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찬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흔히 "살다살다 별꼴 다 보겠네" 라고 하는데 이번 케이스가 그 경우가 아닐까. 인터넷에서 흔히 쓰는 말인 '막장테크 탄다' 라는 말이 실감나는 일이 벌어졌다. 유재석의 강제하차는 그야말로 충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지던 놀러와 식구들.

 

대안이 있는가?

놀러와 하차 이후 대안이 있는가부터 생각해보자. 그간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막장을 보여주고 있던 MBC가 이제는 막장행보의 정점을 찍어 버렸는데 사실 '놀러와' 외에도 시청률 부진에 빠진 여러 프로그램들이 신설되고 폐지되는 과정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정도였다.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하고 실패를 교훈 삼아 더 나은 모습이라도 보일 수 있는걸 두고 우리는 저력이라 부른다. 고난이 닥쳐도 힘을 모아 새로운 길을 헤쳐나갈 때 긍정적인 미래가 기다리는 법인데, 하다 안되면 접고 하다 안되면 접고를 반복하는 사람에게 밝은 미래는 애초부터 찾아오기 어렵다.

유재석의 '런닝맨'이 초반 극심한 부진속에서도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유재석과 멤버들의 노력 덕분이겠지만 실은 SBS가 믿고 지지해준 면도 있다. 또한 SBS의 8시뉴스만 해도 만년 꼴찌라는 불명예속에서도 노력하니 결국 MBC뉴스데스크를 넘어서 뉴스프로그램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더 나은 대안이 사실상 떠오르지 않는 것은 필자 뿐이 아닐 것이다. 놀러와가 어떻게 위기에 처하게 되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 가는가를 보는것 자체가 바로 현재 진행형인 예능의 역사이면서, 방송사의 저력을 말해주는 것인데 더 나은 대안도 없이 폐지한다는건 너무나 실망스러운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MBC의 총체적 부실이 이번에 그대로 드러나

'놀러와' 폐지는 사실상 MBC가 얼마나 위기에 처해 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어떤 새로운 프로그램이 편성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기대된다" 라는 반응 보다 "안봐도 비디오" 라는 말을 듣는 것만큼 치욕스러운 일이 있을까 싶은데, 유독 지난 1~2년간 MBC가 신설 프로그램을 예고할 때마다 대중의 반응은 좋지 않았고 실제 방송이 시작된 이후 이런 반응이 역전된 적은 없었다. 이는 어떤 한두가지 문제로 집어낼 수 없는 총체적 부실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유재석은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탁월한 MC지만 장기간 방송을 탄 '놀러와'의 부진은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였고, 침체된 시청률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녹화를 했던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가 모르는 상황에서 그것도 요즘처럼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폐지된다는 것은 참으로 불명예 스럽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불과 수년전만해도 월화예능의 영원한 강자일거 같았던 '놀러와'가 부진을 겪게 된다는건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세월과 함께 많은 것은 변해간다. 그 변화에 언제나 발빠르게 대응하며 유재석은 국민MC로 자리매김 해왔다. 그러나 유재석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가 와 PD를 비롯한 모든 제작에 참여 하는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함께 하며 프로그램은 빛을 볼 수 있다. MBC예능국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 MBC가 대안도 없이 '놀러와'를 폐지하며 현재 쓰고 있는 막장드라마의 방점을 찍어 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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