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의 용준형이 작사한 노래인 <내가 아니야>의 가사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앨범 발매한지 좀 지난 상황에서 이제야 화제가 되는 건 발매 전 마케팅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늦게 접한 분들이 꽤나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가사 내용은 공감가는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젊음 남여의 연애담을 다룬 가사 내용을 보고 용준형과 구하라의 실제 연애담을 가사에 담은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되고 있지만 뭐 그럴수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직접 밝히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겠조.

이런 노래를 들으면 바로 확 하고 떠오르는 곡이 여러곡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기억나는 건 바로 솔리드의 대표곡 중 하나면서 국민애창곡 중에서도 늘 수위에서 밀려나지 않고 있는 '천생연분', 다른 한곡은 두해전쯤에 아이유가 임슬옹과 같이 불러 본격적으로 아이유의 이름을 대중에 강하게 각인시킨 곡인 '잔소리' 입니다.

 솔리드의 천생연분은 여친몰래 소개팅을 갔다가 만난 여자가 여친이라는걸 알게되었을 때의 심정을 노래했습니다. 그러니까 반전은 그 여친도 자기 몰래 소개팅에 나간건데 하필 둘이 그렇게 만나게 되는걸 보면 '천생연분'이란 것이조. 안그래도 인기 많은 솔리드가 이 곡을 정점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었습니다.

아이유는 데뷔곡의 반응이 좋지 않았고 이후 활동에 대한 반응 역시도 뜨뜨미지근 했었습니다. 그런데 활동방향을 게임채널, 라디오, OST등 다양한 분야로까지 넓혀가며 찬찬히 준비해 나가다 바로 이곡 '잔소리'로 본격적으로 대박행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게 됩니다. 내용을 잠시 보겠습니다.

"늦게 다니지 좀 마 술은 멀리 좀 해봐 열 살짜리 애처럼 말을 안듣니"
"(슬옹) 정말 웃음만 나와. 누가 누굴 보로 아이라 하는지 정말 웃음만 나와"
"싫은 얘기 하게 되는 내 맘을 몰라. 좋은 얘기만 나누고 싶은 내맘을 몰라"

가사 내용이 정말 팍팍 와닿조. 가사란 이렇게 지어야 한다는걸 보여주는 듯이 잘 지은 가사였습니다.

 

보조가 아니주 주역이다.

 용준형의 '내가 아니야' 는 두준과 함께 밥을 먹었을 뿐 여자와 함께 시간을 보낸게 아니며 어젯밤 본 사람은 내가 아니니 오해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여친에게 보내는 내용입니다. 흔한듯 하면서도 감각적인 멜로디에 감각적인 가사가 덧붙여지니 비스트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쇼크나 픽션처럼 실험성 강하고 완성도까지 높은 그런 곡의 스타일과 '뷰티풀'에 이은 이번 '내가 아니야'와 같은 곡 스타일의 투트랙으로 나가는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뜨자 마자 일어나 친구 만나서 얘기좀 했어. 그리고 나서 자주 가던 곳에서 밥 좀 먹고 나왔어. 여자말고 둘이 두준이랑 둘이"
"홍대클럽엔 난 간적도 없어. 그러니까 어젯밤 니가 잘 못 본거야"
"나 원래 거짓말 못해 너도 잘 알잖아. 핸드폰은 집에 두고 갔어"

픽션 이후 비스트에는 뚜렷한 변화가 있는데요. 그건 바로 역할 분담이 전보다 훨씬 더 세련되게 안착되어서 현재 갓 데뷔하고 있는 신인들이 본받을 만 하고 기존의 인기 그룹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슈주나 2PM은 비스트 멤버들처럼 확연한 구분이라는 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하조. 그 기준은 용준형이 제공합니다. 다른 그룹의 랩은 노래의 여러 양념중에 하나정도인데 반해 용준형의 랩은 항상 노래의 중심언저리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두준과 이기광이 개성있는 목소리로 맛을 내고 스포트라이트는 양요섭이 맡습니다. 그런데 이부분에 약간 변화가 감지됩니다. 아니 변화라기 보다는 이번 곡이 유독 '현승'의 목소리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습니다. 비스트가 톱랭크가 되기전 재활용이라는 오명을 듣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게 현승이었다면 이제 잘되고 나서 보니 현승의 부각이 비스트의 부상과 일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현승의 춤과 개성있는 보컬이 점점 빛을 내고 있습니다. '내가 아니야'라는 곡에서 현승 파트가 곡의 분위기도 좌우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랄까요.

요즘 '쇼미더머니'라는 힙합판 '나는 가수다'격의 엠넷프로가 인기인데 실력있는 랩퍼가 어떤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용준형은 대중성이 높은 곡을 부르다 보니 이런 실력파 랩퍼들과 비교하기는 에매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누구보다 노래에 온전히 스며들고 개성까지 놓치지 않는 랩파트를 만들어 낼 줄 안다는 점 만큼은 국내 보이그룹 뿐 아니라 전체 랩퍼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의 갈길 제시하는 비스트

양요섭은 케주얼하게 입고 춤을 강조하고 현승은 메인보컬 이상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보면서 필자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비스트라는 그룹의 성격을 남들이 만들어 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필자가 보이그룹중에서 빅뱅과 더불어 비스트를 가장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SM의 보이그룹들이 와닿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그룹의 개성을 스스로 개척한다는 느낌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헤어 및 패션코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스트와 빅뱅 2NE1은 스타일리스트가 패션코드를 완성은 시켜주겠지만 기본적으로 각자 멤버들의 개성을 바탕으로 곡의 분위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패션코드를 입힙니다. 나열한 그룹들이 가장 그런 경향이 강하죠. 일본의 걸그룹들에게서도 일부 이런 경향이 발견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게 멤버들의 외모에 따라 팬들이 좋아하고 원하는데로 맞추어 나간다는 느낌인데 반해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은 자기가 그런 컨셉을 만들어 나가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용준형이 노래를 만든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점점 비스트의 개성이 남이 아닌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는 느낌을 받고 가사내용마저 마치 직접 연애한 것을 모티브로 만든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공감 100%인 것을 보면 비스트가 가고 있는 길이 현재 활동중인 모든 아이돌 그룹이 가야 하는 궁극적인 방향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전하며 글 마칩니다.

공감이 되시면 추천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