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의 다리꼬지마라는 가사가 독특한 자작곡이 화제가 되고 있다. 2년전부터 부모님을 따라 몽골에 가서 살게 되었다는 이찬혁(17), 이수현(14)남매가 듀오를 결성해 나온 악동뮤지션이 부른 이노래는 뮤지션의 끼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사실 악동뮤지션과 같은 스타일은 과거 같으면 오디션 프로에 나올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자작곡 실력이 단순 멜로디 흥얼 걸리는 수준이 아니고 자유자재로 악기를 다루며 재치 있는 가사를 쓸 줄 아는 창작능력에 상당한 수준의 편곡실력, 그리고 적절한 가창력까지 갖추었으니 프로로서 다듬는 약간의 과정만 거치면 바로 데뷔해도 무난해 보일 정도다.

그런데 오늘날 가요계는 영향력 있는 기획사를 통하지 않고서는 데뷔자체가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였고, 또한 한국의 가요계는 한류바람으로 대변되는 나날이 그 규모와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다시 말해서 괜찮은 끼를 가진 신인들의 데뷔 통로로 기획사는 필수인 시대여서 어짜피 노래하며 살고 싶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최선일지 아닐지는 장담할 순 없어도 최소한 차선은 된다라고 필자는 보고 있다. 게다가 K팝스타는 3대기획사가 참여하는 프로가 아닌가.

악동뮤지션이 K팝스타에 나오지 않고 몇해를 보냈다고 가정하면 왠지 나는 버스커버스커처럼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버스커버스커는 오디션 프로에 나오기 전 이미 준비된 많은 노래가 준비되어 있었고 슈퍼스타K 시즌3가 종료된지 불과 몇달이 지나지 않아 데뷔음반을 세상에 내보냈다. 그리고 대박을 터트렸다. 2012년의 상반기 가요계는 버스커버스커가 주름 잡았다.

조금 뜸금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문득 나는 최근에 본 인터넷 소설이 떠오른다. 그 소설의 주인공은 선대 고인으로부터 전해 받은 신공을 자신도 모르게 전해 받아 익히게 되는데 그 신공의 완성 조건은 바로 '꿈을 잊지 않는다' 라는 점이었다. 주인공은 무공의 고수가 되고 싶어 하지만 꿈을 버리는 순간 자신에게 이미 심어져 있지만 스스로는 모르고 있는 그 절대신공은 와해되어 버리고 만다. 필자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끼와 재능을 가진 많은 가수 지망생들 중 악동뮤지션처럼 타고난 재능을 어디선가 남모르게 갈고 닦은 이들이 오디션 프로에 나와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고 나름 화제의 참가자가 된다고 해도 끝내 자신의 개성을 지켜내지 못하고 남들과 닮아 가는 순간 진정한 경쟁력을 잃어버린다는 말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나 드라마의 완벽한 정답은 없지만 부분적인 정답의 조건은 이미 다 드러나 있다. 지구상의 60억 인구 모두가 각각 가지고 있는 서로 닮을 수 없는 자신만의 개성이 타고난 재능과 만났을 때 특별한 매력이 생기게되고 그런 매력이 가수나 배우에게 특별한 경쟁력을 만들어 준다. 악동뮤지션과 같은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꽃피울 줄 아는 꿈나무가 만일 다른 버스커버스커와 같은 길을 걷지 않고 남들과 닮아 간다면 이수현양의 매력적인 음색도, 이찬혁군의 창작능력도 경쟁력을 잃어 버릴 수 밖에 없다.

오디션 프로 참가자들 뿐 아니라 이미 가수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 중에 정말 싱어로서의 능력이 대가의 수준에 이른 가수들이 정말 많이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인기가수가 되었지만 또 아무리 노래를 잘해서 데뷔조차 못하는 경우가 숱하게 많이 있는 것이다. 

타고난 끼와 재능 중 독특한 음색이 불과 얼마전까지 오디션프로의 가장 큰 화두였다면 이제 다시 경쟁력에 힘을 실어줄 창작능력이 다시 부각받고 있다. 그런데 다른 재능과 달리 창작능력은 가장 특별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별다른게 아니라 그런 도전을 하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대개 가수를 꿈꾸는 지망생들은 음악에 대한 기본기를 학원에 가서 익히고 보컬과 춤 레슨을 받지만 그 중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이는 예나 지금이나 그리 많지 않다.

싱어송라이터의 길은 좁은 문이다.

잘생긴 외모에 키크고 예쁜 남여 아이돌 그룹이 많지만 외모역시 특별한 외모만이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가창력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좁은문에 해당하는 창작능력이 더해진 가수들은 대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이다. 나는 가수를 꿈꾸는 이들이 모두 창작의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도전은 해보라고 주문하고 싶다. 좁고 어려운 길이지만 그안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낼 수 있다면 금맥을 찾은것과 다름 없는데, 너무 좁아 보인다고 들어가려 하지 않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물론 입구에 들어섰다가 다시 돌아 나오게 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다른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넓고 큰 길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치열한 경쟁 보다는 나아 보인다.

 

케이팝스타에 나오기 전 유튜브에 공개된 다리꼬지마,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재치와 재능이 남매로 구성된 듀엣 악동뮤지션을 더욱 멋드러지게 보이게 하고 있다. 재능이 사람의 매력에 있어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대목이 아닐까.

다리꼬지마 가사
다리꼬지마 다 다리꼬지마
다리꼬지마 다 다리꼬지마

네가 시크를 논해 내 본능을 건드려, 앞뒤 안가리고 다리 치켜들고 반대 다리에 얹어
다릴 꼬았지 아니꼬왔지
내 다리 점점 저려오고 피가 안통하는 이 기분

네가 도도를 논해서 내 본능을 건드려
주멀 불끈쥐고 책상 내리치고 모두를 주목시켜
다리 꼬았지 배배 꼬였지
발가락부터 시작 돼 성장판 닫히는 이 기분

거들먹 거리는 너의 그 모습에
내가 진리다 라는 눈빛 가득한 그 모습에
고내한 승붕욕이 불타올라 짧은 다릴 쭉 뻗고 다릴 꼬았지

다리꼬지마 다 다리꼬지마
다리꼬지마 다 다리꼬지마

필자가 예전에 즐겨하던 MMORPG게임이 있었는데, 역할분담이 확실했던 그 게임은 탱커와 딜러 그리고 힐러로 파티 혹은 공격대를 만들어 보스몬스터를 공략하는게 주요 컨텐츠였다. 그런데 대다수는 공격을 전담하는 딜러가 되려하지 공격대를 지휘하고 복잡한 미로와 같은 던전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탱커와 치유를 담당하는 힐러를 하려는 이는 상대적으로 소수였다. 물론 이런 역할 분담은 적성이 맞아야 함이 기본인데 대개 탱커와 힐러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맞는지 안맞는지도 모르고. 탱커와 힐러의 수도 적잖고 그중에서 실력이 있고 없고가 나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성이 맞아 인정을 받게 되면 게임을 적극적으로 즐기는데 있어서 훨씬 더 많은 기회를 보장 받을 수 있었다.

좁은길을 걷다 좌절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장점이 있다. 어찌 보면 아이돌시대가 열린 이후로 좁은길안에 장애물이 지나치게 많았다고는 하지만 이제 다시 그 장애물이 치워지고 좁은길이 조금은 더 평탄해지고 있는 이때 악동뮤지션과 같은 꿈나무들이 기회를 잡을 시대가 도래했음이다. 연애도 사업도 타이밍이라고 햇던가. 나는 K팝스타에 얼마나 더 많은 재능있는 참가자가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악동뮤지션이라는 특별한 듀엣을 보게 된 것만으로 이미 만족하고 있다. 내가 악동뮤지션에게 하고픈 말은 크고 더 넓어 보이는 길로 가야 한다는 유혹에 지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가라는 말이다. 90년대 스타중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는 스타들이 대개 그러했다. 신승훈, 이승환이 그랬고 이후 자우림 등이 그런 길을 걸었다. 가장 최근에는 앞서 말한 버스커버스커가 있다. 혹여 허각과 같은 순수한 의미의 노래 실력을 가진 참가자들이 이번 시즌에 다수 등장하여 악동뮤지션을 제치고 한발자국 더 앞서 가게 된다 하더라도 나는 오히려 악동뮤지션의 앞날이 더 밝을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전하면서 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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