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즐기다 무심코 켠 TV에서는  MBC 쇼!음악중심 인천 코리안 뮤직 웨이브 2010 특집이 하고 있었다. 오상진 MC는 계속해서 한류스타가 총출동 했다는 말을 되풀이 하길래 무슨 말인가 했더니 올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히트곡 위주에 톱20의 한류가수를 모아서 내보내는 말그대로 '특집' 방송이었다.

그런데 거실에 비스듬히 누워서 시청하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데, 통칭 MR이라고 불리우는 부분 보다 가수의 목소리가 도드라지는 것을 느낀것이다. 이 느낌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 가수가 부르는 것을 기다려보았고 그때서야 확실히 알 수 있엇다. 이 현상을 뭐라고 정확히 정의할 수가 없어 제목을 'MR제거 생방송'이라 정의해 보았는데 거슬리는 정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반주보다 마이크를 통해 울려 나오는 가수의 목소리가 더욱 큰 것도 있지만 이 느낌을 조금 더 세밀하게 표현하자면 혹시 레이어의 개념을 아는지 모르겠다. 두겹의 사운드가 있고 마이크가 조금더 전진 배치된 느낌을 말하는데 이 때문에 그동안 방송을 통해 자주 들어온 노래들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예를 들어 '슈퍼주니어'가 부른 '너같은 사람 또 없어'라는 곡에서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다가 '미인아'를 부를때 멤버 각자의 부분적인 파트가 기존에는 전자음과 가수의 목소리가 반반 섞인 느낌으로 들렸다면 이번 '음중'에서는 확실히 레벨 하나 위에서 노는 느낌이어서 가수의 발성의 정확성과 얼마나 호흡조절이 잘 되는지 음정은 어떤지 등을 굳이 귀를 기울여 듣지 않아도 바로바로 체감 할 수 있었다.

내가 뽑는 긍정적인 점 첫번째, 친근해졌다.

가수의 목소리가 반주보다 도드라져 들릴 경우 기존 방식에 익숙해진 함량미달의 가창력의 가수라면 기본적인 발성과 호흡조차 되지 않아 흔들리는 목소리가 바로바로 드러날 위험성이 있는데 그래도 톱20을 모아놓은 방송이어서 그런지 모자라 보이는 출연진은 없었다. 이 때문에 제목에 파격시도라고 적은 것이다. 슈주나 2PM의 경우 상당히 안정된 발성을 보였는데 허리를 숙인다던지 하는 안무에서는 살짝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이 흔들림이 보기 싫은게 아니라 이해가 되면서 왠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매우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준 것이다. 이제는 팬들도 어떤 안무에서는 이해할만 하고 어떤 안무는 이해가 안되는지 보는 눈이 생겼으니...

두번째, 가수의 목소리가 반주 뿐 아니라 기계음도 먹는다.

 이말을 하면 조금 욕을 먹을 지도 모르지만 카라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노래가 조금 흔들리는 느낌이 다른 가수들에 비해 조금 많았는데 그래도 톱20 전체의 수준을 감안해서 그런 것이지 이안에 끼지 못한 다른 아이돌 그룹 같은 경우는 아마 방송에 내보내기 민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세븐의 경우 '디지탈바운스'를 불렀는데 전자음이 많은 곡에 목소리가 뭍히는 경향 없이 생생하게 들리는 목소리 때문에 매력적으로 변하였다. 특히 2PM의 '위드아웃유'는 기계음(혹은 전자음)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완전 생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아이돌 중에 이렇게 라이브가 잘 되는 가수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좋은 모습이었다. 

2PM의 무대는 이번 MR제거 생방송의 묘미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둘 중 하나였는데 (나머지는 보아)첫째 이유로 달은 것처럼 그동안 하던대로 한 것 같은데 파트를 연결하는 부분에서 마이크를 조금 일찍 떼어내 목소리가 0.1초 차이로 목소리가 조금 일찍 작아지는 것을 몇차례 보게 되었다. 기존 방송대로라면 전혀 눈에 띄이지 않았을 부분이나 이번 방송에서는 티가 났다. 그런데 거북하거나 하는 느낌보다는 리얼하다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받았으니 반주가 말그대로 뒷배경으로만 쓰이고 목소리가 제대로 드러나는 부분에서 안정된 실력을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포인트가 되어주는지 말해주는 것이었다.

5초가수 논란은 대개 5인 이하의 멤버보다는 멤버수가 많은 경우에 지적받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멤버수가 많은 어떤 아이돌 그룹이 곡의 파트를 맡아 부를 때 음정이 흔들리는게 보이면 무언가 부족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소녀시대의 'Oh'무대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였다. 발성과 음정 모두에서 높은 함격점을 받을 수 있는 무대였고 어떤 걸그룹보다 안정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굿!!!

세번재, 보아와 태양의 라이브는 최고

MR제거 생방송을 보면서 '보아'는 안나오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라 드디어 보아가 마지막 무대로 등장을 하였다. 상당한 기대를 하고 보는데 기대를 100% 완벽히 충족해 주었다. 보아의 경우 배경이 되는 반주가 레벨다운되어 쓰이게 되니 폭발적인 가창력이 두드러지면서 완전히 무대를 압도해비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MR제거 영상을 생방송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 MR제거 영상은 강제로 음을 조정한 것이어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다면 TV방송을 통해 듣는 느낌은 MR제거 영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좋은 느낌이었다.

태양의 경우 안무가 워낙 보기보다 힘든 것이어서 그런지 조금은 호흡이 거칠어 진 느낌이 있었으나 I'll be there라는 곡과 안무의 절묘한 조합과 라이브로 듣는 기분 좋은 느낌이 조금 거칠어진 호흡은 그의 무대가 더욱 멋져 보이게 하는 상승효과를 낳았다.  (마침 블로깅 중에 태양의 무대를 칭찬할 기회가 없어 이번글을 쓰는김에 껴넣어 보면 이번 I'll be there 라는 곡은 참 여지껏 볼 수 없었던 최고의 무대가 아닌가 싶다. 지금껏 보아온 태양의 무대중 최고라고 평가하고 싶고 노래도 참 좋다.)

앞으로 이러한 시도가 파격이 아닌 일상적인 형식이었으면...

자다가 깨서 본 '음중' 무대가 이토록 만족스러운건 기억에 없을 정도이니, 가수의 목소리가 아마도 생방송에서 바로 직접적으로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역시 생경한 느낌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변화를 시도한 MBC'음중'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이러한 파격시도가 파격이 아닌 늘 이런 모습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날 MBC '쇼!음악중심' 9월 4일 출연자는, 보아, 세븐, 슈퍼주니어(한경, 강인, 이특, 은혁, 신동, 예성, 기범, 성민, 희철, 동해, 시원, 려욱, 규현), 태양, 2PM(준호, 준수, 우영, 닉쿤, 찬성, 택연), 소녀시대(유리, 써니, 태연, 제시카, 수영, 서현, 티파니, 효연, 윤아), 카라(KARA-박규리, 정니콜, 한승연, 구하라, 강지영), 손담비, 샤이니(온유, 종현, 키(Key), 민호, 태민), 브라운아이드걸스(나르샤, 가인, 제아, 미료), SG워너비(김진호, 김용준, 이석훈), FT아일랜드(최종훈, 이홍기, 이재진, 최민환, 송승현), 애프터스쿨(After School-주연, 베카, 가희, 정아, 유이, 나나, 레이나, 리지), 씨엔블루(CNBLUE-정용화, 이정신, 이종현, 강민혁), 초신성(건일, 윤학, 성모, 지혁, 광수, 성제), 유키스(U-kiss-알렉산더, 기범, 동호, 수현, 일라이, 케빈, 기섭), 포미닛(4minute-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김현아, 권소현), 비스트(B2ST-용준형, 이기광, 양요섭, 장현승, 윤두준, 손동운), 엠블랙(MBLAQ-승호, 지오, 이준, 미르, 천둥), 시크릿(한선화, 송지은, 징거, 전효성)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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