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역대 드라마 최악의 결말이 된 결정적 이유 3가지

 

빅, 역대 드라마 최악의 결말이 된 결정적 이유 3가지

드라마 '빅' 이 종영되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눈망 동그랗게 뜨고 멍하니 있었다. 시간을 내어 봐준 시청자들을 농락하는 결말이었다. 필자는 이에 최악의 결말이 되어버린 세가지 이유를 들어 보고자 한다.

 

 
 

영혼체인지물, 전례를 살펴 트랜드를 만들었어야 했다.

예전부터 영혼체인지물은 있었으나 우리에게 친숙한 건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히로스에 료코가 주연을 맡아 열연해 화제가 되었던 영화 '비밀' 이 있고, 좀 더 최근에는 '시크릿가든' 이 있었다.

영혼체인지물의 갈등의 구조는 뻔하다. 참신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기는 어렵다. 이미 위의 두 작품처럼 비슷한 전례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그럼 결국 장점과 단점이 모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인데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 해야 했다.

그럼 장점은 무엇이냐. 크게 보면 참신하진 않을지라도 이민정과 공유 정도의 청춘배우라면 극을 흥행시키기에 충분한 아이템으로 수년에 한번정도는 조금씩 색다른 각색만으로도 먹힐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배우로서 공유의 매력은 이제 정점에 이르른 시기이다. 그 이전에도 얼마든지 매력 있고 이후로도 그렇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연기력이나 개인적 매력 모두에서 최고일 때가 요 근래라는 것이다. 그런 배우의 매력을 살리기에 적당한 소재였는데 아쉽게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원맨쇼가 되어 버렸다.

또한 영혼체인지는 당사자 끼리의 비밀을 가족이나 지인이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의 포인트이자 필수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럼 과거에도 써먹은 그대로가 아닌 색다른 방식을 취했어야 했다. '비밀'은 가족이 사고를 당해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으로 들어가며 시작된다. 아내로 대할 수도 딸로 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 묘한 긴장감을 갖게 한다. 시크릿가든은 남여 주인공의 영혼이 바뀌면서 로맨틱 코미디로서는 최고의 설정을 보여주었고 그 설정을 잘 살리는 것만으로도 대박이 날 수 있었다. 이런 긴장감은 여러 에피소드와 연결되기 좋다. 그런데 '빅'은 어떤가. 의사였던 약혼자와 제자가 영혼이 바뀐다해서 어떤 긴장감이 있을까? 그저 나이대에 의한 세대차 정도뿐이었다.

소재의 긴장감도 없으면서 전개의 긴장감도 없었다.

앞서 소재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이유를 이야기 하였다. 그런데 전개방식의 긴장감도 없었다. 나름 소설도 써본 입장에서 나라면 어떻게 내용을 진행시켰을지 잠시 소개해보면,

신원호는 5~6화 정도 사이에 이미 깨어나고 마지막회까지 공유와 신원호의 영혼은 두어차례는 바뀌었어야 했다. 그래야 수지와 이민정의 혼란이 극에 이르고 긴장감은 극대화가 될 수 있다. 이런 설정은 단순하지만 각 주인공들의 심리묘사는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공유와 영혼이 바뀌는 신원호의 연기를 접하고 '새로운 얼굴임에 비해 연기가 독특하고 괜찮네'라는 생각과 더불어 계속 이런 연기로 드라마를  끝까지 끌어가는건 어렵다고 생각했으며 이미 처음부터 영혼체인지가 여러차례 있지는 못할 것임을 짐작했다.. 그런데 긴장감을 유발할 설정도 부족한데 신원호를 다시 일으켜 세우지 않았다. 그러니까 한번 바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가다가 시청율도 같이 꼬꾸라진 것이다. 즉 '빅'은 한 12 부작 이내로는 적합할지 몰라도 그 이상은 애초에 무리였던  드라마인 것이다.

유종의 미가 없었다.

마지막 반전이 있길 바랬다. 많은 시청자가 그랬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으악' 비명만 나왔다. 도무지 홍자매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 3주차 방송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긴장감이 시청을 방해하더니 마지막까지 그대로였다.

JYP의 최후의 희망이라 불리우는 수지마저 건진게 없는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스타파워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어야 그 다음을 기약하기 좋은데 여러사람 체면 구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동시간대에 방영한 추적자와는 사뭇 다른 결과였다.

앞으로 '빅'의 출연자들에게는 숙제가 새로 생기게 되었다. 바로 '빅'의 이미지를 벗어나는 길이다. 작품도 케릭터도 다 같이 어려움에 처한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홍자매'에게도 숙제가 생겼다. 기획단계에서 한번 꼬인 설정을 그대로 밀고 나갔을 때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되었을 테니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