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격' 세번째 합창단 만들어선 안되는 절대적 이유 2가지

남자의 자격이 올해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세번째 합창단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시청자들의 마음이나 예능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아주 구태의연한 발상이조. 

세상일에는 성공여부를 장담할 순 없어도 도전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는 일이 있고, 해봐야 도전의 의미도 그다지 없으며 성공해봐야 얻는것도 없고 실패할 경우 많은 손해를 입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일이 딱 그짝입니다.

수년전부터 KBS에 이상징후가 발견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디어를 새롭게 개발해서 선두에 서려 하는 전략은 보이지 않고 남이 하고 있는 것중에서 반응이 좋은게 있으면 조금은 차별화를 두거나 조금더 잘 만들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서 만드는 프로그램이 유독 많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능프로 뿐 아니라 드라마 및 전반적으로 그렇습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장점과 잘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성공하기도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심심찮게 보이는데 이번 '합창단' 미션을 포맷화 시켜 세번째로 도전한다는 발상이 그러한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를 뛰어넘는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

첫번째 합창단 미션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상승효과를 본 케이스입니다.

첫째, 신선함과 감동
당시 오디션 열풍이 시작되는 즈음이어서 노래에 꿈을 갖고 있으나 미처 이루지 못한 이들이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쏟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불과 2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그런 스토리는 너무 많이 듣게 되어 식상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둘째, 의외성
합창단원 중 아름답고 뛰어난 목소리로 솔로파트를 맡게되는 배다해-선우, 카리스마로 합창단을 이끄는 박칼린까지 이렇게 세명의 숨은 여주인공이 세상에 이름을 크게 알리는 계기가 되어 주었조. 오디션 현장에서 의외의 청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이 나타나자 세상은 그녀들을 반겼습니다.

셋째, 합창 자체의 감동
합창을 해보신 분들은 아실것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이와 보는 이를 모두 감동케 하는게 합창입니다. 특히 직접하게 될 경우 그 감동은 잊을 수가 없을 정도조. 그 중에 뛰어난 참가자가 있다면 보는 이들도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해서 그 의미가 더 뜻깊은 합창이지만 이 역시 반복되었을 때의 식상함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럼 세번째 합창단은 이 세가지 요건 중 얼만큼을 채울 수 있을까요?

필자는 셋 모두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배다해와 같은 의외의 스타가 탄생하고 여러 의외의 상승효과가 날만한 일들이 운 좋게 일어난다고 해도 과연 첫번째 겪었던 그 감동이 돌아올 수 있을지는 의문일 뿐입니다. 그게 가능하려면 더 복잡한 인생스토리를 가지고 더 뛰어난 보컬이 나와 노래만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그런 스타가 탄생되어야 할 텐데요. 한마디로 첫번째 합창단 보다 훨씬 뛰어나도 가능할까 말까라는 말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과정은

오디션을 보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그 과정은 그렇게 재미 있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이 더욱 강하고 의외의 재능을 보이는 이들이 잠시나마 주위를 환기시켜주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보게 되지만 그런 신선함이 약빨이 떨어지고 나면 점차 지루해지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출처 : KBS 남자의자격 방송화면 캡쳐, 마지막편에서 추억을 뒤로 하고 헤이짐을 준비하고 있다.

시청자가 세번째를 도전이라 생각해 줄까?

무한도전의 인기 요인이야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지만 결국은 도전한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으로 귀결이 됩니다. 괜히 이유 붙여가며 설명할 필요가 없조. 프로레스링을 하겠다는데 '니들이 그걸 왜 해' 라고 한다면 무한도전 자체를 즐 길수 없는 부류임이 분명합니다. 남자의 자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좀더 구체적인 명분을 가진 프로조. 남자가 죽기전에 해야할 101가지라는 부제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과연 세번째 합창단이 프로그램의 본질인 도전에 해당할 수 있을까요? 이런 기초적인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게 부족하다면 시청률이 좋게 나올 수가 없습니다.

필자는 세번째 합창단이 완전히 망할 것이라 장담하는건 아닙니다. 그러나 소위 대박이 나기 어려운 조건이며 설혹 대박 비슷한 반응을 얻을 수 있더라도 결국에는 좋은 평가로 남기는 어려울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근래 CJ E&M 산하 다수의 케이블 채널에서 신선한 시도가 이어지고 ( 슈퍼스타K 및 인현왕후의 남자, TEN 등 명작이 쏟아지고 있다), SBS에서는 신선한 소재의 드라마나 예능(정글의법칙)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과 대비됩니다.

왜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합창단 미션을 자꾸만 반복해서 좋은 기억마저 퇴색시키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격이 자꾸만 단기적 안목으로 제작되다 보니 시청율이 떨어지고 시청율이 떨어지다보니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예전에 무한도전이 자체적으로는 멤버들의 호흡이나 프로그램의 질적인 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시청율이 조금 하락세를 맞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문제점을 멤버들과 김태호 PD가 다 같이 느끼고는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각오를 다진 결과 2011년의 무한도전은 최고의 한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엉뚱한데서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갖고 있는 것 안에서 답을 찾길 바라며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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