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4, 치명적인 단점 노출된 정준영이 아직 기대되는 이유

오디션 프로그램의 딜레마는 우수한 참가자로는 부족하고 화제가 될 만한 사연과 개성강한 참가자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번 슈퍼스타K 시즌4는 약간의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게 눈에 띄입니다.

지난 시즌은 울랄라세션의 독주에 강력한 복병이었던 투개월과 버스커버스커가 있어서 아주 절묘한 조합이 가능했었죠. 그런데 이번엔 화제가 되는 남성 참가자들은 여럿인데 여성참가자는 없어서 조금 아쉬운 감이 적잖이 있습니다. 이게 눈에 크게 띄는 부분은 아닐지 몰라도 어느정도 시청률이나 보는 재미에 영향을 줍니다.

아무튼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정준영은 지난번 고음처리에서 치명적인 단점을 드러내고 말았는데요. 단순한 삑사리어서 컨디션이 좋으면 해결될 그런 문제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어떤 노래를 선곡하고 부르느냐에 관심이 옮겨가게 하더군요.

 

'먼지가되어' 정준영 로이킴의 음원이 강세인 이유

'먼지가되어'가 아직도 음원사이트에서 다른가수의 신곡이 나오면 잠시 2위 자리로 내려왔다가 신곡효과가 사라지면 다시 1위를 거머쥐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로는 이하이의 노래 '1234'가 1위인 상태)

이런 현상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정준영의 스타성이 그냥 말뿐이 아니라 실재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의 음원이 각광받고 있는 것일까요? 필자는 이를 이렇게 분석합니다.

남여 모두 공히 좋아할 수 있는 장르적 특성을 갖고 있음에도 지나치게 협소해지고 지나치게 외면 받아온 록의 느낌을 정준영이 살려냈다는 것입니다. 록을 해왔고 좋아 하는 정준영의 목소리의 한계는 불과 일년전의 버스커버스커가 연상됩니다. 특히 이번 참가곡 '아웃사이더'에서 더욱 확실히 드러났습니다. 고음 처리 부분이 불안정 한것이 다시 한번 드러났지만 그럼에도 아웃사이더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최근 볼 수 없는 스타성 있는 록커의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돌이 지고 개성이 강하거나 실력파 솔로가수들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기성 가수 뿐 아니라 신인가수가 이런 분위기에 덕을 본다해서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신성우나 김경호 같은 실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록커가 없었던게 아닌데 지금에 와서는 지나치게 보이지 않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FT아일랜드나 CNBLUE는 일반적인 록의 계보를 잇는 그런 록커라기 보다는 아이돌밴드의 느낌이 강하고 실제 그들의 히트곡을 들어보면 록의 느낌 보다는 밴드가 합주하는 아이돌음악에 가깝습니다. 이에 정준영과 같이 앞서 말한 가수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후보가 나타나는건 반가운 일로 보여지며 음악팬들은 조심스럽게 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요즘 가요계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해도 록이 차지할 수 있는 시장의 파이는 크게 확대되거나 하긴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그러니 한정된 파이내에서 스타로 발돋움 하는 것 역시 어렵다는 것인데, 요즘은 그런 문이 너무 오래 닫혀 있다가 살며시 열리고 있다 보니 정준영처럼 록을 좋아 하는 록커에 대한 기대치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시청자들이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가면서 TV를 보진 않겠지만 결국 '먼지가되어'라는 곡이 (잠시라면 말도 꺼내지 않겠죠) 장기간 음원차트에서 1~3위 사이를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오간다는 건 그 만큼의 수요가 잠재되어 있었다는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대신 록커들이 너무 많아지면 또 다 같이 힘들어 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만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두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부분은 가요제작사 관계자들이 생각해볼 문제이기도 하구요.

실력파 혹은 개성파가 중요한 이유

동성의 음악은 본능적으로 잘 듣지 않게 됩니다. 특히 아이돌음악일 경우는 이런 경향이 극명하게 두드러집니다. 평소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다가 이번에 한번 풀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삼촌팬이라 불리우는 남성팬들이 남성아이돌 그룹의 음원을 소비할까요? 답은 하긴 하는데 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러니까 탈 아이돌 시대를 맞이했다는 것은 남자들이 실력으로 인정하거나 개성으로 인정하는 남자 가수가 나타나면 다시 지지를 보내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우리는 흔히 이승환을 라이브의 황제라고 부르곤 합니다. 실제 국내에서 이승환보다 공연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전무하다시피하죠. 그러나 그런 저력의 밑바탕엔 그가 만드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의 앨범은 과거 신승훈이나 김건모 정도에는 못미치더라도 타 가수들을 압도하는 꾸준한 성적을 낸 바 있는데 여성팬들만이 이승환의 음반을 소비했던게 아니라 그중 상당수는 남성팬들이 있었습니다.

여자아이돌로 넘어가면 더욱 차이는 확실히 드러납니다. 10대 여성중 적지 않은 수가 2NE1과 같은 실펵파를 선망하며 지지합니다. 실력이 좋고 개성이 강한 워너비스타일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죠. 이런 저런 이유로 걸그룹이 많고 강세인듯 보여도 실은 일정 숫자 이내에 국한되어 있고 새로이 치고 올라오는 걸그룹이 사실상 거의 보이지 않는데에는 이런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정준영 이야기를 하다 옆으로 많이 샌듯 보이지만 실은 여성들이 정준영을 지지 하는 거야 스타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하겠지만 남자들도 실은 '먼지가되어'와 같은 스타일의 노래를 정준영과 같은 목소리로 부르길 기다려 왔다는 말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버스커버스커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되는데 둘의 특성은 좀 달라 보여도 성공가능성의 근본원인은 비슷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특히 10대 부터 30대까지 두루 소비 가능한 그런 음악은 아직 문이 활짝 열려져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30대 남성들은 가수가 누구냐보다는 노래가 어떤가를 더 중점적으로 봅니다. 흔하지 않은 무한도전 가요제 음악을 듣고 정현돈의 개가수 음원을 소비하며, 때론 씨스타의 노래도 듣습니다. 현재 정준영이 부르고 있는 노래는 그의 스타일을 대변하고 있는데 '먼지가되어'는 김광석의 노래고, '아웃사이더'는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죠. 이런 스타일의 수요가 분명 존재 하고 있음에도 지나치게 보이지 않고 있었다가 이제 정준영으로 인해 다시 21세기버전으로 새롭게 재부각 될 가능성이 보인다는 주장을 전하며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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