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7일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 하고 싶었는데 문득 틀어본 TV에서 최근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사 청문회 관련 토론이 하고 있어서 자기전에 잠시 보다가 잘 생각으로 시청하게 되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시사토론>에서 다루어진 많은 이야기들을 모두 옮겨 적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가장 인상 깊었던 세가지 내용을 위주로 다루어 보려한다. 첫번째가 정규재씨의 궤변관련한 내용이고 두번째로는 시골의사님의 통찰력 있는 이야기이며 세번째는 토론의 주제에 대한 간력한 정리다.


정치 사회적인 문제에 늘 깊은 관심을 두고 살아왔기에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이후로도 시사-연예를 나란히 주제로 삼아왔는데 어느날 보니 즐거워야할 블로깅이 너무 힘들어진 느낌이어서 시사문제는 비교적 덜 다루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인사 청문회를 하고 있는 기간중에도 시사관련 포스트를 발행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SBS 시사토론>을 시청한 후 참고 있던 할말 해야 하는 본능이 깨어나 새벽시간이지만 잠도 자지 않고 이 포스트를 타이핑 하고 있다.

나의 할말은 해야 하는 본능을 일깨운 것은 <시사토론>의 팍판에 언론인 정규재씨가 패널로 함께 하고 있던 젊은이들에게 던진 마무리 멘트 때문이었는데 사실 그 이전 내용에서도 종종 거슬리는 부분이 없는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분이 하는 말에 일리가 있는 부분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어서 애써 참고 있었는데, 토론을 마무리 하는 마지막말에 마침내 참고 있던 감정이 터져나왔던 것이다.

"제가 단언컨데, 지금 여기 앞에 시민패널로 앉아계신 젊은 분들도 열심히 살아서 30년 후에는 아마 범범행위를  적어도 다섯가지 이상은 하게 될 겁니다. 그건 왜 그러냐면 우리나라는 예를 들어서 위장전입, 부동산 관련 규정, 이런 소위 정부규제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나랍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늘 작은 정부를 가야 되겠다. 재는 되도록이면 적어야 되겠다. 라고 얘기 하는 이유가 그런거에요. 말하자면 정부가 시민생활의 자유를 강요하고 간섭하는 부분들이 워낙 많아서 그 어떤 규정도 예를 들어서 부딪히지 않고 살아 가기가 굉장히 어려운 나라중에 하나에요. 그래서 열심히 살면 살수록 우리나라의 기업가중에 기업관련 법을 위반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 것인가, 자영업자 중에 자영업자 관련 규정을 위반 안하고 사업하는 분이 있을 것인가...( - 정규재 / 이하 너무 길어서 생략. 그래도 앞뒤 잘라 먹었다는 소리 들을까봐 문제 되는 부분을 토씨 하나 안틀리게 옮겨 보았다)"

위와 같은 궤변을 공중파 방송을 듣게 되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을 뿐이다. 정규재씨의 말이 무엇이 문제인지 한번 살펴보자. 우선 개인적인 윤리나 사회적인 윤리를 충실하게 따르고 사는 사람들에게 돌을 던진 기막힌 행위였다. 범법행위는 고사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을 위해 봉사하고 선량하게 살고 있는 시민들이 보았을 때 젊은 사람들을 잠재적인 범법자 취급하는 것을 보았을때 억장이 무너질 일이 아닌가.

물론 혹자는 정규재씨의 말처럼 주변에 작은 사소한 범법행위 정도는 알게 모르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게 현실 아니겠느냐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다루고 있는 범법행위는 고의적이지 않은 실수로 발생하는 범법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토론의 주제인 <8.8 개각 청문회 무엇을 남겼나> 에서 알 수 있듯 고의저적인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등에 대한 논의를 하는 자리이고 많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내용 역시 고의적으로 행한 범법 행위에 대해서인데, 젊은 패널들을 앞에두고 하는 말이 30년 뒤에는 적어도 다섯가지 이상음 범법행위를 하게 될 것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둘째로는 흔히 언론인으로서 오랜 경력을 가진 이들이 갖는 특징 중에 좋은예와 나쁜예가 있는데, 정규재씨와 같은 사고 방식은 나쁜예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사회적인 현상을 자신의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사고하고 판단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경험적 토대에 새로운 사회적 현상들을 접목하여 보다 발전적인 생각을 가지려고 하기보다는 그저 경험적 토대에 뭍혀 그 기준으로만 모은 것을 판단하려고 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세번째로는 과거를 되짚어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자세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하는데 정규재씩의 사고 방식은 보다 과거지향적으로 굳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가 자꾸만 과거의 현상을 단언적으로 결론을 내려가며 말하는 것은 '나는 기자 생활을 평생하며 이것저것 다 겪어보았는데 너희는 과거에 대해 나만큼 많이 알고 지내왔는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과거의 경험을 미래 지향적으로 적용하였다면 과거의 잘못과 미래의 가교역할에 대해 말하는 시골의사(박경철씨)님의 말을 경청하였을 것이나 오히려 시골의사님의 명언을 아주 정면으로 반박하고 뭉개버릴려고 하는 네가지 없는 태도를 보였다.

"아직까지 우리가 성숙한 사회가 아니고 아까 말씀하신대로 여러가지 편법을 통해서  우리가 열심히 달려오는 과정속에서 실수가 있었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일정부분 공감을 한다고 하더래도 기성세대가 일정부분 내가 새로운 다음에 리더쉽을 찾게 되려고 이번에 모신분이 현재 총리 후보시잖습니까? 하필 모신분이 기성세대와 가장 비슷한 분을 모셨잖습니까?" - 시골의사

현재의 한시대를 정리하고 개발시대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일정부분 사회적 용인을 받고 싶다고 하더래도...라며 말을 잇는 시골의사님의 의견은 기성세대의 그것과 닮은 인사를 통해 다음 번에도 또 다음번에도 비슷한 과정을 겪기보다 보다 넓은 차원에서 잘못된 관행과 단절된 새로운 인물을 뽑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나의 멘토, 시골의사님

개인적으로 20대 중반에 이를때까지 한국에서는 나의 멘토가 되어줄 존재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은 내 삶의 뚜렸한 멘토가 되는 분이 있는데 그 중 한분이 바로 시골의 사(필명 혹은 별명) 박경철님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 전문가로 알고 있는 시골의사님은 본래 외과의사 출신이다. 그러나 이분이 갖고 있는 삶에 대한 통찰력은 경제 분야에 까지 이르러 과거 주식으로 큰 돈을 벌기는 하였으되 그것은 시골의사님의 한 단면에 불과한 것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매우 뚜렷하지만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한때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꼭 한번 필독해 보기를 추천해 드리는데, 과거 우리 사회에 많은 외국에서 건너온 살의 지혜를 다룬 책들이 나름대로 감동을 주고 교훈을 주었으되 책을 덮는 순간 그저 그랬구나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에 비해 이책의 내용은 한 외과의사가 의사생황를 하며 겪은 삶의 여러 단면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나는 이 책의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눈에서든 속에서든 참을 수 없는 깊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야기가 잠시 딴데로 새고 말았는데, 박경철(현재 지방 병원의 원장)님은 토론 초반에 이런 취지의 말을 한다.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갈등을 해소해야할 위치에 오히려 갈등을 부추킬만한 전력을 가진 인물이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은 사회심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얘기 였는데, 이를 정규재씨는 즉각 좌우 논리 아니냐며 반박한다. 이것을 보면서 토론에 대한 예의가 이토록 없어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초반에 언급하였듯이 남의 의견을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옳지 않은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그 기준하에 이야기 하는 조금은 보기 불편한 태도를 보였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왕 청문회 관련 이야기를 꺼낸 김에 이번 토론의 가장 인상 깊은 의견에 대해 짧게나마 말하자면

"청문회 이전에 예비검증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내용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기존에 국정원과 경찰 들을 동원했던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그정도로 허술할 정도여서 이렇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잘 알면서 괜찮지 않느냐 하는 무감각이 문제다"

글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바닥(추천,ViewOn)을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