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이 언제부터인가 개인사에 치중하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편집과 심사위원들의 심사평 등으로 관심사가 옮겨졌다. 그 결정적 계기는 다름 아닌 K팝스타의 등장이었다. 안그래도 억지 설정이 의심되는 개인사가 종종 발견되는 등 악마의편집이 논란이 되는 와중에 어린 소년소녀들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대형3사가 참여하는 지상파 방송국의 오디션 프로의 등장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이런 식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다보니 오히려 개인사가 두드러지는 참가자를 보는게 드물어 지면서 자연스레 노래사랑에 대해 잠시나마 잊게 되었는데, 그 잠깐을 그만 놔둘 수 없었는지 보이스코리아에선  참가자의 얼굴을 보지 않고 선택하게 되는 블라인드 오디션과 오디션 끝판왕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우며 등장,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보이스코리아 시즌2 참가자 김현지의 경우가 그랬다. 앨범을 발매한 경험으로 인해 일부의 의혹을 사고 프로페셔널하단 이유로 슈퍼스타K에서 탈락한 바 있는 그녀는 "무대에 서는 것이 공포였다. 두려운 마음이었다. 노래를 해도 되는 사람인 건지 확인하고 싶었다" 라고 자신의 심경을 고백했다. 차마 필자의 필력이 부족하여 글로는 현장의 상황을 와닿게 표현하기 어렵지만 그녀의 진심이 묻어나는 말과 행동에 눈에서 쏟아지는 눈물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표정 하나하나에 살아 있는 노래사랑의 절절함이 마음을 뜨겁게 눈에는 눈물이 맺히게 했던 것이다.

 

겉으로는 간절하다 말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간절한지 그리고 그 간절함을 어떻게 쏟아내고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는 참가자가 참 많다. 집중해 자신의 모든것을 무대에 쏟아낼 수 있는 그것. 누군가는 타고 났고 누군가는 훈련으로 만들어 내고 키워가는 재능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중요시 하는 많은 능력은 훈련으로 재능의 한계를 대부분 메꿀 수 있는 편이다. 그런데 이 노래라는게 참으로 묘하다.

타고난 재능으로도 설명할 수 없고, 훈련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함을 갖고 있다. 김현지의 울먹이는 모습에서 마음이 움직였다는건 그녀의 절실함이 시청하는 내게도 전해져 왔음을 말한다. 가수의 중요한 탤런트 중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게 있다면 김현지에겐 그런게 있었다. 노래 도입부에선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것 같았으니 조금 시간이 지나자 노래를 갖고 놀기 시작했다. 노래를 춤추게 하니 춤추고 있던 노래가 김현지의 입을 타고 방송을 타고 내게까지 전해져 왔다.

오디션 프로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험대로 언제부턴가 프로로 향하는 지름길 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노래 사랑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게 되면서 '희망고문'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연예계의 화려함 뒤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간다는 것을 김현지를 통해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근래 얼마전 K팝스타 악동뮤지션이 편곡해 부른 '링딩동'을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들으면 들을 수록 빠져드는 기이한 매력의 편곡에 홀릭되고 있다. 이렇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하늘이 내린 축복의 재능을 가진 악동뮤지션과 같은 스타일이 있는가 하면 대기만성의 스타일도 한둘이 아니다.

필자가 김현지와 악동뮤지션을 보면서 느낀건 상업적으로 지나치게 이용하기 위한 심사평이나 편집은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보다 차별화된 전략을 사용할 생각을 해야지 한번 어느정도 자리 잡았다 싶으면 하던대로 하고자 하는 관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시청율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미명하게 지나치게 자극적인 진행을 보이는 경우가 적잖다.

당장 악동의 경우처럼 생방송 당일날 들었을 때도 좋았지만, 이후 듣고 또 듣고 수십번을 반복해 들어도 편곡된 '링딩동'은 실증은 커녕 점점 더 좋아져서 이젠 안들으면 서운한 상황일 정도다. 오디션 참가자 중에 이런 '볼수록 매력적(이하 볼매) 참가자는 드물다고 할 수 있는데, 어중간한 심사평을 남기는 심사위원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 악동이나 김현지처럼 재능을 타고 났거나 노력해 갈고 닦은 이들이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보다 잘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은 보코2를 시청했던 모든 대중이 같은 느꼈을 것이다.

앞으로 김현지의 꿈이 더 활짝 커지고 자랄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보내려 한다. 진짐으로 사랑하는 그녀의 눈빛과 말을 나는 아마 오랬동안 잊지 못할 듯 싶다. 목소리로 노래를 연주하는 아티스트 김현지의 앞날에 영원한 축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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