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편곡이 필요할때와 하지 말아야할때의 구분이 필요하다

 

나는가수다를 보면 가끔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아직 음악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거나 서툰 신인에게서나 발견할 수 있는 편곡의 실수를 종종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나가수 출연가수들이 어떤 편곡의 실수를 하고 있다는 것인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이번 나가수에서는 새로 3명의 출연자가 등장했는데요. 아시다 시피 인순이와 바이브의 윤민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비킴입니다. 이중 윤민수는 스스로 자신의 이름이나 얼굴보다는 노래 '그남자 그여자' & '술이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대표곡을 부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지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 이것이 조금은 무리한 편곡의 원인이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차라리 원곡에 가깝게 불렀다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편곡이 만능은 아니다.

불후의명곡2에서 '전설을 노래하다' 라는 주제로 심수봉이나 신승훈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거나 나가수에서 타 가수들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는것은 원곡자의 느낌에 자신이 뭍히는 것을 방지하고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서 등...여러 목적에 의해 이뤄질 것입니다. 그런데 굳이 하지 않아도 되거나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할 편곡을 굳이 해서 '무리수'라는 이야기를 자초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를 일입니다.

명예졸업한 김범수와 박정현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음에도 모두 성공적이라고 평가를 받는 것은 정통 싱어로서의 능력이 출중한 까닭도 있겠지만 훌륭한 보컬을 오버하지 않고 가장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방법을 가수들이 잘 알고 편곡에 반영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범수가 부른 곡들을 떠올려 보면 '사랑으로' '희나라' '홀로된다는것' '님과함께' 등이 있습니다. 몇몇곡에서는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파격적인 춤도 추며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퍼포먼스도 준비하였지만 기본적으로 보컬의 영역을 자신이 꽉 잡고 있었기에 이러한 퍼포먼스는 충분히 블러스요인이지 노래마저 갈아먹는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김범수아 박정현처럼 올라운드플레이어가 아니라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노래하는게 좋습니다. 대표적인게 YB였지요. 어떤 곡을 불러도 원곡의 느낌을 살리거나 아니면 록에 기초한 편곡으로 자신들의 노래인것처럼 흡수해 노래 했습니다. 나중에 시청자들은 미션곡을 윤도현이 어떻게 록으로 바꿔 부를까를 궁금해 하였지요.

그런데 요즘 음악관련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편곡이라는 것을 마치 전반부는 조용히 부르다가 후반부에 파격을 선보이는 장치 쯤으로 이해 하고 있는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건 소화하지도 못할 기교를 부르다가 분위기를 망치고 또다시 '무리수'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는 경우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럼 '편곡을 하란 이야기냐,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냐' 라는 물음표를 던지는 분도 있겠지만 편곡이라는건 양날의검으로써 잘하면 좋은인상을 주겠지만 조금만 잘못해도 안하느니만 못하게 됩니다. 김범수가 파격변신을 몇차례 하였지만 그 때마다 엄청난 심적부담에 힘들었다라는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하여 무대에 임했었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본기를 벗어난 기교를 조심하자.

편곡의 긍정적인 최대 효과는 자기색의 표현일 것입니다. 아무생각 없이 곡을 받아서만 부르는 경우와 편곡을 직접하거나 혹은 편곡자와 의견을 나누며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과는 천지차이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기색을 무대퍼포먼스나 기교로만 이해하는 경우가 보여 안가까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기교를 보여 오히려 진정성이 떨어지게 느껴지게 하는 것일까요. 바비킴과 같이 애초부터 독특한 창법을 가진 경우라면 이야기는 다릅니다만 과거에는 하지 않았던 모습을 무대에서 보이는 경우는 도데체 무엇일까요.

 

저는 나가수 출연 가수들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게 최선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편곡의 방향이 자신의 튼튼한 기본기의 중심을 훼손할 정도라면 안하는게 나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교 역시 마찬가집니다. 노래 실력을 기교로 판단하는 관중이 얼마나 있겠느냐 싶지만 그에 혹하는 경우가 아예 없는건 아닌 모양입니다. 이번에 윤민수씨가 그 좋은 원곡의 느낌을 충실히 살리지 않고 온갖 기교를 다하는 것을 보고 실망이 컸는데 청중평가단은 2위를 주었으니 말입니다.

전 박정현, 김범수, YB가 아주 확실히 (가요계 선후배 사이와 관계 없이) 나가수 출연 선배로서 보여줄걸 다 보여주고 하차했으니 잘 보고 배웠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장혜진이 미스터(카라)를 부르며 괜히 안먹어도 될 욕을 먹었던걸 뒤늦게 깨닫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쉬운것은 가수들이 정작 자신이 가장 잘하는 장르에 가장 자신있는 노래를 부르게 되었을 때 오히려 청중평가단의 점수가 썩 좋지 않는 다는 점으로, 이는 가수의 노래 자체가 갖는 비중보다 퍼포먼스를 조금더 비중있게 보는 현재의 나가수 청중단의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박정현도 김범수도 자신이 가장 좋아 하는 곡을 부르게 되었던 주에는 자신있는 모습을 보인것과 달리 경연성적은 중위권으로 밀려나고, 오히려 대중적인 곡이 선곡되었을 때 거기에 맞춰 폭발적인 가창력을 드러내면 그 주에는 1~2위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이 편곡과 퍼포먼스, 기교에 조금더 반응해 가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전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이 흥하여 TV에서 좀체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기쁘지만, 그렇다고 프로그램의 방향이 엇나가는데도 가수들이 거기에 맞춰 나가드라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무쪽록 앞으로 출연하는 가수들이 노래 외적인 부분을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하고, 플러스 알파로서 잘 살려내길 바랍니다. 또한 제작진은 본말이 전도되어 기본기를 훼손하는 일이 없게 프로그램의 중심을 잘 잡아 주길 바랍니다.

이글에 공감하시면 추천 눌러주세요! (아래 viewon버튼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