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다는건 무언가를 배우고자 할 때 혹은 남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되돌아 보고자 할때, 상상의 세계에서 영웅의 활약상을 통해 통쾌함을 맛보고자 할 때 등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고자 할 때 선택하는 행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종이활자속에 기술의 진보를 다루거나 하는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는 경우라면 그 때의 선택은 내가 그런 상황을 당했거나 그럴 수도 있는 상황을 가정할 때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이책 '사랑할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의 시작은 '두려움'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합니다.

"운명처럼 만났다며, 그 사람은 이전의 사람들과는 다르다며, 우리 둘은 '제법 잘 어울리는 수준을 넘어 뭔가 대단한 짝이라는걸 뽐내고 싶어 간질거렸던 입으로 어느덧 그 사람을 헐뜯고 연애를 저주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니까요"

이 다음 말은 "이별보다 슬픈 일은 '반복'입니다" 라고 적어나갑니다.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는데는 상대와 나의 문제가 있는데 상대만 탓할 게 아니라 내가 사랑을 잘 몰랐거나 사랑의 기술이 부족했거나 사랑을 할 줄 아는 능력이 부족한 것 중 하나일 것이니 결국 나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점은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인용입니다. 인용이 과하면 내 주장이 묻힐 것이나 적당하면 신뢰성을 높여 주게 됩니다.
연애관련 책들이 대개 지나치게 주관적으로만 흘러 가는 경향이 있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남들이 흔히 말하는 말만 반복하는 경향이 있거나 하는데 이 책에서는 '적당한 인용'으로 글쓴이가 말하는 주관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 주고 있는 것이죠.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의 말을 인용하여 "다른 사업이나 활동을 실패 했을 때는 깐깐하게 그 원인을 따지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건만, 어째서 사랑은 그렇게하지 않느냐고, 문제는 상대들에게만 있지 않다고, 그런 상대를 자꾸 고르는 '나'에게 있다고"

주변을 돌아 보면 사실 이런 지적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매번 만나고 헤어지는 패턴이 유사한데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으니까요.

결국 '두려움'편은 사랑과 이별후 나 자신을 돌아 보며 이별을 나를 고민하고 아프지만 소중한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하며 마치게 됩니다. 그럼 다음 순서는 무엇일까요? 그건 책을 읽어 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아래 목차 참고]

사랑의 기술, 성숙해져가는 과정

상대의 외모와 조건을 따지며 그걸 이용하려는 생각을 가진채 만나게 되면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이책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단이면서 동시에 목적이 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처음에는 이말이 무슨 뜻인가 했는데 상대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상대를 사랑하면서 그 과정상에 애를 끓이는 여러 일들을 맞춰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사랑하는 상대가 자체가 목적이었을때 가능하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랑 뿐 아니라 세상일은 내맘대로 되는일은 하나도 없는것 같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어릴때도 그렇지만 자라면서도 그리고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부딪히게 됩니다.

사랑을 하면서 내가 모르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 내가 아니라며 부정도 해보지만 결국 그런 여러 모습이 나이며 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고 사랑할 줄 알기를 권합니다. 그래야 상대도 그런 나와 같이 사랑할 수 있게 될테니까요.

리뷰를 한답시고 내용을 전부다 말해 버리면 글을 읽는 재미가 없겠죠. 그러니 이쯤에서 글의 목차를 보겠습니다.

1. 두려움,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
사랑은 지구 밖에 새로운 지구가 나타나는 일처럼 엄청난 사건이죠. 낯선 또 하나의 우주가 그렇게 열립니다. ‘당신’의 출현은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었던 세계를 무너뜨립니다.

2. 방황, 참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사랑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된다면 이미 ‘도인’입니다.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에 우리는 방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절머리 날 만큼 헤매고 신물 날 때까지 아파보는 일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것이 삶의 소중한 체험입니다.

3. 욕망, 진짜 원한다면 괜찮아
만일 새로운 식당에 간다면 여러분은 여주인에게 이렇게 요구할 겁니다. “추천 좀 해주세요.” 이는 다음과 같은 뜻입니다. “내가 이 중에서 뭘 욕망해야 하죠? 그걸 알고 있는 것은 바로 당신이잖아요.”

4. 환상, 아플수록 깊은 착각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혹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제력’이라고 얘기합니다.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는 자신의 열정을 다스리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잘못 사용된 열정은 우리를 집어삼키는 광기가 되니까요.

5. 조건, 사랑 한 번 못한 자들의 변명
화려한 조건의 능력자를 만나고자 애를 쓰지만, 그런 능력자들과의 만남은 대부분 그다지 행복하지 않습니다. 짝을 고르는 데 있어서 인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뛰어나기는커녕 동물들보다 못할 때가 숱합니다.

6. 기다림, 사랑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믿음 없이는 기다림의 괴로움을 견디기 힘듭니다. 사랑받으리라는 언약 없이 내 자신을 맡기고 기다리는 이 마음은 신앙과 같다고 에리히 프롬은 말합니다. 신앙 없이는 사랑함과 사랑받음 사이의 시차를 버틸 수 없죠.

7. 외로움, 외롭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상대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외로움을 만나게 됩니다. 사랑은 차이의 체험입니다. 너는 나와 다르구나, 라는 깨달음이이야말로 사랑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8. 미련, 사랑이여 다시 한 번
니체는 “삶이여, 다시 한 번”이라고 썼습니다. 고통으로 얼룩진 인생이었지만 그럼에도 니체는 삶 자체를 긍정하려 했습니다. 우리도 외쳐야 합니다. “사랑이여, 다시 한 번.”

9. 스킨십, 본능으로의 회귀
우리는 자궁이라는 ‘완벽한 세계’를 그리워합니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생각이나 욕망뿐 아니라 몸짓과 몸놀림까지 진짜 아기처럼 됩니다. 애인에게 “아기야”, “베이비”라고 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는 셈이죠.

10. 편견, 사랑을 아프게 하는 것
데이트할 때 떨리는 마음으로 손을 잡듯,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깊이 끌어야 합니다. 역할극이 아닌, 자신을 드러내야 합니다. 서성대지 말고 서로의 삶으로 뛰어들어 녹아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꿈꿔야 하는 사랑입니다.

11. 강박, 연애를 권하는 사회
여성학자 보부아르는 자기 스스로를 정당화할 수 없는 여자들이 종교와 나르시시즘, 그리고 사랑을 통해 자신을 정당화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혹시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고 있진 않은가요.

12. 운명, 사랑은 늘 시시하게 시작된다
우리는 몇 날 몇 시에 누구를 만나 사랑해야 한다고 ‘명령’을 받거나 어떻게 사랑하라는 ‘숙명’을 타고 나지는 않았죠. 누구를 만나 사랑하는 일은 늘 우연입니다. ‘우연의 사랑’을 ‘운명의 사랑’으로 바꿔보세요.

이 글을 읽으면서 느낀점중 하나는 바로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해당하는 내용들이지만 제겐 여성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필자가 남자인 까닭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 그럼 여성분이 읽으면 남자의 심리를 읽는데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술자리의 성희롱 상황이 그러하듯 '내키는 대로' 손을 뻗은 다음, '그 여자가 먼저 꼬리쳐 놓고 발뺌한다'며 오히려 큰소리 치는 까닭도 이 때문이죠.

그러나 문제는 남자에게만 있는게 아닙니다. 여자 역시 남자를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환상 속에서 남자를 그리는 때가 많습니다. 한국의 남녀는 청소년시절부터 남과 북처럼 갈라져 일상을 보냅니다. 그래서 소통을 제대로 경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자와 남자, 이 두 집단은 서로에 대한 기대와 눈높이만 무럭무럭 키울 뿐, 다른 성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풀어지는 않는 외로움 때문에 어떻게든 애인을 만들려고 눈에 불을 켤 뿐, '성 차이'란 무엇이며 자신과 그(또는 그녀)가 어떻게 다른지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인터넷도 없었으니 풍부한 정보화세계의 잇점을 누리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널리 퍼져 있는 정보만으로 이해되는 부분이 아니므로 직접 부딪혀 보고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랑에 빠지고 싶은 사람, 혹은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마음 아픈 사람 등 사랑에 관함 모든 감정 상태에 있는 분들에게 모두 어울릴 책입니다.

왜 소유욕이 생기는지, 열정이 광기가 되는지, 왜 스킨쉽이 필요한지 등등 현실적인 문제들 또한 놓치지 않고 다루고 있는 이책 "사랑할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누구나 하게 되는 사랑에 대한 교통정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혼란스럽고 사랑에 대해 모르겠다고 한다면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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