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챙겨 듣고 있다.

나꼼수 때도 이 정돈 아니었는데, 뭔가 모르게 끌린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김어준의 입에서 욕이 안나오니 그런걸지도.

그의 성품과 살아온 삶 그리고 그 태도에 대해 대략적이나마 알고 있지만 그건 또 그것일 뿐 내가 욕을 듣기 싫어 하는 것과 조금 맞아 떨어지지 않을 뿐인. 것.


아무튼 그의 뉴스공장을 들으면서 바뀌게 된 생각 중에 하나가 바로 정치인들에 대한 싸움의 자세였다.

아무래도 이전 이재명 성남시장이 입에 달고 살던 말과 연이어 오버랩 되어 그러걸지도 모르겠다.


정치인들이 쌈박질 하는걸 왜 혐오해야 할까. 


잘 생각해 보자.

쌈박질을 하고 그걸 보면서 언론은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어 씌우고, 국민들은 외면하게 된다.


근데 정치인은 근본부터가 여러 이해관계의 충돌의 정면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안 싸우면 그게 더 이상하고 잘못 된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정치인은 언론인과 마찬가지로 허위사실을 들이밀면서 불법적이고 야비하며 룰에 어긋나지 않은 한도내에서 쌈질 하는 존재라는 말이다.


즉 쌈도 하고 협의도 하고 화해도 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지역구와 국가를 위해 일하는 존재가 쌈질 좀 한다고 재들 맨날 쌈한다고 고개 돌리게 만드는것. 그게 바로 언론인들의 잘못된 관행이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으로 간 김성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안민석은 뉴스공장에 매주 고정 출연하며 치고 박고 싸웠다.


그리고 김어준은 이를 부추켰다.

그건 마치 이렇게 싸우는거야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김성태가 선거막판에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당으로 가 버렸다.

개인적으로 그의 말처럼 바른정당이 관심을 받지 못하여 보수 개혁의 동력을 찾지 못한 그 괴로움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하겠다. 


비난이 더 많지만 이해할 부분이 없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나 선택은 결과를 만들고 그 결과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선택이다.


대선을 바로 코앞에 두고 한 선택은 이전의 어떤 선택과 무게를 달리 한다.

그 여파가 국민 여론에까지 영향을 끼칠만큼 컷기 때문.


따라서 전 새누리당, 지금의 자유한국당에 들어가 모진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내부에서 개혁하겠다는 취지의 변명과는 달리 시의적절하지 못한 선택은 질타를 불러 올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진의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더 큰 상황.


하지만 김어준은 2주 연속 '새타령' '독수리오형제' 등의 풍자섞인 음악을 틀어 줌으로서 김성태를 희화화 했다. 







당장 뉴스공장 게시판에만도 김성태를 몰아치면서 먹어야할 욕을 미리 먹게 하여 완화 시켜주려는 배려가 아닌가 하는 댓글이 주를 이루었다.


과연 그럴까? 일부는 그렇다고 본다.


그럼 내가 보는 더 큰 그림은 뭘까. 그건 바로 이렇다.

김어준은개혁보수세력의 존립에 보다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어준 총수 또는 공장장은 개인적으로는 의리가 깊은 인물일 것이라 추정된다. 

하지만 은근히 냉정한 면모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냉정한 면이 있다 해도 2년간 같이 웃고 떠들었던 존재를 마냥 내치는 것도 좀 그렇고, 자신이 방송에서 먼저 몰이치면서 맞을 매를 실컫 맞게 하는 배려 정도는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아니 보다 근본적으로는 바른 정당의 존립이 과거의 구태 수구 정당이 보수의 껍질을 둘러 쓰고 보수세력을 휘어잡는것을 더욱 경계하는 것으로 나는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김성태는 김어준에게 있어서 그리 달가운 존재가 아니게 되어 버렸다.

김성태가 자유당 내부에서 개혁하겠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그저 그의 말 뿐일 뿐 진심인지도 모르는 일이고, 만일 진심이라고 하더라도 그리 녹록하지 않으며 그 방식 자체가 김어준이 바라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의리를 발휘해 새타령을 틀어주었다고 보는게 내 생각이다. 최대한의 배려가 그것이라는 말.


개인적 예상인데 앞으로 김성태 대신 다른 바른정당 의원이 안민석의 상대가 되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자유당 내에서 어떤 활약을 하든 그건 큰 그림에서 보면 별 가치가 있어 보이진 않고, 바른 정당이 바로 서야만 보수가 왜곡되는 과거의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쌈질을 해도 더럽고 치사하고 악질적인 상대보단 생각이 다를 뿐 대화의 상대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아닌가.


물론 바른정당이라고 해서 그리 좋은 상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대안은 없는 상황을 감안애햐 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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