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아이돌이 아닌 배우랑 친해져야 시청율 회복된다.

놀러와가 이제 399회를 맞이했다. 다음주면 대망의 400회다. 400회가 다가오면서 놀러와의 위기에 대한 여러 진단기사 및 포스트가 올라오고 있다. 나는 이번 글에서 그런 분석에 나오지 않는 시점으로 해석한 주장을 제기해보려 한다.

다음 스크린샷을 보자.

눈에 띄는게 없는가? 온통 가수와 개그맨이다. 그것도 너무 많은 숫자로 채워져 있다. 배우와 탤런트 혹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주 놀러와의 위기를 진단하는 기사에서는 가장 최근 회차인 슈퍼주니어와 소방차가 출연한 398회를 바탕으로 분석하는 바 이미 여러 예능프로에 짧은기간에 집중 출연해서 이미 풀어놓을 이야기 다 풀어놓은 소방차와 슈퍼주니어를 나란히 데려다 놓고 시청자들이 무엇을 더 기대할게 있겠느냐는 지적을 했다. 물론 이런 분석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보면 게스트의 섭외 기준의 균형을 잃은점이 더 크다는게 필자의 주장이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해피투게더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바탕으로 개그맨들이 진출하고 싶어 하는 프로 자체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조금만 인기를 끌어도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려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프로그램 자체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는 길을 계속해서 간다는건 공멸하자는 이야기가 아닌가.

대한민국은 요즘 토크쇼 전성시대다. 고쇼, 강심장, 승승장구, 주얼리하우스, 놀러와, 해피투게더, 비틀즈코드, 라디오스타외에 음악프로인 유앤아이나 스케치북도 어느정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 그럼 지나치게 포화상태라는 말이냐면 그건 아니다. 새로이 떠오르는 스타들이 있고 아직 출연하지 않은 입담 좋은 연예인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까 토크쇼의 숫자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기도 어려운 구조이니 걱정할 것이 없고 단지 누가 더 기획력을 가지고 게스트를 섭외하고 잘 만든 코너로 재미를 살리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말이다. 단, 과거에 비해 조금은 더 경챙이 치열해져서 변화에 앞서가지 않으면 뒤쳐지게 되는 속도가 가팔라 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조금 가혹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먼저 고정게스트를 정리해야 한다. 은지원의 경우 더 강력한 케릭터가 만들어 지도록 제작진과 진행 모두에서 서포트 해줘야 한다. 만일 이게 힘들것 같다면 과감히 배제시키거나 퇴출시켜야 한다. 지금의 은지원은 적절한 타이밍에 한번씩 터트리는 등 조용히 있는것만은 아니지만 특별하다고 말할 정도의 활약도 없다. 차라리 라디오스타에서 윤종신과는 조금 다른 깐족거림을 보여주는 규현보다도 존재감이 없다. 1박2일에서 그 번뜩이는 예감으로 제작진의 의도나 나누어진 다른 팀의 의도를 파악하던 감각적인 은지원은 어디 갔더란 말인가. 기회를 주고 푸쉬를 해주던지 말던지 양단간의 결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양배추나 우승민도 마찬가지이고.

게스트는 세가지 기준을 말하고 싶다.

01. 개그맨과 가수에 편중되지 말고 균형있는 섭외 기준을 잡자.
02. 백화점식 나열은 좋지 않다.
03. 토크쇼를 컴백쇼나 영화 홍보의 장으로 만들지 말자.

이 세가지 기준은 절대적이라기 보다 참조용이다. 그러니까 필요에 의해 적절히 섞어 주는건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다지만 지금처럼 온통 도배가 되고 전부가 되면 안된다는 주장인 것이다. 우리는 새 영화가 나오기 전에 놀러와와 승승장구 그리고 해피투게더, 런닝맨, 라디오스타 등에서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한동안 얼굴을 못보던 스타가 이런 예능에 나오면 새로 작품이 나오나 보다 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스타에 집중된 섭외로 인해 여러곳에서 중복된 섭외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TV시청자들이 모든 예능을 다 섭렵하는것은 아니기에 요일을 나눠 두어군데 나온다면 모를까 일주일에 서너차례 이상을 계속해서 보게 되면 출연자가 누군지 확인하고 바로 채널을 돌리게 되는것도 이상한일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특정 컴백 스타에 목매인 섭외를 하다 보니 스스로 경쟁력을 버리고 마는 결과가 생기게 된다. 출연하고픈 스타가 넘치다 보면 말도 안되는 주제를 붙여서 백화점식 나열을 한다. 시청자들 보고 채널을 돌리라고 강요하는것과 다름 없지 않은가 말이다.

 

이렇게 예쁜 효성도 자주 보면 매력이 매력으로 와닿지 않게 된다. 빅토리아 역시 마찬가지. 희소성의 원칙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제작진이 알아야할 필요성이 있다. 스타파워보다 희귀성이 더 강력하다.

안일한 섭외의 예를 단적으로 들어 보자.

요 근래 에프엑스의 빅토리아가 예능프로에서 전방위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실제 그런 활동중에 하나가 396회 '걸들의 전쟁' 스페셜이었다. 원더걸스 카라 브아걸 시크릿 에프엑스라는 당대 최고의 걸그룹의 리더들을 모아 리더들의 고충을 들어 보는 스페셜이었다. 이 스페셜이 진정으로 화제가 되고 높은 시청율을 기록하려면 다섯명 모두가 다른 예능프로에 많이 출연하지 않았어야 한다. 그런데 당시 선예는 수도 없이 많은 예능에 나왔고 빅토리아가 그랬다. 물론 전효성과 제아는 그리 자주는 아니지만 일단 둘을 중심으로 하는게 아니니 다섯이라는 숫자는 관심의 분산을 가져오고 일부는 식상함마저 느끼게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했을까? 필자가 제작진이라면 빅토리아를 섭외 하기 전에 두가지 선택지를 두고 선택한 후에 했을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빅토리아가 에프엑스로 컴백하게 되면서 다른 여러 예능에 출연할 것이 뻔하므로 다른 예능에선 다룰수 없을 정도의 많은 분량과 강력한 푸쉬를 해줘서 확실한 재미를 끌어 내던지 아니면 아예 섭외를 포기 하는 것이다. 기존의 관행을 생각하면 어려운 선택인듯 보이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하면 어렵지 않다. 요즘 대세 힐링캠프를 생각해보라. 무엇이 다른지. 힐링캠프가 잘나간다는 건 시청자들이 힐링캠프의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것을 말해준다.

놀러와의 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부탁하고 싶다. 제발 관행대로 가지 말라고. 도전하지 않은 프로의 미래는 없다. 개편에서 무려8년간이나 방송한 프로의 저력은 이런것이라고 보여주길 바라며 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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