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쌍용차사태로 본 기업윤리와 사회정의

쌍용차 사태는 왜 일어났을까. 과거 무쏘로 잘나가던 그 회사가 왜 위기에 처하고 대량해고 사태로까지 번지게 되었을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드라마 '초한지'에서는 이 쌍용차사태나 한진중공업 사태와 흡사한 에피소드가 메인스토리 내에 배치되어 있다. 즉, 주인공 '유방'은 대기업 사원으로 입사했다가 적자로 허덕이는 제약회사를 구조조정해야 하는 담당자의 입장에 처한 것이다. 유방은 말한다.

"퇴직금과 월급3개월치라도 받고 정리 해고 되는게 그나마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하고 폐업되는 것보다는 나으니 협력 달라"

그러자 오광 공장장은 경영인이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듯이 경영하는 사람들이 높은 연봉을 받는 이유가 그것 때문"

틀린 말이 아니다. 어떤 기업의 경영인이 리더쉽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면서 일반인의 수백배 연봉을 받는다 해서 나무랄 사람은 없다. 안철수만 해도 수천억에 이르는 주식평가 재산이 있지만 안철수의 도덕성을 따지는 사람은 없는 것도 회사를 일궈낸 그 공로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수년래 미국 월스트리트 파업사태나 그리스 위기를 보면 경영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회사는 엄청난 타격을 입어 휘청대는데 임원들은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경우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요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도 비슷학 맥락에서 바라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주요 대기업들의 창업자들과 그 자손들은 대대손손 영화속에서 살아 갈 수 있지만 그들이 공로 이상의 것을 취한다면 경제민주화에 반하는 짓이다. 대기업들은 때로 과거 정권이 원하는데로 회사를 쪼개고 나눠지는 억울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특혜속에서 성장한 경우가 더 많으므로 과거 정권에서 불가피하게 순환출자구조가 형성되었다고 하는 변명은 집어치워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1%도 안되는 지분으로 5~10개 사이의 회사가 순환 출자로 그 큰 대기업을 쥐락펴락 하는 것은 경제민주화에 크게 반하는 일이며 반드시 바로잡혀야 할 일이다.

아무튼 다시 쌍용차 사태로 돌아가보자.

필자의 견해로는 쌍용자동차의 위기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병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직접적 원인이라기 보다 간접적 원인인데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여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 낼 수록 해 쌍용차는 점차 고립되어갔다.

쉽게 말해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말이다. 결국 회사는 신제품을 내놓고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경쟁력를 확보해야 한다. 이런 전략을 진두 지휘하여 성공시킨 경영자는 일반 사원에 비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 스티브잡스가 애플을 세우고 쫒겨났다가 다시 돌아올 무렵의 애플은 완전 망하기 일보직전이었는데 돌아온 그가 아이팟으로 부터 시작된 제2의 신화를 세우면서 엄청난 부를 얻는것을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듯이 말이다.

한진중공업 사태도 마찬가지다.

 육상건조 신공법을 개발하는 것과 같이 인건비 외의 기술개발로 모두가 살아 남는 방법을 취해야 옳은 일이지 인건비 이유를 내세워 수빅으로만 일거리를 몰아주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모두가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던 드라마 '초한지'에서 획기적인 혈당측정기를 개발해 낸 일은 그냥 단순히 드라마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기술력과 경제규모는 이미 충분히 창의성이 성공으로 이어지거나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아이디어가 있어도 상품으로 만들어 낼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어려운 나라가 아니라는 말이다. (미국처럼 엔젤투자가 더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쌍용차 정리해고자의 일부가 사망하고 병으로 위독하다는 뉴스가 근래 부쩍 많이 들려온다.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다. 과거 파업당시 회사를 살릴 생각을 해야지 불법파업이나 하느냐며 나무라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필자 또한 잘 모를때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글을 쓸 때나 지인과의 대화시에도 조금 더 알고 말할껄 하는 생각을 하며 후회할때도 있다. (당시 불법파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진적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쌍용차사태와 한진중공업 사태를 다시 재조명하고 바로 잡아야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현 세대 뿐만 아니라 후세대에도 억울한 노동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 아닌가. 남의 일이라고 눈감고 외면해서는 점차 양극화 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고 남의 억울함이 아닌 나의 억울함이 생겼을때 돌아봐 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 외면하는데만 익숙해지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내게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현재 목격하고 있다.

'선성장후분배'를 수십년간 외치며 대기업을 키워냈건만 그들은 더욱 누리려고 불법 혹은 편접으로 부를 대물림 하려 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우리가 눈을 감고 외면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것을 이제라도 인정하고 깨어나 일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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