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가 신곡 '온리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뮤비를 보았습니다. 입이 떡 벌어집니다. 몰입해서 봅니다. 그리고 감동이 몰려 옵니다. 예술적인 안무와 춤솜씨에 소름이 돋습니다.

 

 

보아는 어릴때 한국에서 데뷔해서 지나치게 어린 나이에 데뷔한데다가 악성 루머와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일본으로 건너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다시 국내 인기까지 올라간 전무후무한 케이스의 여가수입니다.

국내에서 주로 활동하는 가수들도 몇년 뜸하면 인기가 급하락 하는건 피할 수 없는 일인데요. 보아 역시 오랜 국내활동 공백으로 지속적인 인기관리에 어느정도 한계를 보이다가 SBS 케이팝스타에서 SM을 대표하는 심사위원으로 참여 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화려한 활동 경력을 눈으로 보지 못한 청소년들과 과거의 흐릿해진 기억속의 보아의 활동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층이 늘어나면서 아직 스물 중반에 불과한 젊은 여성 솔로가수를 두고 한물간 스타 정도로 취급하는 분위기도 조금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쉬움일뿐 이런 반응이 진실을 왜곡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면 보아의 가창력이 돋보이는 영상은 국내활동에서보다 일본활동에서 더 많이 엿볼 수 있고 그런 활동 내용을 접하기 어려운 일반 음악팬들의 판단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필자는 신곡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이런 여러 우려와 오해는 깨끗이 불식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청하는 이들을 압도 하는 엄청난 춤솜씨와 아름다운 멜로디의 곡으로 보아라는 뮤지션이 어떤 존재인지를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감상포인트 두가지를 제시해 보겠습니다.

첫째, 처음 들었을때 아름다운 멜로디, 두번들었을 때 더 좋은 멜로디

처음 온리원이란 노래를 들었을 때 놀라웠던 것은 보아 본인 뿐 아니라 여러 댄스가수들이 취하는 댄스에 맞춘 노래 구성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그간 한국의 댄스곡이라는게 이상하게 발전해 왔습니다. 격렬한 댄스에 맞춰 노래를 불러야 하다 보니 곡 구성에 끼워 맞춘듯한 가사가 등장하였고 그런 곡이 또 인기를 끌다 보니 점점더 가사가 알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져 갔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깨 버린게 아이유의 '너와나' 같은 곡입니다. 노래 가사속에 판타지같은 느낌의 러브스토리가 절묘하게 녹아 있습니다. 그냥 들어도 좋고 가사를 음미하며 들어도 그 풋풋한 느낌에 설레임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보아가 위에서 지적한 가요계의 괴이한 흐름에 따라가지 않고 음미할 수 있는 가사에 멜로디가 아름다운 곡으로 돌아 오니 놀라우면서도 반기지 않을 수 없조. 필자가 좋게 어떤 노래를 좋게 평가 하기 위한 조건 중에 특이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스피커와 이어폰을 모두 만족시키는가 여부입니다. 댄스곡은 스피커를 통해 들었을 때 쿵쾅거리는 리듬감이 심장을 울리면서 흥겨움이 살아나고 박정현의 'P.S I Love You'와 같은 보컬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곡은 이어폰으로 들었을 때 제 맛이 느껴집니다. 보아의 신곡은 스피커로 들으면 신나고 이어폰으로 들으며 가사를 음미해도 좋은 곡이었습니다.

둘째, 예술적인 안무구성으로 보아만의 차별화를 이루었다.

보아는 대표 히트곡 'No.1'이후 격렬한 춤 동작 속에 흔들림 없이 노래를 부르기로 유명합니다. 보아 이전 세대의 경우 지금에 비하면 상당히 단순한 안무들이 많았는데 보아가 데뷔한 이후부터는 점점더 복잡해졌고 그런 안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아이돌 그룹들은 대안으로 립싱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아이돌그룹의 경우 안무를 나누고 보컬파트를 나누는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복잡해지고 격렬해진 안무를 쫒아갈 수 없었조. 그런데 보아는 오히려 데뷔 이후에도 발전을 거듭했고 일본무대에서나 국내무대에서 그룹으로도 힘든 안무구성을 혼자 해내고 라이브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굉장한 반응을 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데뷔때부터 달고 살던 안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보아의 인기는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나아가 한국과 일본에서  자타공인하는 '아시아의 별' 이 될 수 있었습니다.

춤하면 보아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보아의 나이도 이십대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신곡 뮤비속의 보아는 춤의 달인과 같은 포스를 풍깁니다. 필자가 비판적인 입장에 있는 '비'의 경우도 춤만큼은 일반 아이돌과는 차원이 다른 급에 올라서 있는데요. 보아가 그런 케이스라 보여집니다. 뮤비를 관통하는 안무의 기승전결이 마치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듯한 절묘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대세인 아이돌 그룹형의 안무구성이 아닌 솔로가수에 맞춰진 스토리가 있는 안무를 보는 재미를 일깨워준 뮤비였다고나 할까요.

보아의 컴백무대가 기다려지는 여러이유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글을 마치는 순간 음원사이트 올킬을 기록중이군요. 멋진 그녀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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