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어떤이들은 이번 경선부정에 대해서 과도한 여론몰이를 한탄하고 있다. 쉽게 말해 불난 집에 불구경 하러 온 사람들로 인해 더욱 더 고통받고 있다는 말이다.

필자가 오늘 주장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함에 앞서 진보와 보수에 대해 할 말이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 중 그 성향을 둘로 나눌 뿐 실은 진보와 보수 내부에서도 각기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 한다. 그럼에도 그들이 모여 당파를 만들어 내고 정당의 틀을 만들어 정치를 하는 것 자체를 사람들은 너무 쉽게 간과 한다. 교육의 힘이라는게 그렇다. 학생시절에 정치를 공부 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에서 말하는 평등의 가치를 텍스트로는 기회의평등이라 배우며 기억하지만 실은 그 기회의 평등의 진정한 의미는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세상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 중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폄하되는 일이 발생해도 그런 짓을 저지른 이들의 거짓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생기는 것이다. 아우 오랜 역사 동안 뼈아픈 경험을 하며 만들어 졌고 다듬어져가고 있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너무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진보당은 뜨거운 감자

6월1일자 조선일보 기사 중 진보당 국고보조금 연30억이 투명하게 집행되지 않았다 라는 유시민의 주장이 실린 기사가 있다. [ 링크 ]

그럼 유시민이 주장하는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일은 과연 옳은 일이고 필요한 일일까? 필자는 답을 내리기 어렵다. 일은 누가 시작하던 그 일의 본질가치가 어떠하느냐에 따라 커지거나 조용히 묻히거나 하기 마련인데 이번 일은 유시민이 도화선에 불을 붙히기는 했지만 본래 잠재된 다이너마이트의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일은 일파만파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유시민의 행동에 대한 잘잘못을 나는 따질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자격도 없지만 필자의 기준에서 바라보는 해석을 해보자.

일단, 나는 유시민의 용기는 필요한 용기라 생각한다. 진보의 그늘밑으로 모여든 엑스맨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 물론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와 명분이 있지만 잘못된 관행을 용인하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하는 여러 행위들은 '봉도사'가 말하는 '간지나는 진보'와 거리가 멀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정봉주의 책 '달려라정봉주'를 읽어보고 필자가 놀랐던 점은 그가 내가 생각 하는 이상으로 진보의 문제점과 가야할길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는 점이다. 총선전 대표경선에서 '나꼼수'에 패널로 출연한 박지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공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알아야 행할 수 있는데 조금은 과격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다수 정치인들은 사태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기존의 질서안에 갇혀 문제가 발생해도 핵심을 놓치고 소모적인 곁가지 논쟁에 휩싸이고 만다.

그래서 제대로 알고 제대로 행할 수 있는 인물 한사람이 열 사람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 인물이 있어야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지지받으며 당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다. 한명숙은 기교가 부족하고 박영선은 추진력과 뚝심은 있는 반면에 사람을 이끄는 면이 부족하다. 물론 세월따라 발전하며 그릇을 키워나갈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유시민에 대해 인터넷댓글로 누군가는 말했다. 사건을 터트렸으면 확실히 문제점을 개선하고 문제가 되는 인사를 솎아내던지 아니면 봉합이라도 해야지 문제가 있음을 고발하고 알리는데 머물면 이도저도 아닌 결과만 만들어 내고 반대진영에 이용만 당할 뿐이라고. 필자 역시 전략적 행보를 하지 않고 말만 하는 인사들을 경계한다.

물론 기존의 잘못된 질서를 바로 잡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시도를 방해하는 사람들이 가장 나쁘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진보의 다수라면? 필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잘 모르는 이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안타깝지만 사람이 살아 가는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옳고 그름을 나눌 수 없다는 점에서 시민의식의 성숙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잘못안에 갇혀 그것을 지적조차 하지 않는 이들보다는 유시민이 낫다. 아무런 행동조차 하지 않는 거짓된 진보가 너무나 많기에 국민들은 본능적으로 새누리당의 크나큰 잘못이 있더라도 지지를 진보로 옮겨가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는데 적극적이고 정당 정책의 연구에 온힘을 쏟는 정치인들이 많아지면 좋겠지만 그런 인물들이 뜻을 함께할 정당의 구조 자체는 너무나 구태에 머물러 있다. 그들의 이익을 해치는 일에는 너무나 일치 단결한다.

그 어떤 정치인도 아무런 기반없이 성장할 순 없다. 대의명분을 쥘 수 있는 인물을 키우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시장인 박원순도 오랜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해온 그것 자체가 시장이 되는 기반이 되었고, 기자 출신 정치인은 정당내의 정보통으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이고 다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기 마련이다. 소위 잘난이들이 모이고 모인 정당일진데 왜 그들은 구태에 늘 갇히고 새롭게 거듭나지 못할까. 하루아침에 달라질 순 없어도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변해나가야 하는게 아닐까.

'간지나는 진보'

박원순은 민원부서외에 내부적으로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시청공무원들이 근무하게 했다고 한다. 뿐인가. 그가 행하는 많은 일들이 실은 그저 리더가 나서서 바꾸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해 보이능 일들 뿐이다. 특별한게 아닌데도 그간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들이 그렇게 많았는가 싶을 정도다. 이러헥 작은 부분부터 국민의 마음을 얻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 정치권에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지지를 잃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를 이야기 해보자. 핵심 사인에 몰두해서 그것을 얻고 다른 것을 잃는다면 차라리 나은데 근 수년간 핵심사안에서도 지고 그 밑에 숨어 통과된 많은 법안들도 역시 다 놓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았다. 이런 일들이 알게 모르게 국민들의 지지와 깊이 연관되어 지게 되어 있다.

필자와 연관이 깊은 뉴타운 문제를 보자. 뉴타운을 시작한 이들은 온통 다 당시 한나라당 사람이었다. 시작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었고 정비업체 및 시공사 등 대부분은 같은 라인에 있는 사람들이 뉴타운의 주역이었다. 그리고 실제 국회의원들도 18대 총선 당시 뽑힌 새누리당 의원들 중 굉장히 많은 숫자가 뉴타운 공약으로 당선되었다. 한마디로 18대 총선은 뉴타운이 승패의 갈림길이었다. 그런데 그런 뉴타운을 철회 하자고 주장하는 후보들이 또 당선되었다. 왜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을까? 그건 바로 결과를 만들어 내는 능력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뉴타운 철회는 민주당측 의원이 다수일때 더 쉽게 진행된다. 뉴타운을 시작하고 진행한 이들이 대부분 새누리당의 지지자거나 혹은 관련 인물들인데 말은 주민여론에 따른다고 하지만 지지자들을 배신하는게 쉬울리는 없는것 아닌가. 그런데도 뉴타운 반대 모임을 가보면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가 더 높다. 정말 아이러니 하지만 그들이 더 결과를 잘 만들어 낼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환상을 심어 주는 것을 새누리당은 잘하고 민주당은 잘 하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간지나는 진보는 이념안에 갇힌 논쟁을 하거나 정당 내부적인 기득권을 지키느라 진보의 가치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안일한 정치가 아니라 박원순처럼 정책 하나 하나 국민들의 마음에 와닿는 방법으로 다가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실리를 챙기며 사소한 빌미도 제공하지 않는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그런 정치가 바로 '간지나는 진보정치'이다.

괜히 어려운 말 써가면서 으스대고 막상 국회 단상에서 머리 끄댕이 잡고 휘드르고 원하는데로 되지 않는다하여 밀치고 거친말을 해대거나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서 필요할때만 악수하러 다니는게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세련된 정책과 정치가 필요하다.

박지원과 같은 인물이 원내대표를 맡아 반대 진영과의 전투를 진두지휘 한다면 또다른 한편에서는 박원순 같은 인물이 참신한 정책을 실천해 나가며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유시민 같은 인물이 내부개혁을 외친다면 역시 또다른 한편에서는 진보의 뜻을 잇는 포용력과 뚝심을 가진 인물이 나서 진보의 단결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렇게 민의를 얻어가야 뜻하는 정책과 정치를 펼쳐나갈 수 있다.

국민들의 시선은 이번 진보당의 문제를 깊이 알려하지 않는다. 그저 언론이 보도 하는 텍스트 그대로를 받아 들인다. 억울할 수도 있다. 심지어 잘 아는 이들조차 뜻이 다른 이들을 비판하는데만 열중하면서 당 내부를 전쟁터로 삼고 있다. 과연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 뜻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 그 과정속에 당이 무너진다면 뜻은 과연 이뤄낼 수 있는가. 작은 이익을 취하기 위해 뜻을 이루는데 방해되는 요소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할 때 이다.

제발 당내부를 전쟁터로 만들지 말길 말 많은 인사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자리 하나 더 얻는들 과연 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뜻에 합당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과거 노무현 탄핵 역풍으로 다수당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을 보면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말인가?

나는 국민들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라는 말을 가장 잘 실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BBK저격수'로 당을 위해 일을 한 정봉주 한 사람 억울하게 옥살이 하는 것 정도도 막아주지 못한 민주당을 어떻게 신뢰하란 말인가. 어짜피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니 말뿐인 정치 말고 행동으로 지지세력을 위해 일을 해나간다면 작은 일에 지지를 철회 하는 가벼운 인사들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 

그만큼 민주당과 진보당에 대한 지지는 현재 너무나 가볍다. 조금의 문제만 있어도 흔들려 버리고 그런 갈등을 해결하거나 봉합해 내지 못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이다 보니 지지자들의 신뢰는 아주 낮은 단계에 머물수 밖에 없다. 그리고 어떤 이슈 하나만 터져도 뜻이 다르다며 혹은 실망했다면서 떠난다. 이는 지지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들이 그렇게 만들고 있다.  

진보당은 이번 사태로 억울해 하는 사람들도 보이지만 그런 일에 연연하기보다 현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보는 것 이상으로 더 심각하게 여론이 조성되었다고 하는 아쉬움을 토로할 때가 아니다. 판이 깨질 위기라는 말이다. 필자의 판단에는 진보당의 존망과도 연결될 정도로 이번 일은 심각하다. 그 심각성은 외부에서 만들어 줬지만 내부에서 키웠다. 갈등을 해결하고 '쇄신' 하는 모습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해야 한다. 그래야 겨우 존속할 수 있다. 지금 진보당에 희망이 있다면 오로리 이것 뿐이다.

'갈등을 해결하라'

빠르고 강력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필자는 진보당의 미래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더이상 논란이 반복되고 문제가 커져만 간다면 국민들의 마음에 통합진보당은 사라질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억울한 면이 있다고 항변할 단계를 지났다. 나름 이번 사태를 알아 보면서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측면도 있지만 지금 정작 중요한건 국민들이 진보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인데 진보의 지지자들은 물러터진 민주당 대신 통진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조금은 더 나은 진보의 모습을 원하고 있었던 것인데 이번에 완전히 마음이 떠나기 직전이다. 가장 중요한건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는 핵심은 갈등의 해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종북 "
종북 논란에 휩싸여진 인물들은 소위 댓글에서 흔히 보이는 "김정은 개객끼 외쳐봐" 라는 말처럼 이념적 논쟁을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 국민의 심정을 이렇게 몰라서야 무슨 정치를 한다고 할까. 아니 정치인이 어떻게 체면이 있지 그런 과격한 언사를 쓰냐고? 그런게 구태라는 것이다. 구태를 벗고 국민들의 불편하고 가려운 부분을 거리낌 없이 긁어주고 있는 박원순시장을 벤치마킹이라도 해보자.

면접을 보러 가거나 계약을 하러 가야 하는데 옆사람이 삿대질 한번 했다고 해서 드잡이질 벌이느라 약속을 잊어 버린다면 누가 그 사업가를 신뢰해 주겠는가. 목적을 잊고 삿대질한 사람의 잘못을 따지면서 억울하다고 말할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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