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해 글을 쓰려 한다.

21세기 한국은 교육전문가들이 넘쳐나고 있으니 교육의 천국이어야 마땅할 것인데, 마냥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일제고사라는 망령이 아직도 잔존하여 학생들과 학부모의 가슴을 시퍼렇게 멍들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자녀가 일제고사의 대상이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일제고사'라는게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교육당국이 학생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일제고사라는게 얼마나 불필요한 것인지 단번에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명박정부가 일본의 일제고사를 벤치마킹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이 드는건 오해일 뿐인 것인지...

오늘날에 이르러 한국의 교육현황은 그 과열됨이 지나쳐 대한민국 역사상 이토록 심한 경쟁의 몸살을 앓은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경쟁을 부추키는 사교육의 폐해가 그토록 오래 지속되어 왔음에도 날이가면 갈수록 어린나이부터 경쟁에 노출되어 동심은 온데간데 없고 온통 이리저리 학원에 쫒기듯 다니고 있는 아이들만 눈에 보일 뿐이다. 이러한 참혹한 현실을 교육당국은 완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더욱더 부추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으니 차마 무어라 할말이 없을 정도.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일제고사> 라는 단어 자제만으로 끔찍한 생각이 드는것을 막을 수가 없다. 어짜피 세상에 태어나 한국에서 살면서 살아가는 동안의 살아있는 이로서의 삶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인간세상의 참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과도한 경쟁 시스템은 갖추어질 대로 갖추어져 있다. 일제고사가 아니어도 말이다. 그런데 교육당국은 일본을 벤치마킹했다는 의혹이 진실인양 그에 맞는 행보만을 보이고 있으니 '따라하기 했다' 라는 소리를 들어도 크게 반발할 꺼리가 없어보인다.

시만사회단체들은 현장 및 체험학습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대안을 실행하려면 교육당국의 엄정한 처벌만이 기다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일제고사 세부 시행 계획"에 따르면 체험 학습 불허와 부정행위 기준등이 담겨 있으며 체험학습을 알려주는 교사들에 대한 중징계 방침 또한 확고하다고 한다.


 

영국과 일본은 일제고사를 잘못된 정책으로 인정했다.


우리보다 일찍 일제고사를 시행하여 '벤치마킹' 한 것 아니냐는 의혹어린 목소리를 듣고 있는 일본의 경우 일제고사를 폐지하였다고 한다. 이유는 우리 학부모단체나 시민사회단체가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일제고사의 폐해가 지나쳐 두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개별학교가 성적의 경쟁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지역의 교육수준을 균등화 한다는 목적은 비용대비 효과를 생각해서라도 추출시험만으로 충분하다" 라는 것이 가와바타 다쓰오 일본 문부과학성 장관이 밝힌 세부적인 이유이며 '점수만 올리는 것은 교육목적과 상충된다'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추출시헙은 표본조사방식 혹은 표집시험으로 불리는 것)

일본에서 일어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한국이라고 특별히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은 망상에 불과하다.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일본은 교육의 수준을 올리자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없이 많은 폐해를 묵과하려 하였다가 돌이키기 힘들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지자 폐지하고 다시 2007년에 일제고사의 망령이 부활하였다가 또다시 폐지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한마디로 두번에 걸쳐 부활하고 결국 두번 모두 폐지됨으로써 이제 과거의 잘못된 결정에 따른 정책은 좋지 못한 결과를 낳게된다는 교훈만을 남기고 사라진 것이다.

"영국 정부는 제도 도입 초기 성적 향상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가 교육왜곡만을 낳고 학력 향상과 무관함이 입증되자 결국 폐지하였다." (댓글제보가 있어 일부 내용 수정합니다. 사실 자세히 적으면 좋겠지만 너무 길면 오히려 글을 읽는 집중도가 떨어지기에 짧게 언급한다는게 내용상 많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영국의 14세 학생을 대상으로 한 SATs가 폐지된 상태이며 초등학생 을 대상으로 하는 것 역시 영국의 선생님들에게 상당한 저항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북아일랜드와 웨일즈 지역은 이미 오래전에 폐지된 상태입니다. 이정도에서 끝내겠습니다.)

 

내가 학생의 입장이라고 생각해보자.


일제 고사 시행이후 전국의 학업성취도는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수치상의 문제일뿐 실제 교육의 질과는 무관하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리한 정책을 강행한 것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일제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상당지역의 초등학생들은 0교시 및 밤늦게까지 보충학습을 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일선 현장에서는 일제고사에 포함되지 않은 과목의 수업시수를 축소하는등 파행운영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게 당최 말이나 되는일인가 싶지만 일제고사의 망령은 이토록 오로지 교육의 참된 뜻은 온데간데 없게 만들고 오로지 수치상의 성적 향상에만 메달리는 꼴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일제고사 대비 시험을 보거나 문제풀이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7.5%가 '있다'(초 87.3%, 중 70.5%), 22.5%가 '없다'고 답했다.
"학교에서 일제고사를 대비하여 0교시나 7교시에 수업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절반가량인 46.9%가 '있다'(초 34.8%, 중 55.6%)고 응답했다. 이는 일제고사 이후 특기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방과후 수업이 점차 사라지고 교과형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제고사 시행 후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비율이 83.1%로 나타났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85%, 중학생의 경우 81.7%로 나타났다
일제고사 성적이 공개되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7.1%, '잘 모르겠다' 29.6%, '그렇지 않다' 63.3%(초 51.3%, 중 71.7%)  고 답했다.

사자비가 학창시절 다녔던 중학교는 전국적으로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중하위정도였으나 서울시내 특히 송파구 지역내에서 보면 비교적 낮은 성적을 내는 학교였다(요즘은 모르겠지만..) 그런데 이렇게 일제고사가 지속적으로 강행되다 보면 이와같은 저조한 성적을 내는 학교는 엄청난 압박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성적에 민감하고 이러한 민감성은 학교 당국과 일선 교사들에게 심리적인 압박감을 들게 한다. 이것은 다시 파행적인 수업으로 이어져 안그래도 과다한 경쟁에 노출 된 아이들을 피멍들게 하는 정말 최악의 상황까지 불러온다. 

다시 개인적인 경험으로 돌아가 보면 사자비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0교시는 기본이었다. 방과후 학습도 기본이고, 방학때의 보충수업은 2차례에 걸쳐 시행되어 방학 초기에 한번 밯학기 끝나기전에 미리 또 한번 이루어져 거의 방학이라는것 자체가 의미가 없었다. 뉴스기사에는 잘 나오지 않지만 이러한 전국단위 시험에 대비 하는 방법중에 하나를 소개하자면 '몰아치기식 수업' 과 '몰아치기식 문제풀이' 고정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몰아치기식 교육 방식은 일제고사가 존재하는한 이는 더욱 심화될 뿐이지 완화될 수는 없게 되어 있다.

'몰아치기식 교육'을 살펴보면, 먼저 교과 과정을 심도 있게 수준별로 차분하게 교육적 의미를 전달하는 과정은 대폭 축소하고 요점정리식 수업을 빠르게 진행한다. 그리고 이어 일제고사가 다가오기까지 계속해서 시험대비 문제풀이식 수업을 반복해서 진행하는 것이다.


 

교육당국의 막무가내식 입장

 "사전에 학교에서 대체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학생들의 불참을 유도할 경우 . 초.중.등 교육법의 위반입니다" 라며 어떠한 형태로든 시험에 불응할 경우 '무단결석'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한 교과부.

7월 13일 현재 전국의 초등학교6학년과 고등학교2학년 190만명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가 실시되고 있다. 이런 일제고사에 불응할 경우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거듭해서 천명하고 있는 교육당국의 태도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우선이고 그렇다면 폐지를 해야 함이 마땅하지 않을까 한다.

 

교육감들의 태도 와 맺음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과 민병의 강원도교육감은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존중하여 일제고사 불참을 결정한 대상에 대해 대체프로그램을 마련해주겠다는 입장이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국가의 위임사무이므로 일제고사를 시행하긴 하되 수업파행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불안한 임시방편들이 당최 다 무슨 소용이라는 말인가. 그나마 진보교육감이라고 하는 분들이 저 위치에 있어 절충적인 대안을 모색하려는 것이 보이지만 애초에 '일제고사'라는 불필요한, 즉 소위 말하는 '하등 쓰잘대기 없는' 정책 자체가 폐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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