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센서스, 30대 미혼자 급증을 약소평가하면 안되는 이유

 

인구센서스 결과 삽십대 열명가운데 세명은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대개는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수준에 한참 못미친다는 말을 하지 않을까? 주위를 둘러봐도 자신이 알고 있는 30대의 반 이상은 미혼인데 30%라는 인구센서스의 조사내용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30대 미혼율, 왜 높을까


두말할 나위 없이 현재 30대라 할 수 있는 1972~1981년 생 사이의 과도기적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게 미혼율이며 이는 동시대의 연령층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일들이 원인이 되고 있다. 

 

MMF, 고통의 시작


오늘날의 30대 들은 1997년 IMF의 영향을 20대에 직격탄으로 맞은 나이대이다. 20대 초중반의 시기의 몇년간의 사회적 불안정은 이후의 수십년을 좌우하는 고통의 고리가 되어 인생을 내내 괴롭히고 만다. 이는 40대초반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는데 IMF경제위기는 곧 기업들의 투자위축으로 이어지고 도산하는 업체가 속출하는 등 나라가 온통 혼란한 지경이었다.

이 시기 즈음하여 결혼적령기라는 단어의 뜻이 조금은 완화되어 버렸다. 대략적으로 남성의 경우 28~31세, 여성은 25~28세 정도를 적령기라 하고 33~35세 정도면 노총각 노처녀 소리가 따라 붙고는 하였는데, 그 시기가 대폭 늘어나 이제는 35세를 두고 노총각이라하지 않는다.

IMF로 인한 경제적 위험은 IMF를 졸업하기까지의 한두해 뿐 아니라 이후 경제회복기까지 포함하여 당시까지 존재하던 대기업의 취업연령제한 등과 맞물려 일부 잘 풀린 경우를 제외하고는 앞선 세대와 뒷선 세대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어 본인의 의지와 노력과는 별개로 사회적 영향이 주는 경쟁력 약화의 희생양이 되었다.


 

부동산 거품, 혼인율을 낮춘다.

한국의 30대는 보릿고개시절을 겪으며 자란 부모세대를 둔 나이대이다.  20대 이하의 젊은이들이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 제아무리 간접적으로 겪어 볼 수 있다 하여도 직접 겪은 부모세대와 생활속에서 부대끼며 간접경험할 수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그것은 곧 머리속으로는 부동산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고 삶의 팍팍함을 이야기 하면서도 인간의 주거에 대한 본능과 더불어 집에 대한 윗세대의 집착을 이어받아 결혼 및 삶의 기준에 집이 갖는 의미가 아직은 강한편인게 오늘날의 30대인 것이다. "집도 없는데, 결혼은 무슨" "직장이 안정되면 해야지"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그 만큼 이리치이고 저리 이치며 산업구조의 변화과정속에 천덕꾸러기가 된 세대의 고개숙인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2002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실시하게 된 뉴타운 정책 이후로 안그래도 꾸준히 지속적인 상승을 보이던 부동산시장에 대거 투기자본이 몰려들게 되면서 부동산안정화대책을 아무리 도입해 보아야 소용 없는 말그대로 광풍이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투기열풍은 지방의 균형발전을 외친 참여정부의 정책마저 좋은 먹이감으로 짚어삼키고 그 위세를 한 없이 뽐내었고 동시대에 한창 대학을 다니거나 사회초년생이었을 30대에게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대부분은 부모세대의 지원이 아닌 경우 자력으로 급등하는 부동산 시세를 따라갈 수는 없었고 4억하던 서울도심의 아파트 시세가 12억이 되었다는 소식은 한해 걸러 반복적으로 들려오니 자포자기 할 수 밖에 없었다.

2005년 이전에 집을 마련한 사람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2005~2006년 사이의 막판 스퍼트때 빚을 내어 부동산을 구입한 일부 신혼부부들의 고통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중이니, 미혼자들은 이를 직접 눈과 귀로 보고 겪으면서 결혼을 미루고 있다.

 

여성들의 고학력화는 근본적 원인이 아니다.

일부기사에서는 여성들의 고학력화가 혼인율 저하의 직격탄으로 이야기 하는 경향을 볼 수 있는데, 어느정도 맞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아닐것이다.

한국의 30대는 경제적인 관점 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 관점에서 보아도 과도기를 겪었던 세대이며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많이 사라졌다. 지금도 여전한 부분이 있지만 그 이전에는 지금은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심각하였으므로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표현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미혼율, 저출산, 대학등록금, 한국의 미래경쟁력

혼인율 저하와 저출산화는 나라의 미래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상당히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인구센서스에서 조사된 30대의 낮은 결혼율에 대한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굳이 결혼을 해야 하나?" 라는 냉소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식을 통해 세대를 잇고자 하는 인간이 본능은 현실의 팍팍함에 그 순위가 밀려나고 이는 곧 저출산과도 연계되고 있다.

최근 사회적관심을 받고 있는 정치권의 반값등록금에 대한 논의는 미혼율-저출산과 긴말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데 "자식을 낳아도 집은 어떻게 마련하고, 대학까지 교육은 어떻게 시카나"라는 말을 흔히 하는 미혼자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들 뿐 아니라 많은 사회적 현상들은 어느것 하나 미혼율에 우호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하다. 정치 사회 경제적 정의로움에 대한 추구는 적든 많든 모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한 합의보다는 조금이라도 내가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몸부림에 가려지고 있다.

필자가 30대 뿐 이나라 많은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은 30대가 가진 과도기적 특성으로 비롯된 미혼율 증가와 저출산 현상등을 단순히 시대적 변화의 한 단면으로만 볼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짊어가야할 책임의 한부분으로 인식하고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반값등록금 현실화로 현재 뿐 아니라 앞으로 대학을 보낼 후세대의 경제적 고통을 줄이고 나아가 사회적 구조적 현상에 대한 해결에 자기 이익을 우선하기보다 모두를 위한 정의에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다.  과거 IMF때 금반지 모아 나라의 경제를 살리고자 했던 그 뜻을 되살려 '정의'가 살아 숨쉬는 그리고 '나만 손해 볼 수 없지'라는 심리를 완화 시킬 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가 우리사회에 가득하길 기원한다. 그러면 결국 미혼율은 줄어들고 출산율 역시 회복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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