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송이어서 다시 큰 인기를 얻는 것일까?"

몇일전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멜론을 필두로 여러 음원차트에서 10위권내로 재진입하자 이와 같은 일을 자주 볼 수 없는 탓인지 일부 언론에서는 기사화 하기도 했다. 그런데 놀라운건 단 몇일 사이에 멜론에서는 2위, 엠넷에서는 3위를 하는 등 1년전에 나온 노래가 현재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악동뮤지션의 '크레센도'를 넘지는 못하여도 2~4위를 다비치의 '거북이'와 겨루고 있다는 점이다.

'벚꽃엔딩'은 필자 스스로 음악을 즐겨 듣는 한 사람으로서 판단하기에 국내외를 통틀어 유사한 분위기의 노래를 찾기 어려운 독창성을 갖고 있고, 왠지 아날로그적인 향수와 아련함을 느끼게 해줌으로서 연령대가 높은 경우에는 젊은 시절의 추억을, 아직 젊은 나이의 경우엔 청춘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니 참으로 명곡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단지 곡명에 봄을 상징하는 벚꽃이 들어가는 계절송이어서 다시 차트에 재진입할 정도의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순 없다는 말을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 곡이 갖는 유니크함, 다시 말해 벚꽃을 떠올리며 느낄 수 있는 곡의 느낌을 대체할 수 있는 곡이 마땅히 없는 '벚꽃엔딩'만의 매력이 차트 재진입의 진정한 원동력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안에 벚꽃, 봄 이란 주제로 메가히트를 기록한 곡은 없었다.(아주 오래전으로 넘어가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한번 음악을 싫어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들어 보았음 직한 봄 노래가 나오면 긴 텀을 두고 가장 먼저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은 선점효과까지 얻게 된다. 그러니까 수년내에는 '벚꽃엔딩'의 메가히트를 크게 넘어설 정도의 히트곡이 아닌 이상 이 선점효과를 뺏어 오는건 어렵고, 비슷한 히트를 하는 곡이 나온다고 해도 나눠가지는 정도에 그칠 공산이 높다.

"지금 30대 정도라면 벚꽃엔딩외의 다른 봄 노래가 마땅히 떠오르는게 없을 것이다."

음악인이자 가수로서의 진정한 경쟁력은 태어나고 자라며 느낀 주변환경 및 경험이 누군가와 비슷할 수는 있어도 온전히 겹칠 수 없는 나만의 고유의 것이니만큼 그 것을 음악으로 표현해 내었을 때 경쟁하지 않는 나만의 고유의 음악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점 이날까.

용감한형제가 작곡하고 틴탑이 부른 '긴 생머리 그녀'라는 곡은 근래 사이버 공간에서 흔히 폄훼되기 쉬운 아이돌 음악이지만 나름 흥겹고 잘 만들어진 곡으로, 특히 각 멤버들의 개성을 고르게 잘 살려내면서 틴탑이란 위상을 한층 올려주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전 씨스타나 인피니트가 겪은 바 있지만 제국의아이들나 에이핑크 등이 아직 얻지 못한 레벨업 조건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긴 생머리 그녀'라는 곡은 아이돌이 추구하는 스타일의 거의 모든 장점을 갖고 있지만 '벚꽃엔딩'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앞서 말한 가수 고유의 유니크한 개성을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닌 남이 찾아 주고 만들어 줬다는 점이다.

 대개 인기그룹이 해체되고 솔로 활동에 나서게 되는 경우에 부딪히게 되는 문제가 바로 이런 자신만의 개성을 또한번 찾아가는 과정을 되풀이 하게 된다는 점인데, 여기서 성공과 실패가 나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긴 생머리 그녀'를 높이 평가하는 건 기존의 어떤 곡보다 가장 틴탑멤버의 개성을 확실히 구분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이돌그룹은 대개 이 부분을 확고히 하지 못하면 정상 문턱을 넘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벚꽃엔딩'을 부른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의 경우 자신이 전곡을 작사작곡 하면서 고유의 색깔을 이미 대중에 널리 알렸다. 또한 잘 되는 아이돌그룹의 공통점은 차별화 된 개성을 뽐 내는 특정 멤버가 그룹의 색깔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소위 중심멤버를 말한다. 그러나 아무리 중심 멤버가 있다고 해도 고유의 경험과 생각을 음악으로 풀어 내는 유니크한 매력을 넘어서진 못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대중은 이미 그룹형태의 음악을 보는 눈이 너무 높아졌다. 그래서 지난 2년 가까이 기존 인기그룹의 명단에 새로 진입한 케이스가 몇 없는 것이다. 앞으로 아이돌 그룹은 춤과 노래가 각 멤버들의 개성을 확실히 잘 살리는 정상급 일부만이 기존의 위상과 인기를 이어가게 되고, 정상의 문턱은 더욱 높아지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것이며, 그 반대급부로 가수 본연의 향기가 묻어 나오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버스커버스커' '악동뮤지션'과 같은 뮤지션들의 영역은 점차 더욱 더 확대될 것이다. 그 좋은 사례가 바로 '벚꽃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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