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를 제작하고 방영하는 방송사는 프로그램이 방영중일 때는 시청자 반응에 대한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향이 짙다. 반면에 한 시즌이 종영되고 나면 부족한 부분을 잘 메꾸곤 하는데, 예를 들어 K팝스타에 어린 유망주들이 몰리니 엠넷에서는 차기를 바라본 보이스키즈를 편성하였고, 그 전에는 외모에 가려 가창력을 소홀히 하는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자 보이스코리아를 기획하고 방영하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케이팝스타 시즌2에서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가진 역량에 비해 과도한 칭찬을 받을 경우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게 되고 그게 해당 참가자의 미래를 막는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점이다.

방예담과 신지훈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나마 신지훈의 경우는 목소리 자체가 갖는 매력이 워낙 두드러지기에 개인적인 인기가 악동뮤지션과 더불어 나란히 최상위에 있고, 감동을 줄 만한 무대를 두어차례 연이어 보여준 바 있지만, 방예담의 경우 시청자들의 반응을 훨씬 뛰어넘는 심사위원들의 칭찬이 반감을 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지난번 저스틴비버의 'Baby'를 훌륭하게 소화 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 정도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그 정도로는 시청자의 신뢰를 두터이 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심사위원들은 시청자들의 생각과 달리 연이어 극찬을 하며 자신들의 평가를 기정사실화 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악동뮤지션이나 라쿤보이즈의 경우 참신한 스타일에 반한 시청자들이 심사위원들의 평과 관계 없이 광범위한 팬층을 이미 형성하고 있을 정도여서 한 두번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심사평을 들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에 이르러 있다. 일종의 시청자 신뢰가 쌓여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방예담의 경우 그런 정도에 이르러 있지 못한 상황에서 보아-양현석-박진영의 과한 칭찬으로 오히려 시청자의 반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이미 방예담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되어 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필자가 이틀전 포스팅한 권리세가 비슷한 경우였다. 당장은 부족하더라도 스폰지처럼 지적을 흡수해가며 두드러진 발전을 보이는 좋은 참가자 중에 하나였기에 지나친 칭찬만 아니었다면 보다 좋은 이미지로 남았을 것이고, 그녀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기획사에 들어가 제대로된 트레이닝을 받고 훨씬 빠른 시일안에 훨씬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데뷔하느 시나리오가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인데, 무려 2년여가 지난 후에야 걸그룹에 속해 데뷔하게 되었지만 성공은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이다(이소정의 그룹참여러 가능성은 높아진 상태) 그나마 가요계 관계자들이 권리세의 가능성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다른 참가자 였다면 오디션이 진행되는 동안 얻은 반감 자체만으로 데뷔가능성이 줄어드는 치명적인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K팝스타 2차 생방송 무대에서 방예담이 부른 마이클 잭슨의 'Black & White'는 최악의 선곡이었다. 도저히 소화해 낼 수 없는 선곡에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될 한계를 극명히 드러낸 무대였다.

지난 시즌1에서 박지민은 이런 과한 칭한을 흡수할 여력이 있는 참가자였다. 특히 생방송이 시작될 무렵에 이미 이하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두터운 팬층을 가질 정도로 앞서 나가자 지지 않겠다는 듯이 매번 더 나은 무대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내게도 신뢰를 가져주세요' 라는 듯 무서운 발전을 해나갔다. 결국 역전하기 어려울 듯 보였던 선입견을 깨고 우승까지 거머쥐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러나 굳이 필자가 지적하고픈 점은 당시에도 이미 시청자 반응은 이하이에 상당히 쏠려 있는 상황에서 심사위원들의 반복되는 박지민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었고,  백점 만점을 두명이나 주는 부분에서 정점을 찍었다는 점이다. 정리하자면 과한 칭찬을 해도 좋은 참가자는 그것을 흡수해 자기것으로 만들어갈 역량이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방예담의 '블랙오어화이트'는 극찬의 대상이 아니라 한계를 드러낸 좋지 않은 선곡과 무대였는데, 지나친 칭찬으로 반감을 크게 사버렸다. 한번 이렇게 큰 오류를 범하고 나면 시청자들의 마음이 쉽사리 돌아서지 않는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이 제발 알기 바란다. 다시 강조하지만 과한 칭찬은 유망주의 미래를 망치게 된다.

오히려 탈락한 성수진은 비록 삑사리를 내긴 했지만 믿기 힘들정도의 발전을 보여주었다. 최종 참가곡이 되어버린 so sick에서 성수진 자신만의 매력을 담아내기 시작했고 시청자들이 그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준우가 부른 김범수의 '슬픈활용법' 역시 이진우의 프로로서의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 싶을 정도로 그만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후렴구에서 힘이 딸리는 부분이 여러차례 나타나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디션은 장기레이스

슈퍼스타K가 오디션프로를 방영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아무리 좋은 무대도 지나치게 자주 반복해서 보게 되면 지루하게 되고 식상하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기 마련이다. 엠넷은 이런점을 간파하여 오디션 끝판왕이라 자칭하는 '보이스코리아'마저 예비심사 과정은 일체 방영하지 않고, 본선부터 방영하는 전략으로 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보이스키즈'에선 생방송에 진출한 9명의 참가자들이 하루만에 결승까지 가는 강수를 두었다. 이는 미래가 창창한 어린 참가자들의 장점을 극대화 하여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키즈들이 장기레이르를 펼칠 경우 감당해 내기 어렵다는 점을 최대한 반영한 셈이다. 물론 서브의 느낌이 강한 키즈 프로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곳에서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의 차원이기도 했을 것이다. (우승이 아니라면 많이 노출될수록 다른 기회는 줄어든다)

반면 케이팝스타는 슈퍼스타K와 함께 한국의 오디션 프로 중 최종 단계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체감하는 부분이 참가자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참가자의 미래에 있어서 생방송 무대에서의 결과는 왠만해서는 되돌리기 힘든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는 말이다.

K팝스타 심사위원들이 알아두어야 할 점

이미 시청자들은 지상파 방송인 케이팝스타에서 우승해도 케이블프로에서 우승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점점 인지해 나가고 있다. 결국 결승 언저리까지 간 참가자들의 본연의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며, 3대 기획사도 오디션 프로가 방영되는 중에 얻게 되는 이미지를 뒤바꿀 힘은 없다는 걸 시즌1 최종무대에 섰던 참가자들이 입증하고 있다. 다만, 슈퍼스타K든 보이스코리아든 K팝스타든 최종무대에 서게 될 경우 우승과 준우승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더 많은 기회를 공개적으로 얻게 될 뿐이다.

슈퍼스타K 시즌2 우승자인 허각의 경우 지난 2년여간 발매하는 노래마다 음원사이트 정상 혹은 그 언저리에서 굉장히 긴시간동안 머무르며 절대강자라 불리워도 손색 없는 성적을 내고 있고, 버스커버스커는 지난해 봄 센세이션이라 할만한 굉장한 반응을 얻은 바 있으며, 이하이는 괴물신인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성과를 낸 바 있다. 반면에 방영 당시에는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던 참가자들 중 음악적 활동이 두드러진 케이스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어디선가에선 그들 역시 성공적인 데뷔를 위해 열심히 노력중일 것이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결승이 아니라면 적어도 다음을 위한 성공적인 이미지메이킹이 필요하다는게 필자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심사위원들은 시청자의 반응 이상의 과도한 칭찬이나 혹평은 삼가하는게 좋다. 굳이 하려면 그러한 칭찬을 수습해 낼 수 있는 참가자에 한정시켜야 한다.

아무래도 보아-양현석-박진영은 오디션프로가 장기레이스라는 점을 간과하고 거기에 지나치게 심취해서 때로는 반했다고 말해놓고 다음 주에는 식상하다 말하는 '과몰입'된 상태가 아닌지 스스로 돌이켜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지난번에도 지적했지만 대중음악을 소비 하는 대중들은 심사위원들처럼 하루 종일 음악을 듣고 제작하고 부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적극적 소비층이라 할지라도 운전할 때 듣고, 음악 방송 할때 듣고, 공부할 때 라디오로 듣는 정도인데, 악동뮤지션의 자작곡이 나올때마다 신선함에 들어 보고, 아직 다 소화도 못한 상태에서 또 신곡이 나오면 그것마저도 소화하기 바쁜데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식의 심사위원의 지적은 와닿을 수가 없다. 요즘 케이팝스타 심사를 보면 왜 근래 주요차트 10위권내의 강자들의 인기가 변동이 거의 없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중은 이제 빠른 소비를 원하지 않고, 오히려 들을 만한 노래를 더 오래 듣는 경향으로 이미 바뀌어 가고 있다. 또한 필자 개인적 생각으론 이런 추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장이 조금 옆길로 새고 말았는데, 결론은 제목처럼 '과도한 칭찬은 유망주의 미래를 망친다' 이며, 방에담군의 미래를 위해서도 시청자들의 반응을 넘어서 심사위원의 지적은 삼가는게 옳다는 주장을 전하며 글 마친다.

p.s 박지민의 Over The Rainbow는 정말 판타스틱했습니다. 1년전보다 더 성장한 그녀의 노래를 들으니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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