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무한도전 멤버들은 정말 서로 친할까라는 궁금함에 대해

 

 무한도전 멤버 박명수, 정형돈, 하하가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블로거의 입장에서 무한도전은 참 의미깊은 방송프로그램이기도 한데요. 그저 한시간짜리 리얼버라이어티 일뿐이고, 아무생각 없이 보고 웃으면 그만일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리뷰를 작성하고자 할때 포인트를 잡기 에매하다는 면이 있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박명수가 던지는 개그가 때로 무리수가 아닌가 싶을 때도 있지만 치열한 개그본능을 위한 고민이 깊게 배여 있다는 것은 이제 무도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며, 정형돈과 하하가 유재석을 얼마나 좋아 하고 따르는지도 그들 스스로가 유느님이라 부르면서 말하기 전에도 이미 무도팬이라면 느끼고 있는 내용입니다.

전 정형돈과 하하가 부럽습니다.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서 있는 길의 한가운데에서 자기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다 바친다 해도 과연 자기가 한것만큼 돌아올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더 나아가야할지 아니면 되돌아가야 할지 고민하지만, 무도 멤버들은 유재석이라는 훌륭한 선장을 따라 가진 모든 것을 불태워 자기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나아가기만 하면 되니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라디오스타 마지막에 박명수, 정형돈, 하하가 받은 질문은 자신에게 무한도전은 어떤 의미인가였는데, 하하는 "무한도전은 팽이다" "무한도전은 샌드백이다" 라고 말합니다. 팽이라는 말은 설혹 비판이라 할지라도 그런 비판을 해주는 관심자체가 무한도전을 계속 돌아가게 해주는 힘이 되어 주었다는 뜻이었고, 샌드백이라는 말은 툭툭 치면서도 결국은 마지막에 안게 되는...그런 존재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본래 이러한 비유는 범용적으로 보면 다른 많은 분야에도 얼추 적용해 볼 수 있는 좋은 말이지만, 약간은 다르게 해석해 보면 앞서 제가 표현한 맞게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없을 때라는 조건이 붙게 됩니다.

그 조건에 대한 정답중에 하나는 예능에서는 케릭터를 꼽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예능에서는 케릭터가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무도멤버만큼 절실히 아주 절실히 깨닫고 있는 예능인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돌이켜보면 무도의 그 많은 에피소드들 하나하나가 모두 케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고, 유재석 뿐만 아니라 무도 멤버 전부가 서로의 케릭터를 위해 치열하게 고심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블로거의 입장에서 보면 연예분야에 대해 오래 다루다보니 기억이 남는 일이 많은데, 정형돈의 케릭터가 불과 수년전만해도 많은 안티의 공격대상이었지만 이제는 미친존재감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지 안티는 많이 수그러 들었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길'로 안티의 공격방향이 옮겨간 측면도 일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7년간의 긴 케릭터 물밑 작업이 이제야 완성되어가고 있다는 점이 바로 케릭터의 진정한 힘이라는 것을 그들이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는 것에서 전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하는 라디오스타에서 정형돈의 최고 정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그들 스스로도 이제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 부쩍 무한도전 멤버들이 정말 서로간에 친할까 라는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실제 라디오스타에서도 그러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원인을 생각해 보면 2010~2011년 사이에 무도의 에피소드 중에 그러한 궁금함이 생기게 되는 상황이 종종 있어 왔습니다. 예를 들면 프로레슬링 특집에서 서로를 위하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단순히 장기간 맞춘 호흡 이상의 정이 느껴졌고, 그로 인해 다른 에피소드가 진행될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그런 점을 의식하고 보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요.

전 무도멤버들의 친함은 아마 직업인으로서의 친한 동료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형제와 같아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형제도 각각의 방식으로 서로를 대하는데 무도 멤버 역시 비슷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주제를 쫒아 10명 한 모임을 만들어도 다시 그중에서 각각 두세명씩 서로 다른 그룹을 만들어 친밀함을 유지하듯이 하하, 노홍철, 정형돈의 비슷한 나이 또래의 스스럼 없는 친함이 있고, 박명수나 정준하 처럼 개별적인 관계로서는 제한적이지만 동료이상의 형동생하는 친함은 일반적인 사회적 관계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끈끈함이 있습니다.  전 이것을 치열한 세월의 보너스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대개 또래가 아닌 나이차이가 주는 느슨하지만 쉽게 허물기 어려운 벽은 성격을 형성하는 어린시절, 어떤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랐는지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또한 그런 차이가 있는 시절을 얼마나 오래 보내었는가로 풀이해 볼 수 있다면, 무도 멤버들의 많게는 10년정도의 나이차이가 주는 작은 벽도 결국 세월이 만든 것이니만큼 세월만이 얇지만 질기게 버티고 있는 벽을 부드럽게 녹여낼 수 있고, 그런 과정을 7년간의 호흡으로 이겨내고 동료이상의 끈끈함으로 형제와 같이 되었으니 시청자들 역시 그러한 변화를 느끼게 되면서 정말 친한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확인해보려는듯 궁금해 하는 이유는 바로 사회속에서의 만남이 무도멤버들처럼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사람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박명수는 수년전부터 1인자를 노리는 1.5인자로 케릭터가 굳혀졌는데, 이런 개인적 욕심은 웃음코드로도 이어졌지만 또 여기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점이 이러한 치열한 개그맨으로서의 욕심은 유재석과 박명수의 아주 큰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유재석은 앞서 말한바와 같이 그가 제시하는 길을 쫒아가면 되지만 박명수는 무도멤버들 외에 타 프로에서 유재석과 같은 우군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습니다. 유재석의 진정한 힘은 게스트를 배려한다던지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프로를 함께 만들어가는 유재석라인이라고 한다면 박명수는 어느 프로에서든 그 자신의 케릭터의 힘을 발휘하게 하는 코드 자체가 라인형성에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도멤버들은 박명수의 그러한 독자적인 코드마저 함께 해줄 수 있을 만큼의 호호흡을 완성해 내고야 말았습니다.

유재석은 한결같지만 무도에 한정해서 본다면 박명수와 타 멤버들간에 얼핏얼핏 보이던 작은 틈바구니가 작년에 이어 올해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제 오해일수도 있겠지만 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든 미미하지만 존재하는게 아닌가 생각해왔는데 그것이 거의 사라진 시점이 올해라고 보는 것입니다. 게다가 정형돈의 케릭터가 살고 하하가 다시 자리를 잡는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필자는 방송대상을 받은 2007년보다 무한도전의 진정한 전성기는 2011년이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필자가 무한도전의 완성이 방송대상이라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시기를 수년을 더 보내고 나서야 이제야 이루어 졌다고 보는 이유는 과거 무도 초기에 보였던 초심에 어울리는 개그를 원하던 원년팬들이 왜 자꾸 해를 거듭할 수록 본래의 매력은 줄고 장기프로젝트에만 매달리고 있느냐고 투덜대곤 했던 그 불만조차 이젠 거의 찾아 볼 수 없게 될 정도로 온전해진 것이 2011년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다 겪고 온전히 완성되어진 무도는 멤버들간의 친함에 있어 보이지 않는 큰 벽이 있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기에 지금의 무도멤버들간의 친함에 대한 의문은 이제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추) 완성된 무도의 대표적 에피소드로 장기프로젝트인 조정,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에서 기획의 완성도가 얼마나 대중에 어필할 수 있는지 엿볼수 있었다면, 무도멤버들이 제각각 뛰어난 맛을 내다가도 환상호흡으로 시너지를 대폭발시킨 비빔밥 같은 '짝궁특집' 및 '무한상사'편에서 느낄 수 있는 웃음과 감동의 코드가 다르니 장기프로로서 갖추어야할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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