 포맨, 바이브, 허각, 긱스, 다비치, 버벌진트 등이 맹활약 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필자가 즐긴 음악 중 아이돌 그룹의 일부만이 드림콘서트에 출연하는 것을 보며 조금은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에는 가요프로그램 순위제 부활을 우려 하는 목소리도 있었는데, 신인들이 설자리가 없어졌다는 하소연이었다. 그런데 그 신인이라는게 온통 아이돌 뿐이었지 않은가.

필자는 근래에도 포미닛이 '이름이 뭐에요'를 즐뎌 듣는다. 아이돌이면 무조건 듣지 않는 다는 부류가 아니라 널리 다양하게 듣는 차원이기도 하지만 헬스장에서 런닝머신위를 걸으며 흥겨운 포미닛의 노래를 들으며 안무를 보는 것도 나름 흥이 넘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가요계는 아이돌 일색이 아닌 다양성의 흐름을 거역하지 말고 받아 들여 가요계 선후배들이 다 같이 무대를 꾸미고, 여러 장르의 음악이 제각각의 매력을 뽐내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가요시장은 더욱 커지고 더 좋은 음악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음원차트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건 지나친 오해다. 순위권안에 일부가 아닌 대부분이 문제고 오로지 샤이니만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것이라 말한다면 누가 동의해줄 것이가. 일년여간 상위권에 늘 자리를 지켰던 가수들이 대접받지 못하고, 출연기회를 얻지도 못한다면 왜곡된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고, 특히 샤이니의 이번 신곡처럼 지나치게 낮아진 퀄리티에 고개를 내젓고 마는 사람들의 눈에 그들이 1위 후보에 올라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건 너무나 어색하고 어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중이 조금씩 반감을 표출하던 시기는 벌써 몇해전이고, 이제 분명히 직접적으로 의사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면 그런 자세를 갖는 기획자나 가수에게 앞날을 밝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전하며 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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