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vs 나경원 TV토론, 100억의 차이가 후보의 차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시행의 정책적 의견차이가 이렇게까지 많은 사회적 혼란을 유발시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진보냐 보수냐르 떠나 그냥 한국 그리고 서울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입장에서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서울시민이 정책하나를 반대하는데 동참하기 위해 투표를 하러 투표장까지 간다는건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선거가 있기 한참 전에는 한 5%나 투표에 참여할까 의문이 들었다면 막상 투표시기가 다가오자 시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한나라당이 홍보에 앞장선 덕분인지 이십프로가 넘어 필자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은 수백억에 이르는 선거 비용을 두번이나 사용하게 되는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나경원 후보의 선거전략

나경원 후보의 선거전략을 방어적 관점에서 풀어보도록 해보자. 일단 방어전략 이라함은 오 전 시장이 퍼질러놓은 각종 정책을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을 말함인데 나경원 후보는 정책적 연속성을 존중하고 가장 문제가 되는 일부 부분만 도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분은 도려내고 대부분의 정책적 방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는 전략을 취함으로서 한나라당 지지자들과 중도성향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예컨데 과거 이명박과 오세훈 전 시장 두사람이 시장으로 있던 시기동안 줄기차게 추진해온 뉴타운 사업을 보자. 애초부터 심각한 문제가 있던 이 사업은 초기 부동산이 수십년간의 장기상승기의 마지막 불꽃을 피어 올릴 2006년 이전에나 어느정도 찬성여론이 조금 더 우세했을뿐 뉴타운을 가장 먼저 시행했던 지역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사회가 붕괴된다고 말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었고 어느새 반대 여론이 훨씬 우세한 상황으로 진전된지 오래임에도 오세훈 시장은 전혀 흔들림 없이 추진하려 하였고 그런 강행의지에도 불구하고 결국 서울시 전역에서 뉴타운은 각종 문제들만 확산시키고 있다. 나 후보는 장기간 뉴타운으로 묶여 있지만 전혀 진행되지 않는 부분 40%를 지정해제하고 나머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경우는 직접적인 개입을 통해서라도 진척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자는 새로운 시장이 되려 하면서도 시민 우선적인 선택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싶다. 쉽게 말해 해제할건 해제하고 하고 있는건 빨리 좀 하자라는 식인데 여기에 아예 지정해제에 대한 비율을 확대하여 가능한한 모두 해제하는 방식을 건의하고 싶다.

한나라당의 근래 가장 문제점을 꼽자면 한라나당의 지지자들조차도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강온전략에 흔들림이 있다는. 풀어서 이야기 하자면 강한 액션을 취할 때 이전보다는 약하고, 유화적인 전략을 취할 때 역시 이전보다 약하여 전략적 움직임에 강한 한나라당의 면모가 조금 퇴색한 느낌이다.

나 후보는 같은 한나라당에 속해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처럼 아예 독자적인 움짐임을 보이는 케이스와는 달리 당내 여론을 최대한 그대로 반영하고자 하는 경향이 짙은데, 요즘처럼 오 전 시장의 실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는 차라리 김문수 지사의 방식이 더 현명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해본다. 즉 안좋게 말하면 팔랑귀지만 좋게 말하면 여론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소신마저 움직여주는 스타일 말이다.

 

 

양화대교 문제도 비슷한 맥락에처 판단해 볼 수 있다. 300억을 들여놓고 취소하는건 말이 안된다는 의견과 100억이라도 더 투입하는게 더 말이 안된다는 박원순후보의 입장 차이가 바로 두 후보의 결정적 차이라 할 수 있다.

 

박원순 후보의 선거전략

박후보는 기존 정치인들과의 차별화를 메인 선거전략으로 삼고 있다. 말로만 차별화가 아닌 실제 정책적 방향성의 차이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예컨데 TV토론을 할 때도 일자리 만들기와 같은 시민의 생활에 아주 밀접한 부분들에 대해 조금은 구체적인 부분까지 일부 언급을 하면서 사람 중심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식이다. 필자의 판단은 이 부분이 양화대교 100억의 차이를 불러온다고 생각한다. 즉, 관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기존의 사고로는 2/3 가 이미 집행됐으니 아깝지만 어절 수 없이 완공은 해야 하겠는데, 이런 부분을 뻔히 알면서도 박후보측에서 괜히 꼬투리 잡는것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민 중심의 사고를 가지고 정책적 판단에 임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안써도 되는 100억을 더 쓰는것은 엄청난 낭비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누가 서울시장이 될지는 모르지만 제발 과거의 방식이 아닌 실질적으로 시민이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기 적합한 후보가 선출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또 한가지, 다시는 임기 얼마 남겨놓지 않고 시장직을 걸 정도의 책임성 없는 인사가 서울시장이 되는 일 자체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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