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왜 김정인양은 또 다시 탈락했을까

- 최종 TOP12에 든 두사람은 손진영, 조형우

위대한 탄생을 보면서 몇가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부분이 있다. 열린 마음으로 보아 주어야 하는데 자꾸 자기가 맡은 역할 속의 인재만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멘토제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문득 다섯명의 눈길에서 벗어나는 재능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조형우

위탄의 멘토들은 그에게 조금 더 다양한 색깔을 내라고 주문했다. 돌이켜보면 조형우를 처음 보았을 때의 그는 지금보다 훨씬 평범하게만 보였다. 그런데 그는 위탄 출연 내내 다양한 컬러의 노래를 선보였고 때로는 맞춤형 같기도 하고 때로는 욕심을 낸 선곡으로 보일 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무난하게 소화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즉, 조형우는 자기가 가질 수 있는 컬러의 선택을 선곡을 통해 충분히 변화를 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멘토들은 여전히 너무 밝다고만 지적한다. 여기서 필자는 불편한 생각이 들었는데, 위탄이 이토록 인기몰이를 하게 된 것은 멘토들의 역할도 있지만 참가자들의 노력이 멘토의 리드를 잘 따라 정말 시청자들로서도 기대한 이상의 변화가 짧은 시간에 찾아왔다는 점에서도 찾아 볼 수 있을 터이고, 조형우는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느낌을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대단한 발전을 보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멘토들은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다. 조형우란 사람이 갖는 재능은 그렇게 자신만의 밝음으로 곡을 끌어내 소화하는데서 매력을 찾을 수 있는 것이고, 그 매력 자체가 점점 개선되는게 보인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할 터인데,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가시나무'를 부르는 조형우의 모습속에서 필자는 그가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밝음 속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선곡을 소화해 내는 그것만으로도 이미 조형우의 매력은 충분하고 가시나무새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김정인

필자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탈락자가 김정인양이다. '나 가가든'을 부르는 김정인양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랐고 시청하는 도중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노래에 집중하게 되었다. 혹자는 주위에 노래 잘하는 아이들이 많고 김정인양이 그들보다 크게 나을게 없는데 방송의 수혜로 시선을 받을 뿐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게 다 그런것.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도 대쉬하지 않으면 얻지 못하는 법이니, 김정인양이 위탄에 도전하여 자신의 색깔을 뽐내고 사랑받게 된 것은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이은미는 맑고 고운 목소리를 오히려 인위적인 바이브레이션으로 깍아먹은게 아니냐고 했는데, 필자는 동의할 수 없었다. 김정인양의 노래는 믿기 힘들정도로 '나 가거든'을 아름답게 소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정인양이 갖는 패널티는 어린 나이뿐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100분토론에서 김태원은 "음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을 뽑아야지, 1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을 뽑아선 안됩니다." 라고 했다. 1등을 목적으로 해서 1등이 되면 그 이후에 자신이 뭘 해야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김정인양이 가수가되고 활동하게 되었을 때 다가 올 수 있는 심적 부담을 과연 어린 나이의 그녀가 감당할 수 있을 까 하는 걱정을 멘토들은 하고 있는 것일 테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음악의 재능을 가진이는 언젠가는 그 길을 걸어가게 마련이고, 누군가가 잘 이끌어 준다면 일찍 꽃 피운 재능이 시들지 않고 아름답게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김정인양을 보면 마이클잭슨의 잭슨파이브 시절이 문득 떠오르고 그가 불렀던 '벤'이라는 곡이 귓가에 맴돈다. 음악의 다양성을 너무 성인들의 기준에 맞추지 말고 조금은 여유롭게 봐주어도 되지 않았을까. 그래야 '벤'과 같은 불후의 명곡이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탈락했던 10인의 무대를 보면서 다시금 느낄 수 있는건 재능의 가혹함이다.

멘토5인방은 대개 오디션 없이  주머니속의 송곳처럼 도저히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탁월한 재능과 노력으로 세상에 그 빛을 발하게 된 케이스로 실은 그들이야말로 당대의 끼와 열정을 가진 수 없이 만은 가수들을 제끼고 승자의 위치에 올라선 자들이라 할 수 있다.

위탄의 도전자들중 TOP20에 들었던 이들은 모두 미완의 대기들이지만 그 누구보다 재능과 열정은 뛰어났다. 하지만 멘토들은 그들 사이에서 반은 버리고 반은 끌고 가야 했는데, 결국은 그 어떤 노력보다 그 어떤 열정 보다 타고난 재능에서 가려진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일부는 가진 재능조차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본래 가진 목소리의 매력 자체가 당락을 좌우한 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가혹하지만 재능을 넘어서려는 노력은 가진 재능을 살리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필자가 위탄을 비롯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 중에 하나인데, 백청강의 경우 가진 재능조차 잘못된 창법으로 살리지 못하다가 점차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며 시청자들을 흠뻑 그의 매력속으로 빠지게 만들고 있고, 반면에 부족한 재능보다 열정이 인정받아 선택된 이는 권리세 정도 뿐이다.

네티즌이 권리세의 합격에 화를 내고 이은미를 질타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필자의 경우 권리세에 대해 아무런 감흥이 들지 않아 무어라 평가하기 어렵지만 단 한가지 의미를 둘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재능을 넘어선 치열함과 그 치열함이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게 눈으로 보인게 권리세라는 것이다. 이은미는 그것을 높이 본 것이고...

다시 말하지만, 재능은 가혹하다. 한뼘의 차이도 나지 않는 가창력 차이를 넘어서는 힘이 타고난 음색과 표현력 감성에 달려 있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손에 땀을 쥐고 위탄을 시청하고 탈락한 이들에게 안타까운 감정을 갖는 것은 누군가는 가진 재능을 깨워 드러낼 수 있어 선택받고 누군가는 미처 다 꺼내쓰지 못해 탈락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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