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드라마어워즈, 옥탑방왕세자의 4관왕에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

- 박유천의 네티즌인기상
- 박유천의 한류드라마 남자배우상, 한지민의 여자배우상
- 한류드라마 최우수작품상

근래 들어 입에 자주 담는 말이 있다.

"정도껏 하자"

세상일이 늘 공평하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늘 행복한 일만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는... 그렇게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이기는 하지만 간혹가다 '이건 심해도 너무 심한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경우가 좀 자주 있다 보니 입에 "정도껏 하자" 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상이라는게 어떤 기준이라는게 있어야 하는데 대중이 기대하는 그런 기준이 아니라 전혀 엉뚱한 기준이라는게 표면에 드러날 때가 있고 아닐때가 있다. 2012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선 바로 이 기준이 모호하다는걸 스스로 증명하는 결과가 나왔다.

 

"정체를 밝혀라"

세계 각국의 유명 드라마 출품작 중에서 유독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독일의 작품들과 연기자들이었다. 연기상 남자 부분에 신하균이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독일의 '요나스나이'가 받았고 여자연기상 역시 독일에서 가져갔으며 단편부분 최우수상도 가져갔다.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만큼 온통 독일 잔치였다. 이런 부분 하나하나에서 상의 성격과 그 성격에 걸맞는 권위가 만들어 지게 된다. 즉 신하균의 그 미친 연기력에 비해 요나스나이가 더 낫다고는 볼 수 없으니 당연히 그 작품의 작품성과 세계 문화계에 미친 영향력등을 감안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서울드라마 어워즈가 순수한 성격을 더 반영하는 스타일이라면 신하균을 주었을 것이나 그렇지 않고 요나스나이를 주었다는 것은 대중적 성격에 초점을 더 맞춘 드라마라 정의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해석의 결과는 연속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상마다 예측을 벗어난 결과가 나오는 이유다. 기준이 도데체 뭘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런 의문은 작년에도 있었고 재작년에도 있었다. 그러니까 다시 정리하자면 서울드라마어워워즈라는 상의 성격은 시상식이 시작된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확실히 정립되지 못했고 에매모호한 채로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여담이지만 몇몇 상에서의 공동수상은 참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챙피한 일이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옥탑방왕세자의 4관왕은, 상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나아가 한국드라마의 미래마저 어둡게 한다.

옥탑방왕세자는 퓨전 판타지 성격의 드라마로 겉은 코믹한 모습으로 포장되어 있으나 안으로는 후계자 다툼과 같은 전형적인 설정과 연결되는 드라마였다. 초반 웃음폭탄을 안겨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듯 했으나 몇회 지나지 않아 시청율 상승 곡선을 이어가지 못하고 오히려 약간은 다운된 상태에서 종영을 맞았다. 입소문이 나서 새로운 시청자를 끌어 들이고, 보던 사람은 계속해서 보게 되면서 후반부로 갈 수록 시청률에 탄력이 붙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오히려 반짝 관심을 받다가 그 관심을 유지시키지 못하고 새로운 신규 시청자의 창출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쉽게 말해서 12~15%사이를 오가던 범작이었다. 물론 혹평을 받을 만큼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대박이라 말하기는 뭣한... 그저 취향이 맞을 경우 재밌게 볼 수 있었던 드라마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옥탑'을 끝까지 감동 받으며 보았다는 분들도 적잖으며 그들이 느낀 재미와 감동을 존중한다. 그러나 모든 인기 드라마의 시청자들 역시 그런 감동을 받으며 본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시청자 각각의 감동의 크기를 어찌 다 수치화하여 평가할 수 있을까! 그러니 객관적 지표를 감안하고 인터넷이나 화제성 측면의 여러 지표들을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옥탑방'은 14.9%의 시청률로 마감했고, 경쟁작인 적도의남자(13.8%)와 더킹2하츠(10.4%)의 부진속에 상대적인 수혜를 입었음에도 중박 수준에 머무르고 말았다.

2012년의 대박드라마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최고의사랑, 반짝반짝빛나는, 내마음이들리니, 공주의남자, 뿌리깊은나무, 싸인 등등이 있으며 '웃어라 동해야'와 같은 일일드라마를 더할 경우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대박이라고까진 못해도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로는 마이더스, 보스를지켜라, 여인의 향기, 브레인, 49일, 드림하이1 등이 평균 시청률 16~19%사이를 기록하였다. 2012년을 빛낸 이런 여러 훌륭한 작품들의 제목을 훑어보다 보면 옥탑방왕세자가 앞섰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은 얼마 보이지 않는다.

장르로 봐도 대중성에 작품성을 더해 온갖 화제란 화제는 모두 몰고 다녔던 뿌리깊은나무가 체감상으로는 50%이상이지만 실제 시청률은 방영 중반에 이르러서야 20%를 넘길 수 있었고, 최종시청률은 25.4%를 기록했다. 장르 자체가 갖는 한계가 있었기에 '뿌나'스타일이 드라마가 갖는 최대치를 이 작품이 기록했다고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막장코드를 답습하거나 여심을 아주 강하게 자극하는 드라마는 20% 정도는 수월찮게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경우가 적잖았다. 해를품은달이 그런 경우. 화제를 모으던 때에 이미 30%를 넘어서 있었고 중후반으로 접어들때는 의례 당연한듯이 40%고지를 넘겼다. 막판에는 꿈의 시청률을 기록할 것을 의심치 않는 분위기였다.

그럼 결국 서울드라마어줘즈에서 상을 주려면 시청률을 근거 하던지 아니면 작품성이나 장르적 특성 그리고 글로벌 시상식 답게 각국의 고유의 문화를 접목하는 부분에 있어서 가산점을 준다던지 하는 평가 기준이 두드러지게 보여졌어야 했는데, 한류 드라마 부분을 따로 시상을 하게 되었을 때 모호한 상의 성격이 탄로가 나게 되었다.

 

 

끌고 나가는 한류 vs 끌려 오는 한류

주몽은 여러 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주몽은 한국에서 대박을 친 드라마였고 종영후 지금까지 세계 각각국에 팔려 나갔으며 지금도 곳곳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 '허준' 이 그렇고 대장금이 그렇다. (허준의 전광렬이 올해 이라크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잘 만든 작품이 부가가치를 끊임 없이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검증된 작품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게 되기도 하지만 해외 수출을 목적을 만들었는데 미미한 반응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어느쪽이든 문화산업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관련된 모두가 힘을 합쳐 나아간다는 점에서 누가 옳고 누가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서울드라마어워즈가 권위 있는 시상식이 되려면 이런 고려해 봐야할 점들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는 결과물들을 세상에 계속해서 일관되게 내어놓아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한류드라마 남자 배우상, 한류드라마 여자배우상을 모두 옥탑방왕세자의 박유천과 한지민이 수상했다. 쉽게 받아 들이기 어려운 수상 결과 였으나 여기까지는 큰 문제라 볼 순 없다. 왜냐면 상의 성격이 한류의 본거지인 한국내에서의 반응 보다 해외팬들의 반응에 조금더 무게 중심을 더한 결과라고 받아들이면 나름 이해가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류드라마 최우수작품상마저 '옥탑방 왕세자'가 차지하게 되었을 때 문제가 생기게 된다.

앞서 언급한 대박드라마들은 인기도 얻고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이 없는건 아니나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것). 수상을 모두 시청률로만 따질 수는 없지만 작던 크던 어느정도의 영향은 미치게 된다는건 일반 시청자들의 상식이다. 이 상식을 뛰어 넘는 결과가 나오려면 굉장한 연기가 있었다던지 아니면 해외 반응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던지 해야 하는데 옥탑방왕세자는 해외에서 반응이 좋은 정도에 국내에서는 중박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작품상까지 주었다는 것은 시청률을 근거로 하는 것인지 해외반응이 가장 큰 기준인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작품성이 최고라고 보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게 된다.

방영 중 12%전후에 최종 1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보고 또한 호평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작품들이 많은 상황에서 그런 호평받은 드라마들 보다 월등한 작품성을 '옥탑방왕세자가'갖고 있었던 것일까?

가장 최악은 말 그대로 '옥탑방왕세자'가 최우수작품이라 결론 내린것 아니냐는 추정이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결론을 내렸다면 달리 반박하진 않겠으나 몇가지 지적은 하고 싶다. 필자가 보기에 어워즈의 심사위원들이 대중의 반응을 정확히 읽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그게 아니고 정말 '옥탑방왕세자'를 가장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한류 드라마로 여긴다면 그들에게 앞으로는 심사를 하지 않기를 권고 하고 싶다.

"뿌리깊은 나무에 대상을 주면 면죄부를 받는 것일까"

공주의남자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25.8%였다. 대상을 받은 뿌나와 크게 다르지 않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작품성에 대한 평가나 세간의 반응은 단순히 시청률로만 판단 할 수 없고 당시 대중들은 그해의 모든 드라마 중에서 뿌나를 단연 최고의드라마로 손꼽는것을 주저 하지 않았다. 

 국내 시청률 기준에서 보면 '옥탑방왕세자'를 앞서는 수십편의 드라마가 존재한다. 장르적 특징이나 작품성, 화제성 등의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한류의 근간이 되는 한국 본토의 반응과 시청률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임이 틀림 없다. 물론 이것 보다 더 중요한 어떤 심사기준이 있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지만 '옥탑방왕세자'가 한류 작품상과 남여 연기자 상을 모두 가져간 결과를 이해시킬만한 기준이 따로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주고 싶은 대로 준다' 일 뿐, 특별한 심사기준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점이 바로 시청자들이 이번 시상결과에 어처구니 없어 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 할 수있다.

p.s 옥탑방왕세자를 재밌게 본 시청자들은 축하를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글은 넒은 의미의 대중의 선택을 왜곡시키는 시상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옥탑방왕세자'라는 대중적 장르의 작품이 평가기준에 닿지 못하는 시청률을 냈으므로 그 보다 더 많은 선택과 호평을 받은 작품들을 뛰어넘어 4관왕을 차지 하는것은 무리라는게 필자의 주장입니다. 해외판매량이 좋은 것만으로 상을 준다면 그 상의 권위는 거기까지인 것이죠. 이는 마치 싸이열풍이 음원사이트를 점령하고 온 동네방네 다 싸이 노래를 듣고 있는데 몇몇 팬덤이 방송사1위를 두어차례 돌아가며 차지하고 다시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싸이열풍이 계속되자 그제서야 1위를 준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수십만 팬덤이 그 보다 수배에 이르는 훨씬 더 많은 대중의 선택마저 왜곡시키는 모습이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도 나타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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