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백, 왕권과 신권의 대립 외에 보여줄게 없는것일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절대왕권을 가진 왕이라는 것은 역사내에서 그리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쯤은 이제 많은 시청자들이 알고 있습니다. 부족국가시대를 거쳐 왕국이 되어도 귀족을 왕이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영화 "황산벌"에서도 보여준바 있고, 드라마 "왕건"을 통해서도...이외 무수한 사극에서 이미 많이 보여주어왔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권과 신권의 대립은 사극내의 무수한 극적 장치 중에서도 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치 중 하나여야 하지 스토리의 중심에 근접해서는 좋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몽의 예

귀족은 드라마에서 기득권으로 표현되어 지고는 합니다. 기득권은 주인공의 영웅적 스토리를 이끌어내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기득권을 타파하고 새로운 이상을 꿈꾸는 영웅의 등장스토리는 애초부터 소재에서부터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비슷해 보이는 갈등요소라 할지라도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는 창업의 과정이 주는 기대치와 수성을 해야 하는 계백이 주는 기대치는 엄연히 다릅니다. 거기에 일부 판타지적 장치를 더하면 주몽과 같은 대박드라마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해신, 선덕여왕의 예

해신과 선덕여왕은 참신함의 예입니다. 그간 드라마 뿐 아니라 그 어디서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백제와 신라를 배경으로한 작품이라는것은 그 자체로 참신함입니다. 게다가 아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약간의 교과서적 배경지식이 있지만 그정도로는 극의 전개를 쉽게 짐작하기 힘듭니다.

거기에 극을 이끌어 나가는 인물들의 구성이 이 참신함을 뒷받침해주면서 완성도는 올라가고 재미는 자연스레 따라붙습니다.

 

오리지날 스토리가 관건

계백은 드러난 이야기 외에 과거의 사극과 겹치는 배역과 스토리는 최대한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스토리 진행에 꼭 필요했다면 극의 중간에 넣었어야 했조. 초반부터 어디선가 본듯한 내용이 들어가선 안되었습니다. 게다가 왕권과 신권의 대립을 처음부터 부각시키고 있다는게 나쁜게 아니라 그것밖에 나온게 없다는게 문제였습니다. 왕을 위협할 정도의 판타지적 성격의 자객집단을 운용할 정도의 상상력의 여유는 있으면서 서동요로 신라공주를 취한 현명한 무왕에게 주어진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좋은점이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영상 자체가 아름답더군요. 아쉬운 부분은 액션의 양이 아닌 질이었고, 스토리의 독창성이었습니다. 선덕여왕과 같은 명품사극을 언제 다시 등장하게 될지...기다려집니다. 

총평: KBS표 주말사극을 MBC미니시리즈식으로 표현한 드라마. 사극은 광개토태왕을 보는 것으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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