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뱅크, 방송사고보다 더 큰 문제 있다.

뮤직뱅크가 다시 한번 방송사고를 냈습니다. 보통 이럴 때는 '잊을만 하면 또 사고치는군' 정도의 반응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젠 '지겹다'를 넘어 '방송사고가 없으면 허전할거 같다' 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요즘 가수들의 무대의 뒷 배경은 LED전광판에 온갖 화려한 그래픽효과가 수놓고 있는데 이번 사고는 그 전광판에 무대를 갖고 있는 디셈버 대신 투빅의 문구가 보이는 사고가 터진 것이조. 이 뿐만 아니라 빅스의 문대에선 음향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닌데도 고쳐지기는 커녕 일상화 되어가는 느낌이니 이런건 분명 두가지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바로 분업화과 전문화를 제대로 시스템화 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조. 문제가 있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철저하게 원인을 가려내어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가는데 있습니다.

뮤직뱅크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근에 '인기가요'가 순위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기가요의 선택은 과거 경험상으로만 보면 '순위제'를 없앤 덕을 그리 보지 못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를것 같다는 기대가 갑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근래 필자가 챙겨 보는 몇안되는 프로그램(정글의법칙, 신사의품격 등)이 죄다 SBS인걸 보면 알 수 있는데 바로 프로그램 제작의 중요한 요소인 효율성과 컨텐츠의 참신성이 타 방송국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기가요'의 순위제 폐지라는 강수를 둔 이유를 필자는 과거완 달리 무언가 참신하고 새로운 세부포멧을 접목하려는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조.

요즘 뮤직 뱅크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네이버'를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글로벌 IT강국인 한국에서 압도적인 검색엔진 점유율을 갖고 있는 네이버는 가장 중심이 되어야할 검색시스템이 참 엉망입니다. 검색을 하는 사람이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게 아니라 보여주고 싶은 정보를 우선 배치하여 소비자의 선택을 일정 부분 강요하는 형국인 것이조. 뮤직뱅크가 딱 이런 케이스입니다. 순위제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전문성 있게 대중의 인기를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요지부동 변화가 없습니다.

 

 

"방송사고보다 더 심각한건 정확한 인기측정 시스템의 부재"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재 음원 및 방송활동 등으로 구성된 방송차트가 엉터리라는게 이 글에서 말하는 '더 큰 문제' 입니다. 인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요.

현재 인기의 척도는 '음원'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올핌픽에서 금메달 숫자가 같은 이후에야 은메달 수로 종합순위를 가리듯 음악차트의 가장 중심적인 기준은 음원 판매량으로 하고, 다른 방송활동 및 여러 요소들은 참고요소로 보는게 맞습니다. 어떤 분들은 음원과 음반판매를 전혀 다른 것으로 보는 분들도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첫번째로 2012년 대한민국은 인터넷 시대 초창기가 아닌 성숙기인 점, 두번째로는 음원과 음반은 유통경로나 여러 세부 속성은 완전 딴판이라 할 수 있으나 근본적인 음악의 소비형태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는 이란성 쌍동이라는 점 때문에라도 음원과 음반은 같은 성격이라는 것이조.

그런데 이번에도 지난주 '뮤직뱅크 인 홍콩' 때문에 수여하지 못한 1위 수상자로 '조권' 이 지명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조금은 어이가 없더군요. 음원차트에 상위권에 한번 노출 된적도 없는 곡이 1위를 하다니요. SM 소속 가수들은 그나마 최소 10~20위권 정도는 지켜주면서 방송활동과 음반판매량으로 1위를 차지하곤 했지만 조권의 곡은 50위권 이하로 떨어진지 오래되었조. 얼마나 좋지 않은 반응인지는 최신곡인 'Im da one'이 이미 두어달 먼저 발패된 '나홀로' 같은 곡보다도 더 아래에 있다는데서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주 1위인 씨스타와 지지난주 1위인 에프엑스의 음원성적은 오차범위내에 있으니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단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에프엑스의 이번 타이틀곡 '일렉트릭쇼크'는 데일리 성적으로 1주일도 채 못채우고 4일만인가에 다른곡에 자리를 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방송차트에서는 대개 3주연속 수상을 한 부분입니다.

지난 해 음원다운로드 전체1위를 차지한 티아라의 '롤리폴리'가 방송차트 및 연말프로에서 푸대접을 받은걸 생각하면 개선해야할 부분이 참 많아 보입니다.

이미 음악팬들은 음악방송 프로그램의 순위제가 그리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걸 다들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공감도 못얻는 순위제 프로가 '방송사고'마저 밥먹듯이 하고 있으니 이를 두고 '총체적 부실' 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뮤직뱅크는 반복되는 사고의 원인도 구조적인 개선을 통해 막고 순위제를 유지하려면 공정성을 더욱 확보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케이팝이 더욱 크게 성장하려면 '빌보드'나 '오리콘'과 같은 권위 있는 차트가 반드시 생겨나야 합니다. 그런데 가요 프로의 중심에 있는 '뮤지뱅크'가 대표성에 걸맞게 가요발전의 중심 역할을 해도 모자랄 판에 거듭 방송사고를 내는 지경이니 참으로 답답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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