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가 많다. 토크쇼는 아무래도 보면서 울고 웃고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른 어떤 프로보다 경쟁력이 높다. 그런데도 그리 상황이 좋지 않은 이유는 단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와 상황이 흡사하다.

토크클럽 배우들을 보면서 조금 뜬금 없게 들릴지는 몰라도 과거 위탄이 처음 방영했을 때의 그런 느낌이 들었다. 위탄의 정통성을 알리느라 (자랑 하느라) 시작부터 지겨운 생각이 들게 했던 것처럼 배우들이 등장하느라 시간 다 쓰다 보니 기대감은 한 풀 꺽이고 말았다.

이야기를 무한도전과 런닝맨으로 옮겨보자. 이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시선을 잡아 끄는 오프닝이다. 아주 오랜 시간 봐왔는데도 변치 않고 재밌다. 그리고 앞으로 한시간의 재미가 대략 감이오게 하면서 채널을 고정하게 만든다. 그런데 배우들은 한사람 한사람 등장하면서 이미 지치게 한 것이다.

또한 MC라고 해야할지 패널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다수의 여배우들이 제각각 중구난방으로 이야기 하는 통해 일관된 몰입도를 가질 수가 없었다.

 

MC날유라면 어땠을까? 토크쇼가 재미있으려면 같은 이야기라도 잘 양념을 처줘서 재미있게 잘 포장해 주고 잘 리드해주는 메인MC가 있고, 고정패널들은 '나도 그런 경험 있어'라며 잠깐 치고 들어와 (과한건 금물, 힐링캠프의 한혜진처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기술이 필요하다.

'배우들'은 포맷자체가 같은 시간 경쟁프로인 '안녕하세요'보다 경쟁력이 높지 않다. 제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자주 먹다보면 질리듯이 가장 이상적인 프로그램 포맷인 시청자가 참여하는 안녕하세요도 한계는 있다. 시청자가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소재의 무한대성을 말해주지만 장기간 방송을 하다보면 일종의 패턴 비슷하게 보이는게 있어서 그런문제가 두드러지지만 않게 제작진이 잘 조율만 한다면 장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크클럽 '배우들'은 그럼 경쟁프로에 비해 어떤 경쟁력이 있을까? 신선함 외엔 두드러질만한게 없다. 이 신선함도 그리 오래갈것 같진 않다.

'배우들'에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주축이 되는 황신혜를 비롯한 여러 여배우들이 솔직한 이야기를 잘 끌어낼 수 있는 소재를 자꾸 던져줘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필자라면 위탄식의 그런 다 이야기하고 시작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겠다. 예를 들어 요즘 뜨는 어떤 배우가 있는데 긴 무명기를 거친게 화제가 되고 있다면, 관련 장면들을 편집해 보여준 후 각 패널들은 그와 흡사하거나 상반된 경험이 있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서 주제의 일관성과 몰입도를 살려내도록 유도했을 것이다.

무한도전의 '못친소'를 보면 못난걸 보고 웃고, 다른 사람보다 덜 못난것만으로도 위안삼는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김태호PD를 통해 시작부터 중간 그리고 끝나는 시간까지 스토리가 있고 최후의 반전에 시청자들은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배우들'에게 마지막으로 딱 한가지만 이야기 하고 글 마치겠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 낼 수 있는 큰 그림을 먼저 생각하길 바란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밑그림을 그릴 때 도화지에 전체 틀을 먼저 짜고 세부적으로 묘사에 들어간다. 그런데 첫회를 마친 '배우들'은 눈코잎부터 다 그리고 보는 식이었다. 결과적으로 5%에도 못 미치는 시청률이 나왔다. 개업효과도 없었던 셈이다. 필자의 예상에 그나마 초반 20분안에 채널을 놀린 이들이 다수가 아닐까 싶다. 총체적 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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