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연인들은 방송도 하기 전에 티아라 소연 관련 이슈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런데 나는 이 작품의 시작부터 아주 큰 오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드라마의 시작부터 사전 취재가 없거나 있었더라도 사실상 형식에 그치고 말았다는걸 아주 강하게 확신할 수 있을만한 설정과 내용들이 이어졌다.

검사가 잠복수사중에 도주 우려가 있는 용의자를 쫒기 위해 혼자 맨놈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여러 조폭을 홀로 때려눕히지만 두목급의 용의자는 도망치고 만다. 이렇게 아마추어 작가도 하지 않을 전개가 그냥 전개된다. 예전에 시티헌터가 그랬다. 나중에 퀄 좋은 스토리가 뒷받침 되서 시청율은 올랐지만 필자가 초반의 허술한 설정에 아주 질려서 시청을 포기했었다.

한국 드라마는 이렇게 부실한 설정과 전개를 너무나 쉽게 허용하고 있다. 헛점이 상당 수 보이는데도 성공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경우는 대개 헛점을 넘어서는 아주 강력한 장점이 있을 경우인데 그리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예는 아니다. 예를 들어 '해운대 연인들'의 작가의 전작인 '시티헌터'가 그랬다. 앞뒤도 맞지 않는 부실한 설정이 그렇게나 많은데도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가 녹아 있고 통쾌한 액션과 전개 시사적인 문제 의식까지 더해지면서 이런 장점이 단점을 덮어내고 중박은 할 수 있었다. 대박의 예도 있다. 바로 '제빵왕 김탁구'다. 이 작품은 묘한게 치밀한 구성으로 감탄할만한 부분이 있으면서 반대로 엉성한 설정 또한 적잖이 섞여 있는 기이한 형태의 드라마였다. 그러나 신선한 소재와 적절히 섞여 있는 출생의 비밀과 같은 막장코드등이 더해지면서 초대박을 칠 수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시티헌터와 제빵왕김탁구와 같은 예는 다시 말하지만 그리 많지 않다. 엉성한 설정을 가진 드라믄 거의 대부분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잘된 드라마는 장점만을 굳이 찾아내고 생각할 필요가 그다지 없다. 단점을 찾아내는게 오히려 쉽지 않은게 바로 대박드라마의 특징이다. 조연구성도 그렇고 진행상의 헛점도 크게 드러나는 일이 상대적으로 아주 적다.

작가에 대해 이야기를 돌려 보자. 같은 작가인데도 어떤 작품은 단점은 별로 없고 장점만이 보이고 극의 완성도도 높은데 다른 작품은 반대로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헛점이 많이 보일 때가 있다. 나는 이런 이유를 작가의 상상력이 굳이 현실적 문제를 건드리지 않을 수 있는 작품에서는 그리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으나 잘 아는 분야가 아닌 소재를 다룰때는 조금은 더 취재하고 조금은 더 생각하고 겪어 본 후에 이야기에 풀어내야한다고 보는데 적당히 알아보고 적당히 이용해도 문제삼는 사람은 없고, 시청율이 잘 안나오거나 하면 엉뚱한데서 이유를 찾아보니 계속해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본다.

<해운대 연인들>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건 조여정의 연기다. 여주인공의 똑 부러지는 성격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표현을 잘 하면 심심한 스토리라 하더라도 재밌게 보일 수 있겠다 싶다.

조폭을 혐오하는 검사와 전직조폭 두목의 딸이 벌이는 사랑이야기가 <해운대연인들>의 메인스토리인데 이 작품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장점은 두가지다.

첫째, 조여정을 비롯 티아라의 소연까지 흥미롭고 색깔있는 케릭터가 만들어 지는 것을 보니 작품에 임하는 연기자들의 자세가 단순히 진지한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잘 되게 해보려는 열정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연기자들의 태도가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느껴지는 작품은 대박의 가능성이 있다.

둘째, 웃음코드는 확실히 잡고 간다는 점이다. 김강우와 조여정 소연 뿐 아니라 등장한 여러 배역들이 모두 자기 케릭터만큼은 확실히 잘 표현해내고 있었고 웃음코드가 확실한 부분을 잡고 가다보니 종종 보이는 헛점도 헛점으로 보이기는 커녕 그저 아무생각없이 웃으며 보면 되었다.

1화 스토리 리뷰

1화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두 남여주인공의 간단한 소개로 남주인 김강우가 어떤 인물인지 짐작케 해주는 설정과 여주인 조여정이 어떤 배경에서 자랐는지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고 두번째 포인트는 조여정 집안의 과거와 현재가 부딪히고 있는 설정 부분이고 세번째는 조직을 검거하기위해 업소에 잠입한 김강우가 접선책의 암호인 "이런 감정 처음이야"를 동생의 실수를 책임지기 위해 임시로 어우동 역할을 할 뿐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조여정에게 속삭이게 되면서 일은 꼬이게 되고 시청자는 즐겁게 되는 장면이다.

 이런 웃음코드를 복잡하게 볼 필요가 없다. 비록 흔하다지만 내용속에 잘만 녹여내면 언제든 재밌을 수 있는 접선암호 관련 에피소드와 같은 경우는 나름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건 설정이 맛깔 나는 연기와 만나면 재미는 극대화 되니까. 

한마디로 다소 설정상의 문제를 감수하고서라도 재미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 할 수 있는 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즉, 조여정을 투입하는데서 이미 웃음코드만큼은 제대로 만들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여러가지가 다 같이 좋아야 대박은 만들어진다.

애초에 필자가 이런 저런 지적을 할 필요도 없었을지 모르겠다. 전직조폭의 집안에 아직도 전직 어깨 삼촌들이충성을 바치고 있고 얼마전 방영했던 '빅'처럼 '검사'가 자신의 시간을 자유자재로 쓰고 있다. 그냥 이런 어떤 만화책을 보면서 직업의 이름만 갖다 붙여 놓은 느낌은 <해운대 연인들>에서도 변함이 없다는 말이다.

요즘 시청자들은 관대하다. 즉, 어떤 상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설정 정도는 이해해 준다는 말인데 그것도 어느정도지 이곳것곳 마구 남발되어 있으면 눈살이 찌푸려지고 만다.

필자가 주고 싶은 점수는 별다섯개 만점으로

완성도 ★★☆ (완성도는 배제하고 봐야 맘이 편하다)
스토리 ★★★ (스토리 역시 기대하지 말자)
연기력 ★★★☆ (조여정이 드라마를 혼자 살리고 있다)
액션 ★★★ (남자들을 분노케한다)
재미 ★★★★ (웃음을 위해 많은 것을 투자했다.)

이렇게 요약된다 하겠다. 필자의 종합적인 점수는 해운대 연인들이 웃음코드를 적절히 배치하기만 하면 주연 및 조연 배우들이 모두 충분히 살려낼 능력과 의지가 모두 있으므로 중박까진 가능해 보이나 워낙 스토리가 부실하기에 큰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을듯 싶다. 예상 시청율은 9~18% 사이를 벗어나진 못할 것으로 전망해본다.

만일 같은 스토리에 같은 연기자들 투입된다 해도 조금은 더 다듬어졌다면 20% 내외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어떤 변수를 기대하려면 경쟁작이 부실할 가능성이 있을 때인데 다음주면 신의가 방송한다. 이민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인데다가 김종학감독과 송지나 극본의 드라마다. 반사이익은 커녕 상대적으로 시청율을 뺏길 수 있는 상대다. 해운대연인들의 앞날이 그리 밝다고는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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