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의 홍수라는 말이 등장한지도 두어해 더 지나자 그마저도 둔감해진 것인지 그냥 그러려니 하는 대중의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이젠 싫증난다는 말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고, 반대로 예전처럼 참가자 한사람 한사람에 집중되던 시선도 많이 줄어 들었다. 그냥 우리 대중문화에 한 부분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느낌이랄까.

먼저 오디션 프로의 현황에 대해 살펴보자. 위대한탄생은 출신스타가 마땅히 없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는 있지만 방영중인 동안에 시청자를 끌어 당길 매력있는 몇몇의 참가자와 조금은 더 세련되진 연출로 생명유지는 하고 있고, 슈퍼스타K는 아직까지 정통이자 중심의 자리를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시즌이 끝난 지금 K팝스타의 선전 여부에 따라 오디션프로의 왕좌를 내주어야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데 문제는 K팝스타에 악동뮤지션을 포함한 몇몇 실력있는 참가자들로 인해 역전의 분위기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K팝스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유망해 보이는 여성보컬, 그중에서도 나이가 어리고 아직 세상에 얼굴 한번 제대로 알린 적 없는 초짜지만 재능만큼은 타고난 여자아이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슈스케4에 여자보컬의 두드러진 활약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굳이 상기시키지 않아도 오디션 프로를 즐겨 보는 분들이라면 이미 체감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이에 엠넷측은 이런 역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기획을 꾸몄다. 바로 <보이스키즈>다. 보이스오브코리아(이하 보코)가 흥행했던 이유가 의외성이었다면 보이스키즈는 그 공식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즉, 오디션 프로가 범람하다 보면 생길 수 있는 외모평가에 대한 이슈를 블라인드 오디션이라는 방법을 통해 관심을 끌수 있었고, 굉장한 실력자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프로그램 자체의 성공 뿐 아니라 엠넷의 기획력에 많은 칭찬이 가게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보이스키즈 역시 첫방송에 출연한 어린 소년소녀들의 놀라운 실력이 기획이라는 측면에서 제대로 짚었다고 평가해 볼 만 하다.

 

윤시영, 보이스키즈의 존재의미를 대변한다.

11살의 윤시영은 잠재된 스타성이 엿보이는 참가자를 미리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상적인 참가자가 아닐까 싶다. 너무 어린 나이대부터 연예인을 꿈꾸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슈스케나 케이팝스타에 지원하는 지망생들의 숫자를 보면 그런 걱정할 때는 이미 지난게 아닐까. 차라리 보이스키즈처럼 적당한 수준에서 걸러지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노래에 재능이 있어서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작곡을 하고 손에 맞는 악기를 쉽게 익히는 등 남들을 놀라케 하는 천재들지 종종 등장하곤 하는데, 과거에 비해 재능이 있어도 잘 살피지 못해 묻히는 경우는 덜할 것이고 결국 재능과 노력이 더해진 참가자들을 보통의 다른 아이들이 따라가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윤시영은 첫방송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뮤지컬 애니(annie)의 투모로우를 불러 서인영 윤상 양요섭 세 코치의 극찬을 받았다. 타고난 목소리에 기본이 갖춰진 모습이었고 특히 고음 부분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홀안을 가득 메우는 성량으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리고 있었다. 요즘 필자는 예상하는 취미가 생겼는데 왜 그런가 하면 새 노래나 신인가수, 혹은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흥행에 대한 예상이 자주 맞아 떨어졌기 때문. 개인적인 의견에 그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측면에서 윤시영이 대성할 것 같다는 예상을 해본다.

새로운 재목을 찾는 다는 취지와 같은 이전에 없던 시도를 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동전의 양면처럼 조금만 부실해도 욕먹기 쉽상인데, 보이스키즈는 윤시영과 같은 대단한 재목을 가진 참가자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우려를 씻고 또다른 가능성을 열고 있다. 엠넷은 슈스케에 군인들을 참가시키고 보이스키즈를 방영하면서 노래에 재능있는 참가자의 발굴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아마 K팝스트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있지 않나 싶다. 아무튼 시작은 성공적이다. 작년과 올해 오디션 프로를 보면서 대성할 재목이다 싶은 경우는 악동뮤지션이 있었는데 이번에 윤시영이란 11살짜리 소녀가 새로운 기대를 품게 만들고 있다. 윤시영으로 인해 보이스키즈는 두가지를 얻었다. 식상하다는 말도 이젠 잘 하지 않게된 오디션프로에 새로운 활기를 불러 일으키고 있고, 대성할 재목을 발견한 기쁨, 두가지를 선사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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