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4, 밀당은 필수지만 과해선 안되는 이유

"우리 연애할 땐 밀당 없었어요"

결혼한지 얼마 안된 신혼부부가 아닌 최소 십수년된 부부의 경우 이런 말을 하는 걸 종종 보기도 하지만, 그냥 립서비스일 가능성이 많다고 보면 된다. 남여가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서로의 매력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밀당(밀고당기기)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운데 그런일이 없었다고 하는건 밀당의 정도와 횟수가 약해서일뿐 전혀 없었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이다.

 여자 연예인들의 노출도 그렇고 나쁜남자의 매력이라는 것도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되겠다. 씨스타처럼 'Ma Boy'와 '나홀로'를 부를 때는 다른 걸그룹이 보여줄 수 없는 건강한 섹시함이라는 무기를 내세워 적극적인 안무를 보이다가 남들이 여름이 다가오자 다른 걸그룹들은 섹시컨셉을 내세워 활동하려 하는데 오히려 씨스타는 '러빙유'라는 곡으로 건겅한 발랄람으로 컨셉을 바꾸어 차별화에 성공했다. 가히 가요계의 밀당 소녀들이라 할만 하다.

나쁜남자의 매력이라는 것도 실제 정말로 나쁜짓하는 남자가 아니라는 것과 어떤 의미로 매력이 가일층 더해지는 것인지에 대해선 생략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않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밀당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그 균형을 잃는 순간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위험성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쉬운 예로는 극심한 이미지소모를 감수하고 무분별하게 취하는 섹시컨셉의 안무로 활동하는 걸그룹이다.)

슈스케의 장점은 다른 오디션 프로에 비해 많다. 먼저 슈스케 출신 스타가 많다. 허각과 버스커버스커는 초대박을 친 경우이고 화제의 인물들도 대박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케이스는 훨씬 더 많다. 울랄라세션, 투개월, 서인국, 장재인, 존박 등 외에도 데뷔를 이미 했거나 예정인 케이스가 타 오디션 프로들을 압도하고 있다. 결국 이렇게 된 데에는 원조라는 이미지도 한 몫 했지만 슈스케의 화제의 참가자에 대한 이미지메이킹과 프로그램 종료 이후의 사후지원이 보이지 않게 큼 힘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핵심은 바로 스타성이 있는 참가자의 발굴 능력이다. 보이지 않게 숨어 있는 이 장치야 말고 프로그램의 경쟁력이고 타 프로가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예컨데 위대한탄생은 예선부터 본선까지의 모든 과정을 일일이 다 보여주면서 화제의 인물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결국 그들은 모두 차례 차례 떨어지고 말았다. 프로그램은 그때그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그런 반응 하나 하나가 모여 프로그램의 경쟁력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오디션 과정상에 탈락하는 이들에게 집중하면서 얻는 득과 실이었다. 반면 슈스케는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함에도 불구하고 예선의 과정을 길고 지루하게 편성하지 않았다. 이런 점이 보이지 않는 신선함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 드라마도 재미 있지만 한국드라마에선 찾아 볼 수 없는 미국드라마의 재미가 겹치지 않게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두터운 미드 시청자들이 있는 것처럼 슈스케는 보다 압축되고 스피드 있는 전개와 중간중간 화제의 인물을 부각시키는 편집으로 타 프로와는 완전한 차별성을 갖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그 경쟁력은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언론매체나 사람들은 정준영과 로이킴 유승우등 화제의 인물에 지나친 비중을 할애 하는 것 아니냐며 지나친 편집의 문제점을 분석하지만 필자는 다른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슈스케4는 기존 1,2,3에 비해서도 심하게 안타까운 탈락자가 적다. 위탄이 장기간 방송하면서 너무 많은 안타까운 탈락자들을 만들어 내면서 시청자들을 힘들게 해놓고 막상 생방송에서의 긴장감을 잃어 버렸던 것과 달리 슈스케4는 온통 정준영과 로이킴에 집중하는 바람에 오디션 과정상의 매력을 지나치게 잃어 버렸다는 점을 지적하고픈 것이다. 어짜피 화제의 인물을 오디션 과정에서 미리 선별해놓고 그들을 중심으로 편집하는게 기존 슈스케의 전통이나 다름 없으니 그걸 조금더 특화시키겠다는 의미인듯 하나 이는 밀당이 과하면 오히려 지쳐서 포기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것과 비슷하다.

슈스케3까지 사람들은 화제의 인물이 톱10안에 들게 된다는 공식 아닌 공식을 언급하면서도 이를 그저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로만 말해왔는데, 이젠 같은 말을 하면서도 심드렁한 태도로 말하게 되었다.

밀당은 긴강감을 만들어내고 그 김장감이 호감와 애정의 형성에 기여하게 되면서 긍정적인 것이지 짜증을 유발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여담으로 필자는 종종 올해로 예순셋이 되신 어머님의 시청반응을 눈여겨 보곤 하는데 항상 밤 10시 이전에 주무시지만 슈스케가 방송할때는 꼬박꼬박 시청하셨는데 지난주에는 돌연 채 30분도 되지 않아서 별말 하지 않으시고 그냥 방에 들어가 버리셨다.

다시 강조하지만 오디션프로의 진짜 경쟁력의 으뜸은 실제 그 프로를 통해 스타가 탄생하는가 여부이고, 그렇게 되기 위한 사후지원이다. 그러나 이런 최우선 가치는 그냥 만들어 지는게 아니라 화제가 될 만한 시청률과 복잡한 과정상의 단계가 필수적이다. 전단계가 없으면 결과도 만들어 질 수 없다는 말인데, 슈스케4는 전제조건에서 흔들리고 있는게 여실히 보이고 있다.

 슈스케가 올해만 방송할 것이 아니라면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이글에선 주장하고 있다. 설혹 정준영 및 몇몇 화제의 인물들이 압도적인 분량을 할애 받는건 그만큼 그들 외엔 딱히 내세울 인물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일부의 말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편집을 잘못해서 안본다는 말이 나와서는 안된다. 애정을 갖고 시청하는 한사람으로서 제작진이 이 점을 좀 알아 주었으면 싶다.

어짜피 이글에서 미드 이야길 꺼낸김에 다시 하나의 비유만 더해 보겠다. 필자가 즐겨 보는 미드의 특징 중 한가지는 한회분량인 40분동안 한국드라마 70분 이상의 내용을 담아내는 구성력이다. 그런데 잘 보던 어떤 미드가 시즌2에 들어서서 돌연 막장코드가 등장하고 미드다운 몇몇 특징을 잃어버린다면 굳이 그 미드를 시청할 이유가 있을까? 차라리 한국드라마가 그런면에서는 더 나은데 말이다. 반면 지나치게 압축시키려다가 시청자들의 이해도마저 떨어뜨려서는 안된다.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다 같이 그럴 것이다 하면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을 그런 편집이 필요하다. 논란이 되면서도 그 끝에 부정적 결과가 아닌 긍정적 결과가 기다릴 수 있는 슈스케만의 장점을 다시 되살리길 기대하며 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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