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최종회 리뷰

한때는 무려 50%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시청율까지 보이던 '제빵왕 김탁구'의  마지막 방송이 호평속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처음 이 드라마가 시작되었을 때 드라마 타이틀을 접한 사람들은 '제빵왕' 이라는 수식어로부터 이미 호기심을 강하게 느꼈지만 그 짧은 관심이 바로 시청율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왠지 만화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과 미리 예고되는 성인 주연 연기자들 중 나름 스타캐스팅이 없었다는게 아쉬움으로 작용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조.

하지만 '제빵왕 김탁구'는 대박드라마의 공식처럼 되어버린 아역들의 호연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고정시청자층을 넓혀갔고 이런 시기에 SBS의 경우 '나쁜남자'가 월드컵 중계로 인해 중간 맥이 끊기는 등 외부적으로도 '김탁구'는 여러모로 운도 따라 주었던 드라마 였던듯 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해야할 부분은 SBS의 '나쁜남자' 그리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MBC에서는 '로드넘버원' 에 이어 '장난스런 키스'가 방영되면서 '제빵왕 김탁구'와 지속적인 경쟁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 모든 드라마의 특징이 바로 '특정 연령대의 특정스타에 집중된 드라마라는 것입니다.

 

제작사 입장에서야 이왕이면 똑같은 돈을 들여도 더 나은 효과를 보는 것이 좋으므로 어느정도 흥행을 답보할 수 있는 스타가 필요한 것은 당연할 것이고 특정 연령층에라도 어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올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결국 시청자들은 MBC와 SBS양 쪽을 따돌리고 '제빵왕 김탁구'를 선택합니다. 이러한 결과는 '김탁구'가 스타에 기댄 작품구성과 컨셉을 하지 않고 스토리를 관통하는 삶의 목소리를 담아 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김탁구가 남긴 첫번째, 따뜻하게 바라보기

대표적 케이스가 바로 구마준입니다. 까칠한 아역부터 까칠한 성인연기까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구마준의 매력에 푹 빠지신 여성팬분들도상당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마준이 처음부터 미움과 동시에 사랑을 함께 받아 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구마준은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 팔봉선생이 '인정서'를 취하고자 하는 욕심에 팔봉집을 찾았지만 김탁구와 마주치게 되면서 때로는 질투를 때로는 악행을 저지르는 역할로 먼저 나옵니다. 뒤늦게 제빵을 시작한 탁구가 차츰 진짜 어른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 가운데 구마준은 한실장과 서인숙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괴로움에 빠져 스스로 원하는 인생을 살지 못하고 방황하는 와중에 신유경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조.

제작진은 드라마의 케릭터 한명한명을 모두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 줍니다. 양인목, 양미순을 필두로 하는 팔봉집의 제빵이야기는 자칫 막장코드로 갈 수 있는 이 드라마를 훌륭하게 꾸며주는 역할까지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가족과도 같은 팔봉집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데 성공하였고 작품의 따뜻한 느낌은 바로 팔봉집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내내 한명한명 김탁구에게 감명을 받아 변해가는 등장인물을 보는 것 또한 나름대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탁구가 유별난 설득력 있는 화법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머리 굴려가며 상황극을 만들어 억지 감동을 주는 것도 아닌데 신유경의 아버지나 진구, 심지어 지난회 한승재의 보디가드들까지 김탁구를 만나 달라져 갑니다. 

탁구가 가진 긍정의 힘과 믿음 사랑 그리고 따뜻한 시선과 굳건한 마음가짐이 그 어떤 말로 하는 설득보다 강하게 작용하여 불행의 씨앗을 거두고 행복의 씨앗이 퍼저 나가는 결과를 불러 온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에 구마준이 자신을 옭매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음으러써 스스로 변화시키니 갈등은 해소되고 구마준은 행복을 찾아 웃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형제가 함께 웃는 모습이 얼마나 행복해 보였는지 모릅니다.

두번째, 경합을 소재로 한 치열한 삶의 단편들

팔봉선생이 전한 세가지 경합 주제는 시청자들에게 삶의 교훈을 던저 주었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 '세방에서 가장 재밌는 빵'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으로 이어지는 경합의 주제에 맞춰 김탁구와 구마준은 성장해 갑니다. 그러나 똑같이 얻을 수 있었던 교훈을 탁구는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 내면의 성장을 이루어 가는 반면에 구마준은 그것을 스스로 외면하고 자꾸만 고통속으로 자신을 몰고 가려고만 하였조.

 

팔봉선생이 경합이 진행되는 동안이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시청율을 가장 높이 끌어 올리는 시기였으며 그만큼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조. 하일라이트는 역시 의자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는 팔봉선생의 아름다운 마지막 가는길이었습니다. 그렇게 팔봉선생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최후의 메시지는 구마준의 속에 있는 용기를 끌어 내어 스스로 변화하게 해준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게 되는데 팔봉선생의 편지를 읽으며 그리고 대성통곡을 하던 구마준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릅니요. (위 사진이 팔봉선생이 마준에게 남긴 편지)

세번째, 살아가는 용기를 일깨줘주다.

"넌 어떻게 그래. 어떻게 그렇게 계속 웃을 수 있냐고. 넌 이제껏 뺏기기만 했잖아. 니 엄마도 뺏기고 니 아버지도 뺏기고 거성에서도 쫒겨나고. 신유경도 뺏기고 다 뺏기가만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속이 없는거야 머리가 모자란거야 아니면 정말 괜찮은거냐"

29부에 나온 구마준의 이 대사는 그간 그가 고민하고 있던 모든 고민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마준의 변화의 씨앗은 팔봉선생으로부터 가슴속에 확고히 자리는 잡고 있었으되 피어나지 못하였던 것을 탁구의 답변으로 마침개 '개화' 하고 말았습니다.



"괜찮을리가 있냐. 나라고 분한거 모르는거 아니고. 나라고 억울하지 않은거 아니고 나라고 가슴아프지 않은게 아닌데"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참아"

"살아야 하니까 살아있는동안은 아무것도 끝나지 않잖아. 내가 오늘 좀 잘 됐다고 그걸루 인생 끝나는거 아니니까. 좋은일도 나쁜일도 결국 다 지나가는 거니까"

탁구와 마준의 화해를 보여주는 이 대화속에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주제가 녹아 있었습니다. 삶을 개척하는 용기와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조.

새술은 새부대에 담으라는 마지막 메시지

이 드라마의 주제는 어찌 보면 권선징악이라는 틀 조차 하위개념으로 둘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팔봉선생은 드라마 중반에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세가지 경합을 통해 단순히 제방기술을 전하는게 아닌 삶의 가르침을 함께 전하여 주었습니다.

경합의 주제가 바뀌어가는 동안 구일중회장과 서인숙 한승재의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그 와중에 상처받고 괴로워 하는 탁구와 마준은 고통받고 힘겨워 하면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끝내 자아를 찾아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구일중 회장의 못난 이기심으로 탁구와 미순의 12년간의 긴 이별이 찾아오는 것이나 한승재-서인숙의 한때의 실수로 구회장의 어머니가 죽게 되는 것이나 부모세대의 갈등이 자식세대인 탁구와 마준 그리고 유경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행복하게 살아야할 시간도 부족한데 늘 욕망에 가득한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자식에게까지 강요하려 하는 모습이 그려지다 마침내 최후에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은 구마준 뿐만이 아이고 구회장 역시 내려놓는 용기를 발휘하며 갈등은 봉합되어 집니다.

맺음말

어떤 관점으로 드라마를 보았느냐에 따라 느끼는 점이 다를 것입니다. 제가 보는 '제빵왕 김탁구'의 핵심메시지는 바로 자신의삶을 한걸음 더 내딛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탁구와 마준은 같은 조건속에서 경합을 하며 팔봉선생의 가르침을 얻었지만 탁구는 있는 그대로 가르침에 따라 탁구를 괴롭히던 짐을 하나하나 스스로 내려놓는 용기를 발휘하는 반면 구마준은 매번 변화해 갈 수 있는 기회를 외면하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만 하다 끝내 마지막에 용기를 내어 한승재-서인숙의 부모세대도 하지 못한 내려놓기의 결단을 내리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구제해 내었습니다.

또한 내려놓지 못함으로서 커져가는 상처를 스스로 감당하지 못해 주변사람들에게 마저 괴로움과 상처를 안겨주는 것이 악역의 한계임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지막회에서 구일중 회장이 자신만의 제빵실에서 하는 나직학 독백이 여운이 되어 남습니다.

"그래 이제 너희들은 앞만 보고 달려가거라. 너희들은 우리들보다 훨씬 더 잘해낼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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