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드라마가 한창 방영중에 같은 제목의 책을 보게 되어 리뷰를 작성해 봅니다.

김춘추라는 인물에 대해 그동안 우리는 잘 모르고 평가해 왔던 경향이 있습니다. 글을 읽으며 느낌점들을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소설이기 때문에 소설 속 주인공에 대한 일생을 쫒아 가며 보다 보면 주인공에 대한 애착이 생기게 마련인데, 실은 이부분에 대해 잘 전제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대부분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기록을 신뢰 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 링컨에게도 공이 있고 과가 있다면 비판할건 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물론 예를 든것 뿐이고 링컨은 위인임은 분명합니다. 아무튼 책을 통해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들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지금까지 갖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소설 김춘추에서는 김춘추가 어떻게 문희를 아내로 삼고, 딸을 잃고 복수를 꿈꾸게 되며, 선덕여왕의 유지를 이어 대왕이 되어 가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줍니다. 소설의 묘미는 이런 데에 있기 때문에 인물을 쫒아 그의 일생에 내가 동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춘추라는 인물이 나당동맹을 통해 복수와 삼한일통의 꿈을 이루려 하면서 본래는 고구려와 백제의 모든 영토를 잃어 버리기 위해 한 것은 아닐거라는 생각이죠. 물론 소설속에서도 그렇게 그려지고 있지만 아무튼 결론적으로만 보면 고구려와 백제의 멸망외에는 신라가 얻은게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잘한 일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상에서 김춘추는 삼한 중에서도 가장 소국이면서 약한 신라의 후예로 태어나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고 왕이 되어 큰 꿈을 꾸었던 비범한 인물인것 또한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그가 꿈꾼 통일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은 비판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인것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전 어떤 일에 대해 이렇게 드라이하게 바라봅니다. 잘 한 일이 있다고 해서 못한 일을 덮거나 옹호하려 하지 않는 그냥 냉정하게 보려 하는 스타일이죠.

그리고 책에서 지략과 권모술수, 냉철함과 따뜻한 인간애를 모두 갖춘 대왕인것으로 그리고 있지만 리뷰를 작성하는 전 역사상의 인물에 대한 호평을 믿지 않는 편이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자와 약간 의견이 갈립니다. 그가 분명 비범하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따랐던 것만은 분명하겠지만 성격이나 그외 여러 호평들은 그저 역사책이나 소설속 내용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기록에는 지배자의 관점에서 미화 시키는 부분이 분명 짙게 배어 있다는게 제 평소 생각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흔히 김춘추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그가 왜 그렇게 나당동맹을 하려 했다는 점이다. 책을 읽게 되면 이 점을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

단, 몇가지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그가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십수년의 복수를 위해 절치부심한 것만 보아도 가족애가 남다르고 포기할 줄 모르는 집념이 있다는 점이죠.

전 당시 고구려와 백제 신라는 나란히 삼국이라 불리우고 있지만 대등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신라는 일시적인 위험이 있어도 나라의 세가 약해지는 정도로 그치지만 고구려는 위기가 곧 멸망으로 이어질만한 위치에 있었죠. 시대 흐름은 그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구려가 연개소문 이후로 사분오열 되었을 때는 사실상 대국으로서의 위치를 지킬 능력이 되지 못해 멸망하였으므로 나라의 흥망성쇠에 신라가 종지부를 찍어 주었던 것은 어찌 보면 결국 그리될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필자는 또한 삼한의 통일이라는건 당시의 어떤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소설에서는 그것이 대의인것으로 표현하지만 당시의 삼국은 뿌리를 같이 하는 나라라는 인식외에 같은 민족 같은 나라라는 인식이 과연 정치를 하는 집권세력 외에 일반 국민들이 가지고 있었을까 라는 의문도 있습니다.

아무튼 김춘추의 일생이 궁금하시다면 이 책 <대왕의 꿈 김춘추>를 추천해드립니다.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아쉬워 하는 고구려의 영토를 빼앗기게 된 나당동맹이 이뤄진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말입니다. 애초에 고구려는 연개소문 이후로 일치단결되지 못하고 사분오열 되지 않았다면 나당동맹에 무너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연개소문의 세 아들은 하나 같이 무능하고 욕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고구려의 운명이 사실상의 풍전등화였던 것이죠. 내분 보다 무서운게 없다는건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김춘추라는 인물이 나당동맹을 통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왕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책은 그가 왜 그러한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를 넓힐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책은...

첫째, 김춘추의 일생을 따라 가며 흥미롭게 읽어가며 이해를 높일 수 있고,
둘째, 왜 김춘추는 나당동맹을 하려 했는지.
셋째, 근래 방영중인 드라마와의 차이점을 살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요소라는 점

전 책을 좋아 합니다.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여러 시각을 읽어 볼 수 있으니까요. 이책 '김춘추 대왕이 꿈'은 지금까지 잘 다뤄지지 않았던 인물을 다루고 있기에 더욱 흥미롭게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만일 조금 더 기회가 되고 시간이 된다면 같은 맥락으로 의자왕이나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나란히 보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책을 읽으면서 당시의 삼국과 주변의 정세가 어떻게 돌아갔고 각 국이 할 수 있었던 최선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다른 평가를 내리 수 있겠습니다만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김춘추는 신라인으로서는 걸출한 인물이며 그가 어떻게 왕이 되어 복수를 꿈꾸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해는 넓힐 수 있었지만 온전한 삼한일통을 꿈꾸기에는 신라 자체의 역량이 부족했다는 것 또한 다시 한번 알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구려가 삼한일통을 해야 했었다고 말하는 것은 분열된 고구려가 아닌 온전한 고구려였다면 영토를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인데, 불운하게도 고구려는 그렇지 못했고 신라에는 김춘추가 있었습니다.

끝으로 책의 겉표지에 적혀 있는 문구 하나를 덧붙이며 마치겠습니다.

"김춘추가 태종 이세민과 약조한 대로 동부여(지금의 러시아 연해주)에서부터 광활한 요동과 요하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한반도의 열배가 넘는, 대부분의 고구려 영토가 당나라에 귀속되어, 천 삼백여 년이 흐른 오늘날까지 돌이킬 수 없는 중국의 영토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말았다. 정녕 이를 두고 천추의 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