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왜 박원순 서울시장을 물어뜯는데 앞장설까?

핵안보정상회의에 박원순 시장이 참석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보수언론들은 들고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단 조선일보가 먼저 가볍게 잽을 날리고 있다. 그런데 16일 다음 주요뉴스에서 관련 뉴스가 있었고 실시간 검색 상위권에 있었음에도 그 기사는 얼마 가지 못해서 내려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17일 새벽3시 현재 송고시간은 달라졌으나 다시 같은 주장을 담은 기사가 발행된 것을 보니  이 기사 하나에 조선일보와 같은 국내 1위 언론사가 얼마나 신경써왔는지 눈에 선하게 보인다 하겠다.

그럼 기사를 통해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 것일까. 대개 공격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총체적으로 드러내놓고 모든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식의 접근이고 두번째는 작고 큰 생채기를 곳곳에 내서 결국은 치명타는 날리지 않았지만 그렇게 된 것처럼 이슈가 되게 유도해 내는 간접우회방식이 있다. 이번 박시장을 공격하는 기사의 톤은 핵안보정상회의에 조차 참석하지 않는 박시장에게 과연 서울시민을 위한 정책의지가 있느냐며 따져 묻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 대목에서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핵안보정상회의와 서울시장이 그리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단 말인가? 한국의 수도 서울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막연한 관계는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런 느슨한 연관관계에 무슨 서울시 홍보를 운운하는지 참 활당하기까지 하다. 이번 경우를 보면서 나는 G20정상회의로 인해 국격이 크게 올라가고 그로인해 엄청난 경제적 부가 효과가 직 간접적으로 발생할 것인양 난리를 치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지하철이니 버스정류장등 작은 동네에까지 홍보 포스터가 안보이는데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홍보비를 쏟아부은 G20정상회의는 분명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는 하겠으나 마치 정부의 홍보만 들어 보면 실제보다 수배는 뻥튀기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늘날 G20으로 인해 얻는 보이지 않는 국격상승이 광고한 그대로일까에 고개를 끄떡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필자가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는 않으나 일반적인 견해를 곁들이자면 두가지 측면에서 바라 볼 수 있다. 한가지는 핵이란 막연한 대상이 아니라 실체화되어 있는 위험이기때문에 핵안보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낸 가장 화려한 에너지원의 빛과 그 반대편에 서 있는 무기로서의 어두운 그림자가 공존하기에 핵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어짜피 핵이란 원자력 발전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고 인류의 재앙이 될 수 있는 방사능 문제 역시 이웃나라 일본에서 그 위험성의 일부가 실제로 드러난 마당이니 핵에 대한 여러 기득권을 가진 나라들의 모임 자체를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한가지 핵안보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나 접근방식이 차이에 대해서는 조금씩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만일 조선일보의 보도대로 박원순 시장이 이 회의에 대해 정치적 배경을 원인으로 참석거부를 선언했다고 하더라도 하등 이상할게 없다.

왜냐면 일단 내세운 이유로 알려진 G20때 오세훈 전 시장이 기자단에 브리핑을 했으나 별효과가 없었다는 해명에서 이미 박시장의 참석거부는 당연시 해도 될 정도라 할 수 있다. 생각해보라. 핵안보정상회의가 G20회의보다 훨씬 비중있는 행사인가? 뭐 그리 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정도 상식은 있는 한국 국민들이니까. 나는 오히려 청와대와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외국기자가 많이 오니 박시장이 미디어센터에 와서 서울시를 홍보할 기회를 드리겠다"라고 제안한 것 자체가 어떤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다시 말해서 박원순 시장의 견해는 이미 대부분 드러나 있고 결국은 G20때고 그리 효과가 없던 홍보가 핵안보정상회의라고해서 갑자기 더 잘 되리라는 법은 없으며 박시장의 성향상 참석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아는 준비기획단이 굳이 박시장을 초대하고 초대를 거절 받았다 해서 이를 언론사들이 보도 하는 식은 너무나 눈에 보이는 행위가 아닌가.

나는 가끔 의심이 들때가 있다. 과거에는 뛰어난 머리로 직간접 공격을 병행하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였는데 요즘에는 그냥 하고픈말을 어떤 이슈에 끼워넣고 실은 그안에 전략이 있다기보다 그저 보이는 기사내용 그대로 믿고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만일 내생각대로라면 조선일보의 미래가 어둡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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