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음악이 뜨는데 걸그룹 홍수가 왠말?

비디오 킬 더 래디오스타라는 곡은 참 의미심장한 곡이다. 세대을 초월해 지금에 와서도 음악적 조류를 어느정도 반영하고 있으니...

근 10~20년 사이 미국에서도 뉴키즈온더블록이나 데비깁슨이 히트를 치고, 백스트리트 보이즈 나 브리티스 스피어즈 등 보이그룹과 걸그룹 솔로를 가리지 않고 노래 뿐 아니라 보는 맛을 느끼게 해준 스타가 적잖고 그 계보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보는 음악은 전세계적인 흐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정치 경제 현상들이 사이클이 있듯이 패션이나 음악등도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도 그 중심이 사람이기 때문에 세대의 흐름이 변화해가는 과정속에 사람이 만들고 즐기고 누리는 모든 것의 흐름 역시 바뀌어가기 때문이지 싶다.

근래 듣는 음악 열풍이 촉발된 것은 슈퍼스타K2 에서 위대한탄생으로 이어지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뿐 아니라 쎄시봉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계기로 작용해 듣는 음악에 목이 말라 있는 수요층이 그저 막연하게 존재하는게 아니라 실질소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여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보는음악이 성황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다. 즉, 보는 음악을 소비해주는 층이 이미 두텁게 자리 잡아 내놓는 걸그룹들에 대해 어느정도 적응하는 시간만 거치면 금새 익숙해지면서 그녀들이 보여주는 섹시하거나 귀여운 춤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심취해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전 뉴스기사에 나온바처럼 우리나라의 음악시장규모에 비해 너무나 많은 걸그룹 보이그룹이 데뷔했다. 즉, 그간 포화상태라고 했던 것은 대중적 인지도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실질적인 소비계층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올 상반기 데뷔할 걸그룹이 달샤벳을 시작으로 총 16그룹에 이른다는 보도를 보고 내심 걱정했던 걸그룹대란이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사진 :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브레이브걸스, 멤버가 어떤지는 더욱 더 생소할뿐 ]

 

소녀시대가 건재하다.
소녀시대는 음악의 적극수요층에 가장 확실한 멤버개인별 인지도를 확실히 쌓고 있다. 이보다 강력한 무기는 앞으로 당분간 얻을 수 있는 그룹은 없을것이다. 심지어 같은 SM소속의 샤이니나 슈퍼주니어의 높은 인지도 역시도 소녀시대에는 못미친다 할 수 있다.

2NE1, 브아걸, 씨스타, 씨크릿, 미쓰에이, 에프엑스, 포미닛 등
그간 소녀시대가 인지도를 쌓는 과정을 되돌아 보면 예능 프로 뿐 아니라 각종 프로그램에 번갈아 가면서 출연해 왔음을 알 수 있는데, 소녀시대의 뒤를 잇는 많은 걸그룹 중 나름 이름 좀 얻은 몇몇 그룹 조차 예능프로의 고정은 소수만이 차지 할 수 있었다. 즉, 한정된 예능프로 및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리는 일은 기존 그룹들 사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있을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는 거이다.

 

한류붐, 중국, 인도, 동남아, 유럽, 남미까지...
한류는 시장을 키우고 넓어진 시장은 다시 좁은 한국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직접적인 혜택을 보는것은 국내 톱인 소녀시대정도만이 해외공연시 러브콜을 받으며 억단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뿐 대개는 직접 돌파구를 열어야 하는 과정에 있을 뿐이다. 근래 연예기획사들이 뭉쳐 해외진출을 동반 지원하는 법인을 설립한다는 뉴스가 나온적이 있지만 탄탄한 인프라를 갖춘 헐리우드와 같이 되는 길은 아직 멀었다고 볼 수 있다. 즉, 한류열풍이 직접적인 시장의 파이를 키워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단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촌각을 다루는 아이돌의 세계에서는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한류가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단계에 이르러 혜택을 보는 세대는 2~3년에 데뷔하는 또다른 아이돌일 확율이 높아 보인다.

 

듣는음악의 기준은 엄격하다.
과거 80~90년대 가요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게 한 주인공들은 정말 타고난 재능을 지녀 숨기려고 해도 숨길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위대한탄생의 멘토로 활약중인 신승훈만 보아도 동시대에 그러한 가수를 만날 수 있었다는게 행운이라 할 정도의 멋진 음색과 음악적 역량을 가졌다.

 이 뿐인가 이선희 동물원 故유재하 故김광석, 듀스, 시나위 신해철 이승환 시인과촌장 노이즈 푸른하늘 김동률 패닉(이적,김진표) 봄여름가을겨울 송골매 부활 이승철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역량있는 음악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동안 TV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푸른하늘의 유영석을 보자. 그의 음악적 감성은 당대에 손꼽혀 그의 앨범속에는 명곡아닌 곡이 없다고 할 정도로 뛰어났다. <겨울바다> <사랑 그대로의 사랑><꿈에서 본 거리>를 듣다 보면 듣는 음악이 무엇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헤드폰을 끼고 숨소리 하나까지 들려오는 그런 노래는 댄스음악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고 채울 수 없는 감성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런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고 밖에 표현 할 길이 없다.

 

이문세 변진섭 신승훈
필자가 중고등학생 시절 가장 좋아 했던 가수로 톱3를 꼽자면 이문세, 변진섭, 신승훈이었다.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 가수들이 듣는 음악의 감동을 전해주었지만 신승훈의 데뷔곡 <미소속에 비친 그내>와 <보이지 않는 사랑>을 처음 들었을 때 느낀 그 전율적 충격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나는 요즘 10~20대가 이러한 전율적인 감동을 음악을 통해 느껴보길 바라지만 지난 십여년간 그러한 행운은 찾아오지 않았다.

 

 

박정현, 콘서트 현장
초고속 인터넷이 전국에 깔리고 있을 무렵은 그전까지 팬클럽의 절대다수가 참여하고 있던 4대통신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천리안)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었는데, 그런 시절 데뷔한 박정현의 음악은 신승훈 이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박정현의 <p.s i love you>를 헤드폰을 통해 들으며 너무나 짙은 감동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래서 난 하이텔의 레나박 팬클럽에 가입하고 활동하다 그녀의 콘서트에도 가게 되었다.

많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게 한가지 있다. 바로 듣는 음악을 현장에서 들어 보라는 것이다. 굳이 가요가 아니더라도 음악이 주는 감동은 콘서트 현장이 최고이며, 반주를 틀어 놓고 춤을 추는 것과는 정말 비교자체를 할 수가 없다. 나는 지금도 박정현의 소극장 콘서트에서 느낌 그 진한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참고로 당시 창법은 지금과 아주 약간 달랐는데 CD를 통해 듣는 노래와 어쩌면 그렇게 같고 나아가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신기할 뿐이다)


7080세대 이후의 트랜드,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을 구분한다.
서두에 언급한 요즘은 비디오가수와 오디오가수가 완전히 분리하여 보는 경향이 있다. 즉, 보는음악이 완전히 정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에 7080세대도 다수 가담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보는음악>은 가장 강력한 수요층인 10대부터 현재의 30대 중후반까지도 이미 인정하고 있으므로 <듣는음악>이 부흥한다 하더라도 줄어들 시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이상의 팽창은 당분간 어렵다고 본다. 카라가 일본에서 큰 흥행몰이를 하고 있지만 원체 일본의 아이돌이 귀여움과 어설픔이 주 컨셉이었기 때무에 그들을 능가하는 아이돌인 카라의 흥행몰이는 전혀 이상할게 없지만 또다른 카라가 일본에서 흥행한다는 것은 어렵지 싶다. 카라는 <보는음악>의 대표적인 케이스이므로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또다른 <보는음악>의 걸그룹이 카라만큼의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차별화를 이룬 노래실력까지 겸비해야할 것이고 그러한 걸그룹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듣는음악이 뜨는데 걸그룹 데뷔홍수가 왠말?
아무튼 듣고 보는 음악시장이 확고히 정착한 이상 한류붐을 타고 시장의 파이는 점차 커저나갈 것이지만 시간이 필요한 일이면서 불확실성이 담겨 있는 일이고, 올 상반기 걸그룹 데뷔 홍수라는 기사에 네티즌들이 댓글로 "위기감을 느껴 몰아서 나오는것 아니냐"라는 반응은 어찌 보면 의례 나올 수 있은 반응이며 그리 좋은 성적은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박진영이 손수 재능을 뛰어넘는 노력이 가수로서의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그런 그의 생각이 담긴 JYP를 한국의 대표 기획사 중 한 곳으 만들어 냈지만 그러한 특별케이스보는 타고난 특별한 재능을 가진 대중을 사로 잡을 수 있는 목소리에 비할 수는 없다.

하늘이 내린 재능은 사람마다 각자 다르게 주어진다. 그것이 설사 목소리가 아니어도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여러 갈래의 재능이 있다. 부활의 김태원은 작곡과 연주능력으로, 이승철은 노래로 그러했듯이...

스타가 되기 위해 두드릴 수 있는 문이 넓어진 이상 <보는 음악> <듣는 음악>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세상은 많은 꿈을 가진 이들에게 판타스틱한 일일 것이나, 무턱대고 없는 재능을 외모로 승부하고자 하는 현상은 이제 그 한계이 이르렀다.

나는 스타가 목적인지 음악인이 목적인지 구분하게 된 이시대에 젊은청춘을 낭비하고 있는 꿈많은 어린 소년소녀들이 안타깝다. 냉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음악에의 재능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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