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마지역 사람이 살펴본 거마대학생 다단계 피해사태

거마는 서울시 송파구의 거여·마천동 지역을 의미합니다. 필자가 이곳에 살며 어릴때부터 어르신들께 들어온 이야기를 정리하여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과거의 거마지역은 못먹고 살기 힘들던 시대에 인생의 쓴맛을 본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동네입니다. 그래서 시내에서도 발전 속도가 상당히 느린 축에 속한 마을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성남하고 비슷합니다.

세월이 많이 지나 21세기에 접어들 무렵부터 송파구가 강남·서초구의 연장선으로 인정되고 굳어지더니 급기야는 가장 변두리 지역인 거여·마천까지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송파신도시라 부르는 사업이 있었고(위례신도시) 거여 마천은 남한산성을 뒤로 두고 있는 지형적인 이점과 거마 신도시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정말 많은 급격한 변화가 찾아옵니다. 한마디로 부동산 시장의 최고 정점에 이르던 시기가 임박하자 그동안 손이 덜 갔던 최후의 지역까지 큰 관심을 받고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지역주민들에게도 급격한 변화가 찾아오게 되었떤 것입니다.

실제로 거마지역의 원주민 이탈은 십여년전부터 가속화되었고, 체감적으로는 한 1/3정도 남은것 같습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변화해가는 정상적인 변화가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깁니다. 가장 외면받던 지역이 가장 촉망받는 지역으로 떠오르는 와중에 거마대학생은 찾아왔습니다.

필자가 어릴때만해도 거마대학생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이런 단어가 생기기전에도 거마지역에 다단계 업체가 꽤나 되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었던 기억은 없으니 아마도 문제가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십여년전부터는 새벽에 길을 나서면 어김없이 정장입은 풋풋한 나이의 젊은이들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막연히 지인들과 이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젊은이들이 수십명씩 몰려 다니는 모습을 다수의 목격지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곳저곳 합치면 1~2천명 사이는 되지 않겠느냐는  하는 추측을 해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뉴스에서 보게된 그들의 숫자는 수백명선이 아닌 오천명이라더군요.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조자 정확한 규모를 예상하기 힘들정도이니 얼마나 교묘하게 운영되어 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거마대학생들의 희망

 

 근래에 거마대학생 관련 고발프로가 몇차례 방송되면 갑자기 안보이기 시작합니다. 지금도 새벽이면 종종 보고는 하지만 그것은 이동을 위한 모습이고, 예전에는 지하철5호선 마천역·거여역 근방에 모이거나 마천역 인근의 마천초등학교, 혹은 잘 조성되어 있는 공원 에서 무언가 열심히 수첩에 메모하고 항상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시사프로를 시청하며 처음으로 그들이 하던 메모가 어떤 의미인줄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런 정도의 통화 및 영업 대응방법, 그리고 고객관리를 하는 정성이라면 차라리 정상적인 사업의 영업을 해도 성공하겠구나" 라는 생각 말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 그만큼 치열하게 사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그러한 각오라면 다단계가 아닌 일반사회에서 충분히 잘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고발프로는 필자가 궁금해 하던것 하나를 더 알려주었습니다.

다단계에 입문하는 사람들 중 가장 혹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돈벌이에 관한 것일텐데, 최상위 직급에 오른 사람이 180만원이 1년수입이고, 그 비율은 0.5%라고 하는 방송내용은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동안 제게도 왔었던 안내자료나 영업멘트를 들었을때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고 노후대비를 위한 자기투자라는 식의 말을 듣게 되었지 실제로 얼만큼 버는지를 증명할 공신력 있는 자료를 본적이 없습니다.  나머지 99.5%의 다단계를 하는 사람들은 수입은 커녕 생활비도 되지 않기에 적자인생을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애초에 다단계는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음을 기억하는게 좋습니다.

필자가 거마대학생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습니다. 앞서 조금 이야기한 바처럼...

"당신들이 그 땀과 노력이면 다른 분에어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더이상의 미련을 두지 않고 바른길로 들어서길 바랍니다" 라구요.

마찬가지로 이번 울산지역 피해자들에게 하고픈 말도 같습니다.

정도를 벗어나 손쉽게 벌려 하는 돈은 내밀어진 당근에 물려 가는 순간 채찍이 따라 오게 되므로 함부로 유혹의 손길을 마주잡으면 안 됩니다. 다단계 업체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거의 항상 최종적인 형태로 비싼돈들여 물건을 사고 그 비싼 물건을 되팔 방법이 없으면 빚이 빚을 만들어가며 결국 자신과 같은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우리사회가 더이상 불법다단계 업체에 피해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전하며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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