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이하 악뮤)이 K팝스타 시즌2 최종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할 결과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작년 이하이의 경우만 보더라도 늘 당연해 보이는 일이 현실이 되는건 아니다 보니 긴장감 속에서 결승은 진행되었습니다.

바꿔부르기 미션 평

방예담군은 악뮤가 불렀던 <officially missing you>를 아주 깔끔하게 불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방예담군의 무대는 어떨때는 전혀 와닿지 않고, 또 어느날에는 좋은 느낌이 오기도 했는데, 이번 무대는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박진영 심사위원은 또 다시 제가 느낀 그 느낌 이상의 과찬 칭찬으로 찬물을 끼얹고 말더군요. 마지막 결승 무대에서까지 중간중간 씁쓸하단 생각이 들게 하는 이유였습니다. 

악뮤는 방예담군이 불렀던 'Mmmbop'을 자기스타일대로 해석해 불러 호평을 얻었습니다. 이수현양의 목소리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고, 단순한 흥겨움이 아니라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방예담군과 악뮤 모두 첫번째 무대는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심사위원 추천곡 미션 평

방예담군이 첫번째 곡은 기대이상으로 잘 불러주었는데, 두번째 미션곡에선 조금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아무래도 30년전 곡이라지만 방예담군의 보이스가 원곡의 컬러를 넘어서지 못한데서 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겠습니다.  방군이 그간 좋은 평을 들을 수 있었던 '자기것' 해내는 모습에서 아쉬움이 있다보니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 오히려 이상힌 일일 것입니다.

악뮤의 모든 무대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무대가 바로 '뜨거운 안녕'이 아니었나 싶네요. 우선 찬혁군의 훌륭한 가사는 심사위원들 역시 좋은 평가를 해주었지만 필자는 조금 다른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가사에 담긴 찬혁군의 생각
겉멋으로 쓰여졌거나 누군가의 곡에 맞춰 만들어 주는 부분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반해, 찬혁군의 가사는 양현석의 말처럼 공감 이상의 시적인 느낌을 줍니다.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해내는 천부적인 재능과 연습이 낳은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말과 글은 연습하지 않으면 정리되어 나오지 않습니다. 천부적 재능이란 것도 사실 이런 다듬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법이죠. 이런 것 없이 그냥 잘 나온다면 할말 없겠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연습하면 할 수록 일정 단계까지는 점점 더 는다는 점입니다. 가사에 담긴 찬혁군의 깊이 있는 생각이 밖으로 꺼내질 때는 이해하기 쉬운 말로 번역되어 가사로 표현되고 대중에게 들려집니다. 대중문화의 가장 어려운 숙제에 대해 찬혁군은 이미 해법을 알고 있는 것이죠. 영화, 드라마, 뮤지컬 모든 장르를 통틀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게 가장 어렵운 숙제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둘째, 놀라운 가사 전달력 향상
악뮤는 이번 마지막 무대에서 두가지 놀라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찬혁군의 노래와 가사 모두가 전보다 훨씬  더 전달이 잘되었습니다. 이전 무매들 역시 모든 면에서 훌륭했지만 굳~이 아쉬운 점을 꼽아 보자면 간혹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가사가 있었다는 점인데, 이 부분이 극복되었습니다.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그간 수현양의 목소리가 갖는 매력이 워낙 크기에 찬혁군의 보컬은 창작이라는 특별한 재능을 빼고 보면 남매듀엣으로서의 일정 부분 기여 하는 정도라는게 솔직한 그간의 제 생각이었다면, 두번째 미션곡 '뜨거운 안녕'의 도입부를 부르는 찬혁군의 목소리는 처음으로 기대 이상의 매력을 느껴졌습니다.

셋째, 어메이징한 작곡능력
심사위원들이 마지막까지도 깨닫지 못하거나 혹은 과소 평가한 부분입니다. '뜨거운 안녕'이란 곡에 찬혁군이 넣은 파트는 가사가 전부가 아닙니다. 마음을 흔드는 멜로디가 압권입니다. 그간 호평받은 곡 외에 혹평어린 심사평을 들었던 '링딩동'편곡도 그렇습니다. 단순히 일부 멜로디를 변형시킨 것만이 아니라 그 약간의 변형마저도 정말 어떤 신곡보다 훌륭한 멜로디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심사위원들은 생방송 내내 한번도 말하지 않더군요. 아예 낌새도 차리지 못했거나 고의적으로 인정치 않는것 아니냔 생각도 하게 합니다. 필자가 이전글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전혀 관심 없던 '링딩동'이라는 노래를 정말 완벽하게 멋진 곡으로 재탄생시킨 악뮤버전 이었고,지금도 즐겨 듣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경우를 두고 "일본에서 김연아의 엄청난 가산점을 받는 이유를 외면하는 상황"과 흡사하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아쉬운 점, 명곡에 기대는 상위 진출자들

그간 많은 애청자들이 지적한 부분이 팝송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리 된 이유는 생각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명곡에 기대는 심리 입니다. 이 부분을 심사위원들이 제대로 반영해 주지 않기 때문에 팝송 중에서되 최고의 명곡이랄 만한 곡들을 참가자들이 선곡하는 것이죠. 명곡은 그간 여러 오디션 프로에서 지적된 바 처럼 잘 소화해 내지 못하면 아니 부르는 것보다 못합니다. 그러나 자기 컬러를 갖고 소화 해 내기만 하면 정말 기대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자주 반복되다 보면 지나치게 팝의 명곡에만 기대는것 아니냐, 팝송 경연대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런 부분이 이번 K팝스타 시즌2에선 유독 많다 보니 대중의 질타 역시 끊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런 아쉬운 부분에 변화가 있으려면 명곡의 기대는 심리를 심사위원부터 바꿔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변화를 주지 않으면 시즌3 역시 팝송 위주의 생방송 경연이 될 가능성이 여전한 것이죠.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가창력이 지나치게 낮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음색과 가능성 등이 중요하다는게 이미 여러 오디션출신 데뷔 가수들이 증명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창력을 이토록 심하게 외면해서는 오디션 프로의 시청률은 점점 더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다른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K팝스타' 시즌2 시청률이 이어서 방영하는 '런닝맨'에 비해 5%이상 낮은데는 분명 이런 점이 작용합니다. 

필자는 전에 걸그룹을 결성한'유유'에 대해 안티가 더 늘기전에 적정 타이밍에 빠져 나와 충실히 가다듬어 차후데비를 하는게 낫다고 한 바 있고, 최예근, 이진우, 성수진 처럼 가창력이 뛰어난 참가자들의 탈락을 아쉬워 하면서도 수긍했었다면, 결승에 이르는 동안 생방송에서 탈락한 참가자들을 모두 돌이켜 보았을 때 가창력이 지나치게 홀대 받는 다는 느낌을 분명히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전문가와 비전문가와의 차이는 무엇이 있을까요? 좋은 노래를 일반 대중이 들었을 때와 전문가가 들었을 때 그 평가가 다르다면 그건 전문가의 잘못입니다. 대중이 옳은것이죠. 

한편으로 또 다른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무언가 문제가 있어서 거북하게 들리지만 이유를 정확히 짚어 낼 수 없는 경우라면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대중은 그냥 '별로' 라면 안 들으면 그만이지만 배운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눈과 귀는 그 문제를 찾아내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K팝스타 시즌2는 대중이 호응하고 좋아 해준 1위를 심사위원들이 온전히 납득하지 못한 채 엉뚱한 심사평만 하다 마무리 되었습니다. 슈퍼스타K 시즌3에서 '버스커버스커'의 진가를 알아 준 윤종신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대형3사 중 두명의 대표와 한명의 대표가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그들의 안목이 고스란히 노출 되고 말았는데 달라져가는 가요계 생태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소속 가수들이 자신의 색깔을 스스로 찾고 만들어 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YG는 예외가 될 수 있겠으나 시스템이 정착되어 그 안에서 돌아가야 하는 SM과 JYP의 앞날은 조금 걱정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특히 시즌1 우승자인 박지민이 축하무대 겸 해서 들고 나온 신곡을 들으며 이런 생각은 더욱 짙어졌습니다. 다시 들어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목소리였지만 아쉽게도 노래 자체는 데뷔곡보다 나은 점을 찾을 순 없었습니다. 박지민의 무대를 글을 쓰면서 지금 다시봐도 정말 잘한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걸 받쳐주는 노래가 아쉽다는 생각 또한 다름 없이 든 것입니다. 올해 들어 음원차트 내에 대형3사 소속가수들의 노래가 상위권에 머문 일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이하이가 거의 예외적) 버스커버스커, 다비치, 씨스타, 악동뮤지션, 허각, 긱스, 리쌍,버벌진트 정도가 최상위권에서 장기간 머물렀고, 인피니트와 2AM 샤이니 틴탑 정도가 잠깐 머물다 내려갔을 뿐 다른 아이돌 그룹의 경우 아예 상위권 진입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젠 판도가 바뀌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바뀐 상태라는걸 반복적으로 증명하고 또 증명하고 있는 것이죠.

케이팝스타 시즌2를 보며 늘 생각한 점은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 대중의 평가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야 하는데, 오히려 조금 뒤쳐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니 춤추며 부르는 흥겨운 노래와 팝송에 그리 후한 점수를 주고, 보컬의 매력을 살리는 노래 조차 엉뚱한 이유를 붙여가며 낮게 평가해 왔던 것이겠죠. 필자가 '음밥'을 부른 악동의 무대도 감탄하며 보았지만 더욱 마음에 와닿은건 '뜨거운안녕'에서 찬혁군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괜찮게 들리면서 진심이 느껴지는 가사와 멜로디에 가슴 뭉클 했는데, 이런 훌륭한 무대를 두고 첫번째 무대보다 못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들으니 기가 찰 뿐이었습니다. 첫번째 무대가 충분히 멋지긴 했지만, 마음을 움직인 두번째 무대를 낮춰 말하는걸 보면서...안타까운 생각도 들더군요.

결론을 내겠습니다. 케이팝스타 시즌2의 최대 성과는 마음을 움직이는 가사와 멜로디로 대중의 트랜드를 한발자국 앞서며 이끌어 나갈 줄 아는'악동뮤지션'이며, 최대 숙제는 심사위원들의 뒤쳐진 감각 때문에 빚어진 심사평과 논란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라 하겠습니다. 시즌2가 시작될 무렵 슈퍼스타K보다 더 높아진 위상을 갖게 되는 원년이 될 것란 전망이 우세하였으나, 오히려 역전하지 못하고 뒷걸음질 치며 마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를 철저히 분석해야 시즌3의 미래가 밝을 것이란 주장을 전하며 글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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