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의 이미지 소비를 삼촌팬들에게까지 확장시킨 것은 이전 세대의 SES나 핑클 때에는 보기 힘들었던 일로 소녀시대의 등장 이후에 두드러지게 된 일이다. 보이그룹 역시 마찬가지로 적 잖은 아줌마 팬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돌 그룹이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점점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리는 것으로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각 나라마다 허용되는 수위의 문화-사회적 가이드라인은 암묵적으로 존재하게 마련인데, 이웃 일본의 경우는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는 아이돌 그룹의 노출수위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편이나 지나친 섹시컨셉은 어린나이의 아이돌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편이고 대중이 좋아 하지도 않는다. 예를 들면 Cute라는 걸그룹의 멤버들은 초등5~6학년에 이미 수영복 차림의 화보를 찍어 발매하기도 하지만 음악활동시 선정적인 춤은 추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다른 여러 요인들도 작용하고 있겠지만 이러한 부분을 이야기 한것은 사회가 암묵적으로 합의 하고 있는 일정 수위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한국의 대중 문화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각 방송사의 예능 프로의 진행자들은 이러한 암묵적인 사회적인 합의를 균형적인 자세로 조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예능 프로가 타 분야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정도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현재, 더더욱 이런 절제의 미덕이 필요할 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논란이 된 '현아의 골반댄스'의 경우를 보니 조율하고 균형을 잡아야할 MC들이 앞장서서 균형을 깨고 앞장서서 막장으로 가는 안내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때 드라마가 치정에 그치지 않고 가족간 족보를 마구 섞어 놓는다던가 범죄행위(아내를 죽이는)등을 다루는등 아주 막장으로 치달아 시청자들의 욕을 대판 먹은 적이 있었다. 어짜피 드라마라는게 자극적인 소재를 어느정도 차용해야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고 어느정도 먹혀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뭐라 할 바는 아니지만 늘 상 문제가 되는 것은 일정 수위를 넘겨 버린다는 점에 있다.

문화를 접하는 대중의 인식변화는 좋든 아니든 서서히 변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급격한 변화는 종종 저항에 부딛힌다. 90년대 이전에는 방송에서 노랑머리를 보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인식은 그 저항점에서 한동안 머물다 다시 변화하기 시작하게 되는데 그것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어 사회가 납득 할 만한 수준이라는게 있는 법이다.

삼촌팬의 가면을 쓰고 삼촌팬의 대변인이라도 되는양 서슴없이 미성년자에게 허리아리를 과격하게 돌리는 춤을 시키고 좋다고 웃으며 농담 마저 툭툭 내밷는 짓을 하는게 과연 막장MC들의 소임인가? 굳이 현아 골반논란이 아니어도 진즉에 어느정도 예능 방송을 이끌고 있는 주요 MC들과 주요 고정 패널들은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적정한 수위 이상을 범 치 않는 자기 조절이 필요한 것을 지적하고 싶었다.

 

방송 도중 "대만족", "호흡곤란" 등의 자막을 내보내는것을 보며 정말 미친 방송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MC뿐 아니라 제작진이 모두 이와 같은 잘못된 행동에 동참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아닌가. 심지어 여성MC도 이를 제제하거나 말리기는 커녕 부추키고 있으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 말이다. 이런 황당 시추에이션을 제작진과 MC는 무슨 생각으로 만들어 내고 전파까지 타게 했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위선의 가면은 이제 벗어던지고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 자신 뿐 아니라 연예계 지망생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기 좋으며 보다 근본적인 경쟁력인 연기력이나 가창력 보다 허리춤에 더 신경쓰는 아이돌이 양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들게 한다. 아이돌그룹 멤버들도 과도하고 자극적인 소재로 눈길을 끌려는 얄팍한 상술에 스스로 동참하고나 있지 않은지 돌아보고 만일 그렇다면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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