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이 홍수라지만 이제 어느정도 교통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투톱으로 K팝스타와 슈퍼스타K가 있고, 서브리그 격으로 보이스코리아와 위대한탄생 정도가 뒤를 잇고 있다는게 정설에 가까운 상황이다.

그런데 엠넷이 최근 방영하며 화제를 일으킨 보이스키즈를 돌이켜 보면 대개 팝송을 많이 불렀다는걸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필자의 분석으로는 장르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하기 위한 선택으로 팝송을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K팝스타의 화제의 인물 중 한명인 방예담을 비롯 다수의 어린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부르는 곡으로는 마이클잭슨이 어린시절 부른 'Ben'을 들 수 있는데, 국내 가요 중 이 곡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 할만한 곡이 사실 잘 떠오르지 않는게 현실이고 보면 대안 중 팝송에 그 쉬운 해결책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과적으로 팝송을 선곡하는 경우가 잦아지게 되는 것이다.

보이스키즈 참가자들 뿐 아니라 근래 주목받는 K팝스타 생방송 멤버들도 마찬가지로 팝송 위주로 선곡하고 부르고 있다. 작년에 그 정도가 너무 과한듯 하여 이 점을 지적하는 글을 쓴 바도 있지만 여전히 관행처럼 이어오고 있다.

팝송을 부를때의 장점과 한방향으로 섰을 때의 비차별성

다들 같은 곳을 바로보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주관을 밀고 나가는 팀도 있다. 현재 K팝스타에서 가장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악동뮤지션을 말함인데 자신들의 자작곡으로 도전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타 참가자와 극단적인 차이가 있다. 기존에 가수로 활동하다 다시 오디션 프로에 얼굴을 보이는 이들도 부르는 노래는 팝송일 정도로 지나친 면이 적지 않은 이유는 단점을 보이거나 국내 가수와 비교 당하기 보다 자신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선곡으로 장점을 극대화 시키고 비교를 덜 당하기 위함이다. 결국 이런 비슷한 생각으로 임하는 참가자들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이어서 다른 길이 있어도 선뜻 그길로 향하지 못한다. 팝송을 위주로 부르는 참가자가 많을 수록 악동뮤지션은 더 빛이 난다. 균형을 잃을 수준까지는 가지 않아야 하는데, 톱2중 하나인 K팝스타에서 가장 심하니 너도나도 같은곳만 바라보는걸 주저하지 않고 있다.

팝송을 부르는 이유를 세가지로 압축해서 열거해보면...

첫째, 자신의 목소리에 잘 맞고 개성을 뚜렷히 드러낼 수 있는 선곡의 용이성 때문
둘째, 국내 가요의 경우 원곡자와의 너무 쉬운 비교가 가능하니 최대한 비켜가기 위해
셋째, 글로벌 문화 를 비교적 고르게 소비하고, 그중 미국 대중문화에 깊이 영향받는 한국의 현실 때문

둘째 이유는 대놓고 그리 생각해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굳이 깊이 생각지 않더라도 본능적으로 피하고픈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원곡과의 너무 쉬운 비교는 부담을 주기 마련이어서 다른 나라 노래는 그런 직접적인 비교는 없으니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되니 선곡하는데 있어서 이상적이라 여겨질 법도 하다.

YG보컬트레이너 신유미, 들국화의 '제발'을 불렀다.

얼마전 보이스코리아에 참가한 YG의 보컬트레이너인 신유미는 들국화의 '제발'을 불렀다. 이 곡은 그냥 정말 듣기보다 부르기가 굉장히 난해한 곡이어서 왠만한 실력자가 부르지 않으면 발성과 음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이부분을 만족한다 하더라도 느낌을 살리는 것은 더욱 어려워서 선곡하지 아니함보다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네명의 코치는 이런점을 잘 알기에 깨끗하게 소화한 신유미를 향해 올턴을 했다.

결국 아무리 오디션 프로가 많아진다 해도 한국의 숨은 명곡들은 그 수가 부족한게 아니므로, 좀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극복하려는 생각으로 도전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보이스를 뽐낼 수 있다는 말인데, 이런 선택보다 조금 더 쉬운 팝송 위주로 가다 보면 자신만의 차별성을 드러내기가 더욱 어려워 지게 된다. 어떤 참가자가 팝송을 잘 불러서 관심을 모았는데, 가요를 부르니 평범하게 들리더라는 식의 평가는 이제 흔한 상황이다.

식상해진 팝송?

K팝스타와 위대한탄생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금은 당장 큰 문제는 아니지만 한발 앞서 같은 길을 걷고 있던 엠넷에서 참가자들의 이미지 소비를 최소화 하면서도 방영기간 중의 화제성을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한  해법을 찾아 이미 시행하고 있다. 바로 오디션 프로를 보이스코리아와 보이스키즈 등으로 다양화 시키고, 시즌별로 따로 집중하며 각각의 방영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다.

신지훈의 매력있는 목소리가 자주 들으니 좋은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슬슬 나오고 있는 지금 아직 생방송은 시작지점에 있을 뿐이며, 팝송만 부른다는 지적을 계속해서 받고 있는 방예담의 경우도 비판의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는데 여전히 다른 방법은 찾으려 하지 않고 있다. K팝스타의 경우 어린 참가자들이 많아 스폰지처럼 빠르게 지적을 흡수하고 발전한다 해도 현재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시청자에 지속적으로 어필한다는건 애초부터 어려운 일이다. 고로 방영기간의 단축을 고려해 봄이 어떨까 싶다. 대신 톱10의 축하무대 및 기념콘서트를 2주정도 더 연장하여 보여주어 그들의 미래에 디딤돌이 되도록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오디션의 일정상 팝송이든 가요든 그 해석을 자기것으로 만들어 가며 참여하는건 지나치게 가혹한 면이 있다. 물론 다른 참가자보다 더 잘 소화하고 적응하고 발전해 나간다면 성공의 가능성은 조금 높아 지겠지만, 그렇다고 그게 필수 조건이 되는건 바람직 하지 못하다.

 식상해지지 않고 새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지나치게 팝송을 많이 부르고 있는건 아닌지 각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고민해 보길 바라며 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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