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명곡' 양희은편에서 유독 눈물 흘린 가수가 많았던 이유는?

'전설 양희은' 편은 말그대로 대박중에 대박이라고밖에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전에도 충분히 멋진 공연들이 많았지만 자주 보게 되어 무뎌진 때문인 것인지 좀처럼 감동을 느끼지 못하고 있던 상태였는데 정말 많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무대의 연속이었습니다.

좋은 무대는 역시 뒷 이야기꺼리가 참 많을 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제목으로 뽑은 주제 말고도 허각&허공 vs 울랄라세션간의 대결이라던지 노을의 엄청난 고음처리라던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궁무진할 정도조. 그럼에도 굳이 제목을 위처럼 뽑은 이유는 양희은편이 특별한 이유와도 상통합니다.

 집중을 위해 반주 초반 다시 중단 요청까지 한 케이윌. 결국 노래 후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양희은의 쓴소리, 기술에 치우친 현실 꼬집다.

양희은의 노래는 한곡 한곡이 특별합니다. 대충 만들어진 노래 혹은 앨범 구색맞추기로 끼워넣은 노래는 단 한곡도 없습니다. 필자의 경우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많은 곡들을 들어왔지만 듣고 또 듣고 수 없이 반복해서 들어도 싫증나기는 커녕 나이 들 수록 점점 더 깊은 맛을 느끼고 있습니다.

 데뷔곡인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인피니트의 성규가 부른 이후에 그 곡이 20살의 여학생의 친구의 사연을 듣고 위로차 만들어 주었다는 말을 해주는 양희은은 추억을 되새기고 있었습니다. 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느냐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금지곡이었던 사실과 쉽고 달달한 코드진행으로 기타 입문자들에게 필수코스로 여겨진다는 말까지 양희은의 입에서 나온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본인의 추억과 한국 대중의 추억이 상호교감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편이 대박이었던 이유를 간단히 촌평하자면,

에일리는 '아침이슬'을 진한 감동을 담아 노래 불렀고
노을은 '세노야세노야'를 미친 고음처리를 보여주며 전율케 했고
울랄라세션은 '작은 연못'을 트롯트버전으로 댄스와 함께 대박 퍼모먼스를 보여주었으며
허각은 '상록수'를 쌍둥이형 허공과 함께 절묘한 하모니로 감동을 주었고
케이윌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부르며 가슴을 후벼팠으며
인피니트의 성규는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달콤하게 불러주었습니다.

위의 간단한 소감만으로도 충분히 얼마나 대단한 무대였는지 감이 오실 것입니다. 무대를 못본 분이라고 하더라도 위의 가수들이 자신의 역량 120%를 발휘햇다고 생각하면 감이 오실 것입니다. 왜냐면 노래 자체가 워낙 좋으니 특별히 못하지만 않으면 무대는 너무나 멋지게 완성될 수 있는데 다들 정성을 다해 준비한 티가 역력히 날 정도였으니 감동 가득한 무대가 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양희은은 '허각형제'의 상록수 무대가 끝난 후 다른 곡들이 끝난후 짧게 말해주던 사연을 생략하고 노래 기술에 대해 평을 했습니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기술이 뛰어난데 마음을 전하지를 못해요. 기술에 홀려 마음을 전하는 걸 잊는 것 같아요. 두 사람을 보니 참 든든하네요. 초심 잃지 말고 주변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두 사람이 서로를 지켜주었으면 좋겠어요"

필자는 이부분에 대해 하고픈 말이 많지만 짧게 덧붙여 말하겠습니다. 우선 마음을 전하는데 중점을 두면 오히려 노래 기술이 더 잘 표현이 되는데 그 반대로 노래 부르는 가수들이 참 많이 보입니다. 흔히 방송프로에서 노래에 진심을 담아야 한다고 하는데 필자는 그 부분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노래를 연습할 때에 몰입해서 부르다 보면 마음을 전달하는데 필요한 표현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이 떠오르고 그 방법은 다시 창법이나 마디마디의 애드리브에 녹아서 듣는이들에게 보다 감동적으로 전달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니라 남이 부른 곡을 따라 보컬트레이너가 가르쳐주는데로 악보 보며 어디서 어떻게 기교를 넣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경우가 많은게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누가 부르던 비슷한 창법에 비슷한 애드리브로 틀에 박힌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가수다'와 '불후의명곡'이 좋은 프로인 것은 출연을 해본 가수들이 음악을 결코 만만히 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첫 출연 이후 더 정성을 다해 다음 무대를 준비하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더 많은 발전을 이루어 지켜보는 청중들과 시청자들도 함께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 받는 2중 3중의 효과를 주기 때문입니다.

'불후의명곡'에 소개된 양희은의 노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1부
내님의 사랑은
하얀 목련
아름다둣 것들
한계령
네 꿈을 펼쳐라
늙은 군인의 노래

2부
아침이슬
세노야세노야
작은연못
상록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이 중 시대적 의미와 양희은 개인과 음악 팬들 모두에게 깊이 각인된 곡은 두말할 나위 없이 '아침이슬'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입니다. 이 두곡이 특별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음악은 작곡가의 영혼이 담겨 만들어 집니다. 그러나 가수에 의해 노래되고 그 노래를 대중이 듣게 되는 그 시점부터는 또다른 생명을 갖게 됩니다. 어떤 이는 노래를 듣고 희망을 얻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노래가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 주기도 하는 등 각각의 노래가 세상에서 틀어질 때 마다 노래의 에너지는 대중의 가슴 한편에 파고들어 사라지지 않고 평생을 함께 하게 됩니다.

 

아침이슬을 부른 에일리. 노래 후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리고 있다. 이 밖에 허각형제 케이윌 등 여러 가수가 노래 후 울고 말았다. / 사진은 KBS '불후의명곡' 방송 캡쳐

 

아침이슬은 정말 너무나 많은 사람이 뜨거운 가슴으로 불렀던 노래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게 타오를 그 시절에 불렀다면 더더욱 잊혀질 수 없는 노래입니다. 양희은의 다른 훌륭한 노래들도 많은데 '아침이슬'을 굳이 특별하다 말하는 이유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듣고 불렀던 노래이기에 가장 많은 대중의 가슴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양희은의 대표곡중 하나이면서 데뷔곡이조. 양희은이란 뜻깊은 가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면서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입니다. 상록수나 이번 불후의 명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백구'라는 곡은 발표할 즈음에는 그리 반응이 없다가 뒤늦게 크게 사랑 받은 케이스입니다. 각각의 곡마다 정말 이렇게 하나 같이 다 많은 사연이 있는 가수는 아마 양희은이 으뜸일 것 같네요. 아무튼 가수에게 데뷔곡이라는 의미는 남다르며 대중에게 있어서도 양희은과 같은 시대의 가수의 첫등장을 알린 노래는 적잖은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조.

위의 이유등으로 필자는 양희은이 수많은 명곡 중에서도 '아침이슬'과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 두곡을 대표곡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불후의 명곡, 프로그램의 진정한 의미 살린 양희은편

훌륭한 선배의 훌륭한 노래는 후배가수들에게도 힘이 됩니다. 오디션 프로에서 선곡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양희은 선배의 노래는 굳이 선곡을 고민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한곡 한곡이 다 진심을 전달하기에 좋은 곡들 뿐이며 어떤 곡을 부르던 후배가수는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에일리가 '아침이슬'을 부르며 후반부 가슴을 크게 펴고 양팔을 크게 벌리며 열창하는 모습에는 노래의 기상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미국 태생이어서 노래의 감성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했지만 그건 기우였습니다. 아침이슬이란 노래는 각자 생각하는데로 느낄수 있는 곡이조. 꼭 과거사와 연관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 부분이 노래의 큰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에일리가 노래에 심취하여 자신의 해석을 곁들여 표현할 수 있다면 그녀만의 '아침이슬'이 될 수 있는 것이고 다시 그곡을 듣는 관객들 또한 각자의 의미로 듣고 느낄 수 있게 될 테니까요.

"가수의 눈물은 곧 관객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렇게 양희은의 노래는 후배가들들이 온힘을 다해 부를 수 있는 그런 노래들입니다. 진심을 다해 부를 수 있는 곡입니다.  진심을 다해 노래 부른 후 가수 자신이 온몸에 남은 여운이 흘러 넘쳐 눈물로 이어지는건 관객들이 그노래로 감동받아 눈물흘리는것과 다를바 없을 것입니다. 노래가 주는 위대한 힘의 일부분이 바로 이점이라 전 생각합니다. 마음과 마음이 보이지 않는 끈처럼 이어져 모두를 함께 감동케 하는 것 말이조.

다시 말하지만 양희은이라는 훌륭한 선배가수가 있었기에 후배가수들이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운 무대였으리라 전 생각합니다. 가수의 내면과 표현력을 성숙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리라고도 봅니다. 그리고 그런 무대의 장을 만들어 놓은 '불후의명곡'이 프로그램의 취지인 '전설을 노래하다'를 가장 잘 살릴 수 있었던 무대가 바로 양희은2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공감하시면 아래 추천버튼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