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 아마존편이 경쟁프로를 따돌리고 첫방송부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왜 그럴까?

필자는 김치와 김 두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식사를 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좋아한다. 포인트는 질리지 않는 꾸준함이다. 마찬가지로 음악도 2012년 들어 지겹단 말이 많이 나오는 댄스음악도 계속해서 즐겨듣는다. 때로는 김광석의 지난 노래를 듣고 싶을 때도 있고 때로는 영화OST를 모아놓은 앨범을 듣기도 하며, 어린 시절 테이프가 닳도록 들었던 장국영의 노래를 찾기도 하지만 가장 즐겨듣는건 역시 기분을 흥겹게 만들어 주는 곡이다.

위대한탄생은 다른 경쟁 오디션 프로에 비해 나은점과 못한점이 있지만 세세히 쓰지는 않겠다. 다만 질릴만큼 먹어도 왠만해선 질리지 않는 사람도 김치도 몇달을 그렇게만 먹다 보면 다른 음식에 눈이 돌아 가는 것처럼 일년 내내 방송사마다 돌아 가며 오디션 프로가 방영되다보니 오디션을 보는 것 자체가 질려 버려서 위탄 자체의 흥행 포인트 정도는 눈에 들어 오지도 않게 되었다.

결국 요즘은 얼마나 독특한 매력을 가진 참가자가 있는가와 독특한 창작능력으로 색다른 음악을 만들어 부르는 참가자가 있는 정도에 눈이 갈 뿐인데 예를 들면 K팝스타를 통해 알려진 악동뮤지션의 '다리꼬지마'와 '매력있어'는 음원 차트에서도 계속해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의 음악이 유튜브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는걸 알고 방송에 나오지 않은 여러 곡을 찾아 볼 수 있었는데, 그중 '소재'와 '고백하려해' '갤럭시'등의 매력에 흠뻑 빠져 요즘 자주 듣고 있다.

오디션의 트랜드는 이제 가창력이 아닌 개인의 매력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뚜렸하다. 그런 트랜드에 맞는 참가자가 더 많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살벌한 경쟁속에서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않고 기존의 가창력 위주의 오디션은 점점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성형미인이 많아질 수록 개성있는 자연미인을 더 찾게 되고, 보컬학원이 많아지면서 실력이 상향 평준화 되어 갈 수록 점점 개성강한 보컬과 음악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정법이 위탄이 방영중인 금요일 저녁으로 시간대를 옮기면서 안그래도 스타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위탄에 대한 비판이 일부 있었는데 앞으로도 크게 변함 없이 그런 지적은 계속될 분위기다. 일단 시청률 면에서 사실상 거의 두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법은 15%가 넘었고 위탄은 8%대에 머물렀다. 다시 말해 색다른 참가자가 없다면 오디션 자체에 흥미를 두지 않는 경향이 매우 뚜렷해 졌음을 수치가 말해주고 있다.

음악을 음식에 비유했다면 정법은 여러사람이 참여 하는 '볼거리 많은 등산' 같은 프로가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은 그런 고생을 뭐하러 사서 하러 가느냐 하지만 이는 마치 등산하는 사람에게 오르고 또 오른 산을 왜 또 가느냐고 묻는것과 같다. 사람이 보다 나은 환경읖 추구하고 내가 겪기 힘든 고난을 딛고 일어선 사람에게 감동을 받듯이 위험과 어려움을 헤치고 극복해 낸다는 것은 대리만족의 본능을 충족시켜 준다..

잘된 프로그램은 마치 성공한 브랜드와 같다. 달인 이미지의 김병만은 이미 정글의법칙의 김병만 족장으로 완전히 탈바꿈 되었고, 정법 외에 다른 유사 프로그램이 생겨날 가능성도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생긴다해도 관심가질 사람이 그다지 없을듯 하다) 설혹 생긴다 해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것이다. 독보적이고 확고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김병만족장이 차별성이 그디 부각되지 않는 오디션 프로에 비해 훨씬 더 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시청률 뿐만 아니라 인터넷 댓글, 지인들과의 수다등에서도 드러난다.

정리해보자. 딱히 두드러진 차별화 특성이 없는 흔한 오디션 중 한 프로가 가끔 같이 가는 친구도 한둘 쯤은 바꿔가며 대리만족케 하는 정글의 법칙에 앞선다는건 쉽지 않다. 정법이 아닌 프로에서 김병만족장을 만날 수는 없지만 오디션은 질려버린 김치처럼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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