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를 비롯한 오디션프로의 시작과 끝은 공정함에 있다. 그런데 무대를 보는 사람의 연령과 음악적 경험 등이 다르다 보니 절대적인 공정함의 기준을 말하기란 어렵다. 다만 참가자의 당락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두 주체인 심사위원과 시청자의 판단이 접점을 잘 찾아야 그나마 공정하다는 평을 들을 수 있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심사의 공정함이 필요한 이유를 몇가지 들어보겠다.

첫째, 프로그램의 장기흥행을 위해 재능있는 참가자를 유치하기 위해

슈퍼스타K의 경우 시즌2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면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로 악마의 편집이라는 말을 들은 바 있다. 당시 사소한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허각이 우승하며 지금까지도 역대 우승자들 중 가장 가창력이 좋고 성공한 케이스로 남게 되었다. 이어 시즌3 역시 대박공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즉, 프로그램의 장기 흥행을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공정함, 사후지원이 빛을 발한 경우라 할 수 있다.

K팝스타가 뒤늦게 출발했음에도 원조격인 슈퍼스타K를 위협하는 라이벌이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20대 미만의 재능있는 참가자들이 대거 쏠렸기 때문인데, 그 바탕엔 SM,YG,JYP가 있다. 그런데 케이팝스타 역시 위대한탄생처럼 사후지원이 미비하다는게 드러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이 훼손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나마 시즌1 준우승자인 이하이가 선전하고 있지만 우승자인 박지민을 비롯해 방영당시 화제를 일으켰던 다수의 참가자들의 미미한 활동은 프로그램의 장기 경쟁력에 의문점을 낳고, 다시 재능있는 참가자들의 참여를 저어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둘째, 일대일 경연의 불합리성

결정적인 패착이다.  오디션프로에서 선택할 수 없는 최악의 선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의 경우 생방송이 시작되고 두어번 하다 말 줄 알았던 일대일 경연을 톱5를 뽑는데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톱6안에 들 정도면 화제의 참가자들의 옥석이 가려지고 시청자들은 각각 응원하는 참가자들의 수가 좁혀지면서 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치열한 상황이라 할 수 있는데, 심사위원이 당락을 결정한다는건 사실 오디션 프로가 방송국의 전파를 타는 이유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할 수 있다. 그럴 거면 차라리 각 기획사 오디션을 보는게 낫지 무엇하러 문자투표도 하고 방송도 타는 공개 오디션을 하는지 의문일 뿐이다.

시청자들끼리도 지지하는 참가자가 다르고 어느 참가자의 인기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실력 있는것 같은 참가자가 떨어지면 논란이 일기도 하나 그런 상황과 심사위원이 불과 5명이 남는 단계까지도 직접 당락을 결정짓는다는건 엄연히 다른 문제로, 오디션이 지양해야 할 가장 큰 문제를 건드린 셈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시청자와 온도차가 심한 심사평

여러 참가자들을을 지지하는 모든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순 없다. 다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게 최선일 것이다. 그렇게 중화할 수 있는 기능을 하는게 심사평인데 오히려 온도차를 벌리는데 작용하고 있으니 언론에서도 이를 알아채고 연일 기사화 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방예담에 대한 심사평의  경우 지난주에는 마치 이런 논란이 있는걸 알지만 심사위원이 보는 눈은 다르다는 식의 발언으로 더욱 논란을 부추키고 말았고, 이번주엔 2년후까지 봐는 제작자의 입장이라는게 있다며 또 다시 거부감을 일으키는 발언을 했다. 과해도 지나치게 과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쯤해서 대형3사의 위상에 대해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십여년전만 해도 한국의 기획사들은 주먹구구식 운영이 많았다. 물론 지금도 그런 경우가 많지만 대형3사의 경우 가수출신 대표에 전문경영인을 따로 두고 회사를 시스템화 하는 등의 공통점을 가지며 성공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소속가수 중 일부의 팬들이 공유되고, YG의 경우 '믿고 듣는 YG표음악'이란 인식을 팬들에게 심어주는데 성공하며, 빅뱅 팬들이 2NE1의 음원도 적극 소비해주며(모두를 말하는게 아니라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이라는 뜻) 나오는 음원마다 대박을 내는데 일조하는 등 여러모로 선전하고 있다. 이런 음악적 사업적 노하우가 쌓인 기획사가 많지 않은 가운데 그들이 참여하는 오디션프로는 당연히 주목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규모의 차이 일 뿐 그들 못지 않은 기획사들이 없는건 아니다. 비스트와 포미닛이 속한 큐브를 비롯 다수의 경쟁력 있는 기획사들이 존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양현석과 박진영을 필두로 하는 K팝스타 심사위원들의 눈이 비교적 다른 이들보다는 정확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 절대기준이나 답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톱6정도가 되면 남은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당락을 결정하는 과정을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게 생방송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이부분을 케이팝스타에선 놓치면서 메이저 오디션프로의 위상을 위협받게 되었다. 필자가 지난 주 이후 계속해서 듣고 있는 악동뮤지션의'링딩동'에 대한 심사평이 아직도 쓴웃음을 짓게 한다. 개인적으로 악동뮤지션의 '링딩동' 편곡은 역대 오디션중에서도 최고의 편곡이었다고 생각한다. 몇번 들어 보긴 했지만 관심이 가지 않았던 곡을 아무리 반복해 들어도 질리지 않으면서 들을 수록 좋은 곡으로 재탄생 시켰다.

 이런식으로 시청자와의 온도차를 좁히지 못하게 된다면 다음 시즌에선 위대한탄생과 별반 다르지 않은 프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조금 주춤했던 슈퍼스타K가 다시 역대 참가자들의 우수한 데뷔 성적을 바탕으로 원톱의 자리를 다시금 꿰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팝스타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의 생각과 동떨어진 결과를 내도 제어할 수 없는 일대일 경연이라는 최악의 패착을 거두고, 적정선에서 심사위원과 시청자가 완벽할 순 없지만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다시 마련해야할 것이다. 근래 보이스코리아 시즌2가 케이블채널의 한계를 딛고 더욱 깊은 감동을 주는 실력자들로 인해 좋은 평을 얻고 있는 이유를 상기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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