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언제 어떻게 뒤바뀔지 모른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 복면가왕에 출연해서 준우승까지 간 김보아는 아직 오르막길에 제대로 올라서지 못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 중 한명이다.

연예인은 대중의 주목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두드러지다 보니 뭔가 크게 다를것 같이 생각하기 쉽상이지만 그렇게만 생각해서야 연예인의 빛과 그림자를 어찌 바로 볼 수 있을까. 

 대중의 관심을 바탕으로 일부가 거대한 부를 가져갈 수 있기는 하지만 그외에는 그리 높은 소득수준이 못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누구나 사업에서 소비자 없이 나홀로 돈을 벌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연예인은 뭐니뭐니해도 연기나 노래 같은 재능을 갈고 닦아야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복면가왕 이외에도 성공한 젊은 가수들이 걷는 길은 몇가지 정해져 있었다. 아이유는 무명일 때도 가창력으로 주목받았으나 공중파 출연기회를 잘 잡지 못하는 동안 온갖 라디오와 케이블방송을 섭렵했었다. 그 가운데 많은 노래를 불렀고, 그 과정을 팬들은 모두 공유되고 있다. 크레용팝이 길거리 공연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을 써서 음원역주행이란 현상속에 대박을 친 바 있지만 실은 그녀들의 독특한 컨셉 외에 노출(공연)의 기회를 잡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은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있어왔다. 이 모든 과정은 일종의 스토리 기법이다. 연예인의 성공 이면에는 이런 스토리가 자리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YG가 서바이벌프로그램을 만들고 그렇게 해서 결성한 신인 아이돌 그룹을 이곳 저곳 공연무대를 갖는 등의 여러가지 경험을 두루 겪게 한 이후에 지상파에 선보이는 주요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이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냥 대충해서 지상파에 나오는게 아니라 충분히 사랑 받을 만큼의 노력과 과정을 거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랄까.

그러나 공중파 이전에 많은 활동을 한다 해도 늘 주목받고 늘 공중파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래가 가수의 재능과 맞지 않아 매력이 빛바랠 수도 있고, 멤버 일부가 갑자기 사고를 칠 수도 있으며, 온갖 변수가 아이돌그룹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감도 비호감도 아닌 관심밖이며,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던 스피카의 김보아.
복면가왕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실력을 드러냈다.

 

김보아가 속한 스피카는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진 못하지만 나름 가요를 사랑하는 어린 청소년들이나 20대에게는 낮은 인지도는 아니었다. 실력도 좋고, 활동도 열심히 하려 하며, 괜찮은 곡도 다수 발표된바 있다. 물론 그렇다고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대중 전반의 높은 인지도는 아니었다. 실력좋고 열심인 그룹이건만 왜 이렇게 뜨기가 어려운 것일까.

행사위주의 신인걸그룹의 소득 구조 불균형이 원인일까? 아니면 음악방송의 좁은 문 때문일까? 그나마 인피니트는 한순간에 갑자기 큰 인기를 얻은것은 아니지만 좋은곡을 발표할때마다 꾸준히 누적되어가던 팬들로 인해 늦게나마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지만, 불과 수년사이에 그것마저도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김보아는 복면가왕이라는 좋은 취지를 가진 새로운 무데에 용감히 뛰어들었다. 판정단을 비롯해서 연예인 패널들은 김보아의 정체가 공개되었을 때 초대가왕인 루나만큼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스피카의 인지도와 인기가 어느정도인지 보여부는 모습이다.

그러나 김보아는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냈고 앞으로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역전만루홈런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제3자가 아닌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려 용기를 내고 좋은 성과를 이끌어 냈으니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왜 우리에게 대박곡이 터지지 않는가 하며 탓을하고 무기력해 있지 않고 길을 열기 위해 나선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다. 

여러 가수들의 가이드보컬이나 코러스를 했던 경험, 이제 서른임을 당당히 밝히고 멋있게 살자는 생각에 나왔다는 '낭만자객' 김보아의 멋진 노래를 들어 본 나는 그녀의 더 멋진 미래를 응원하게 되었다. 이제 어두운 새벽길은 지나왔다. 밝은 오르막길에 탄력이 붙길 기대한다. 김보아 화이팅! 스피카 화이팅! 역전만루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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