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서윤재의 직업은 꼭 의사여야 했을까?

빅은 영혼체인지물입니다. 예전에 큰 화제가 된 적 있었던 일본영화 '비밀'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히로스에 료코의 청순한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했던 영화였조.

 여주인공 길다란(이민정 분)의 남자가 될 뻔(?) 했던 서윤재(공유 분)는 비밀을 간직한채 길다란이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으로 전학온 강경준(신원호 분)과 영혼체인지가 되어 의식을 잃고 강경준이 서윤재의 몸으로 살아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가 '빅' 입니다.

필자가 판타지드라마를 보며 늘 강조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극의 중심 설정이 되는 부분은 과학적이거나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 없는 판타지적 상상을 담아내되, 그로 부터 비롯되는 여러 일들은 인과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조. 예를 들어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는 인공심장이 남여주인공을 연결짓은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인공심장 외의 무리한 판타지설정은 없었습니다.

 최근 화제의 커플이 된 지현우-유인나 커플이 출연했던 '인현왕후의 남자'를 필자가 2012년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은 말이 안되는 부분이지만 그런 가상의 설정하나로 시작되고 풀어지는 지현우와 유인나와의 사랑이야기에는 리얼함과 재미가 살아 있었습니다. 지현우가 살던 조선시대를 너무나 리얼하게 그리다 보니 현대와 과거를 오가며 벌어지는 사건들이 더욱 재밌었던 것이조.

 

1년만에 돌아온 서윤재. 강경준은 서윤재의 빈것을 채우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다.

 

이미지출처:KBS드라마 방송캡쳐


 

의사로 설정해야 할 이유가 꼭 있었을까?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빅'에서 영혼체인지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고 봐야 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그런 말도 안되는 발칙한 상상이 현실이 된 이후에 벌어지는 리얼한 이야기를 보고자 하는 마음은 갖을 수 있지만 설정과 동시에 이야기 구성도 판타지로만 흐르면 도통 집중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조.

쉽게 말하자면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한 '주인공은 의사' 라는 식상한 설정이 문제가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주인공 서윤재를 의사로 설정함으로서 왠지 멋져 보이는 주인공이 될 수는 있었겠지만 영혼체인지가 되면서 서윤재의 몸에 깃든 강경준이 단기간의 의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극의 몰입을 방해 하는 문제인 것이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혹시 기발한 상상력은 좋으나 원작자가 아직 나이가 어려 강경준 쯤 되는 천재는 1년이면 의사의 전문적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한건 아니냐는 의문 말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길고긴 준비과정이 필요한 의사라는 직업을 1년만에 어떻게 마스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요. 인턴과 레지던트의 전문과정까지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아는 아는 상식으로는 보다 전문적 영역에 대한 심화된 지식 및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직 의사로서의 소양을 쌓는 정도일 것입니다.

누가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단1년만에 얻을 수 있을까요? 이게 가능한 인간은 세상에 아마 존재치 않을 것입니다. 고금제일의 천재 라고해도 말이조. 한마디로 주인공에게 의사라은 멋져 보이는 직업을 입혀놓은것 자체가 보기에는 좋으나 스토리의 진행과 시청자의 몰입은 방해하는 무리수가 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중요한 웃음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 

드라마상에서 서윤재의 몸에 깃든 강경준이 서윤재의 직업에 적응해 가며 겪는 에피소드들이 이 드라마의 주요 웃음포인트의 하나였어야 했습니다. 동명의 영화에서는 주인공 조수아가 어른이 되어 완구회사에 취작하게 되고 어린이의 감각으로 장난감을 만들어 능력을 인정받게 되는데 이런 과정에서 정말 깨알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었조.

서윤재와 영혼이 바뀐채 몸만 남은 강경준이 병원에서 돌봄을 받는다는 설정 외엔 어디 써먹을데도 없는 의사라라는 직업을 주인공의 직업으로 설정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득 될것 하나 없고 몰입만 방해하는 가장 큰 패착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에는 소질있고 노력을 더한다면 얼마든지 1년안에 멋진 서윤재가 될 수 있는 직업이 얼마든지 있다는 점이 더욱 '의사'를 고집해야 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더욱 증폭시켜줍니다. 아쉽고 아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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