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는 일반 예능이 아니라 오디션프로라는 점을 시청자들은 상기해야 합니다. 보통 예능프로에선  미션을 주어 수행케 하고, 곳곳에서 케릭터나 상황을 강조하는 자막으로 흥미를 더하는 장치를 활용하곤 하죠. 오디션에서는 심사위원들이 그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의 말 한마디는 적절한 균형을 가지고 있어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때로는 시청자들의 응원을 많이 받는 참가자가 냉정한 심사평을 들을 때도 있고, 심지어 탈락했다가 부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국 한참 지나서 보면 그럴만 했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한참 지나서도 그건 아니었다 싶은건 정말 실수한 것이죠.

오디션프로니 만큼 참가자들을 두루 배려해야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당장의 시청률이 아니라 프로의 신뢰성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좀더 쉽게 말하자면 참가자가 잘되야 프로그램도 잘되는 것이니 만큼 고려해야 될게 많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너무 계산적이라는게 보이면 시청자들이 알아채고 반발해 버리니 오디션을 연출한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란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톱8무대에선 악동뮤지션이 샤이니의 인기곡 '링딩동'을 편곡해 불렀습니다. 지난번 심사위원의 말도 안되는 심사평을 들으며 대결무대에서 진 이후 문자투표로 살아난 일 때문인지 심혈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강한 무대였습니다.

'링딩동' 무대 전 악동뮤지션은 두가지 과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이수현양에게 필요한 보컬 뽐내기 인데요. 기존에도 충분히 잘해왔지만 약간의 기술이 더해지는게 좋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링딩동에서 그 점이 조금 더 보강되었더군요. 본래 수현양의 보컬은 그다지 화려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나칠 필요는 없다해도 조금은 더 임펙트를 실어 대중에 어필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인데 이번에 그게 보인 것이죠. 또한 이런 부분이 두번째 이유인 대중성의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둘째가 바로 대중성의 확인인데요. 기존의 3곡의 차트 넘버원 곡을 가진 악동이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문부호를 다는 분들이 남아 있었다면 편곡된 '링딩동' 무대는 그런 우려를 말끔히 날려 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박진영은 좋았지만 배울점은 없는 무대였다는 심사평을 남겼는데요. 참 필자의 생각과는 달라도 한참 다릅니다. (링딩동이란 노래에 대해선 개인적 소견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필자는 '링딩동'이란 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는 곡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저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닐 뿐입니다. 그런데 악동뮤지션은 그간 '링딩동'에서 개인적으로 무언가 부족하다 싶은 느낌을 말끔히 없앤 편곡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도 악뮤만의 색깔을 진하게 담고 '링딩동'을 반복하는 후렴구를 절묘한 화성으로 진행시키며 완벽한 곡으로 재탄생 시켰습니다. 완전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된 '링딩동'을 들으며 쩍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원곡을 좋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람도 반해버리게 하는 편곡은 곧 대중성과 직결됩니다. 너무 스타일이 강해 대중성이 부족한 듀엣으로 남는것 아니냐는 우려는 이번 '링딩동'의 편곡에서 모두 날려 버렸습니다. 너무 어려운 보컬기술이나 편곡기술이 아닌 깊이는 있되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악뮤의 최고의 장점인데 이번에 대중성을 강화시킴으로서 두 남매에 대한 기대감이 식상함을 넘어 설 수 있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어린 남매의 여러 자작곡 무대에 그게 그거 아니냐는 비판적 시선이 일부 있기도 했지만, '링딩동'이라는 기존의 히트곡마저 완벽히 다듬어 내는 이들에게 배울점이 없다고 말하는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싶네요. 다수의 대중이 호응할 수 있는 대중성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은 그것 자체로 한정했을 경우 박진영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음악적 경험과 같은 비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식견과 달리 어느 한 음악인으로서 따로 놓고 본다면 말입니다.

K팝스타가 보다 발전하기 위해선 심사위원들이 특히 박진영이 달라지는 대중의 흐름을 읽어내야 합니다. 지난번 필자의 글에서도 밝혔듯이 근래 대중은 보다 듣기 좋은 노래를 원하며, 그런 노래를 보다 더 오래 소비하길 원합니다. 마치 90년대와 흡사한 양상입니다. 왠만한 히트곡은 음원차트에서 2~3일 버티기도 힘들고, 방송차트에서 어느정도 팬층이 두터운 경우에나 겨우 2~3주 1위를 하는 그런 상황은 이미 지나가고 악동뮤지션과 같이 대중의 흐름을 이끌어 가는 스타일이 두각을 드러내는 시기죠. 물론 하루이틀이 아닌 앞으로 최소 수년 이상은 이어질 흐름입니다.

마지막으로 방예담에 대한 비판적 시간이 왜 존재 하는지 모르는 심사위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동일한 선상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기에 어린나이라 해서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편애 해서도 안됩니다. 심사위원들은 아니라 말하지만 분명 편애일 뿐입니다. 방예담이 인정을 받기 위해서 넘어야할 부분을 애써 외면하면서 칭찬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요를 정식으로 소화해 내어야 하는데, 어린 나이다 보니 소화할 수 있는 노래가 한정되어 있고 그 중 그나마 어울리는 팝송을 찾아 부르고 있는 걸 그대로 놔두다 보니 다른 참가자들도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곡을 팝에서만 찾으려 합니다. 예선이 아닌 본선 그리고 생방송이라고 한다면 다른 부분에서의 도전이 아니라 정식 데뷔를 염두에 둔 가요에의 도전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그 점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습니다. 참가자의 가능성의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보여주기 위한 팝송 무대도 얼마든지 좋지만 그게 전부여선 안되는 것이죠.

한국의 오디션 시청자들은 당장의 무대 보다 조금 더 뒤까지 바라볼 줄 아는 수준에 이르러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데뷔해서 노래가 나오면 들어줄 그런 참가자를 원하게 된 것이죠. 지금 생방송 참가자와 심사위원들은 이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도 작년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부족해 보인다 싶은 부분에 대해 미션을 주어서까지 도전케 했는데, K팝스타는 무슨일인지 보여주고 싶은것만 보여주려고 합니다. 예전엔 지나치게 미션 위주여서 문제였는데 이젠 너무 없어서 문제인 것이죠. 방예담의 목소리를 좋아 하게 된 사람들과 달리 아직 와닿는게 없다고 말하는 부류를 설득시키기 위해 필요한 도전을 방예담 스스로 하지 않는 이상 생방송 이후의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다른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중한 생방송의 기회 보다 훨씬 중요한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 이며, 이 부분을 고려한 선곡과 무대를 가져야 합니다.

단적으로 생방송이 끝나고 데뷔곡을 들고 나왔을 때 듣고 싶은 참가자가 누구인가 떠올려 보면 답이 쉽게 나옵니다. 가능성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면 최대한 가능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 찾고, 그 부분을 일부나마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게 현재 생방송 진출자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다시 한번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악동뮤지션의 이번 '링딩동' 무대에서 배울점은 독특한 화음으로 편곡한 노래가 충분한 대중성을 갖고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편곡이 어떻게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지 정확히 알아채고 보여준 무대를 봐놓고도 배울게 없다고 하면 이미 대중음악 소비흐름을 놓치고 있거나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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