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의 '신사의 품격',  흥행성공을 예감하는 이유

장동건이 신인 이었을때부터 그가 톱스타로 발돋움한 이유를 분석해보고 새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장동건이 풋풋한 20대 청년이었을 무렵에는 장동건만한 조각미남이 브라운관에 그리 흔하지 않았다. 주목받았던 이유다. 물론 요즘이라해도 다르진 않을것 같다. 아무튼 80년대까지만 해도 전영록 같은 가수겸 배우가 한창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최고의 활약을 하던 시기였고 재능이 외모보다 우선시 되는 분위기였다. 물론 그 이전에 신성일이라는 유명배우가 있었긴 했지만 솔직히 예나 지금이나 연기력으로 인정받던 배우는 아니었으니 장동건을 그런 류로 취급할 수는 없는 것이고.

90년대는 해외에서 불어오는 비디오스타 바람이 한국에도 몰아쳐 왔다. 그 중심에 바로 장동건이 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그가 조금이라도 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를 다시 평가 받게 한 여러 작품들이 그에게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필자의 판단이다. 그는 계속해서 제대로 된 배우로서의 평가를 받고 싶어 했고 그런 의지가 대외적으로 눈에 띄고 보였기에 지금의 톱스라의 위치에 있게한 영화 '친구'와 '태극기휘날리며' 그리고 '해안선' 이란 기회가 그에게 찾아왔던 것이 아닐가?

'마지막승부'와 같은 청춘드라마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면 장동건은 지금도 과거의 신성일과 같은 정도로 머물러 있었을지도 모른다. 큰 인기를 얻은 바 있었으나 큰 인정을 받기에는 에메한 그런 스타로.

 


 

장동건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다.

작품에의 욕심은 항상 좋은 평가를 따라오게 한다. 배우 배두나가 그런 스타일이다.

톱스타가 되는 과정에는 여러 경로가 있겠지만 이영애의 경우를 한번 살펴보자. 이영애가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이란 소식이 들려왔을때 그 기대감은 남다른 것이었다. 그 이전까지 딱히 히트했다고 할 만한 대표작도 뚜렷하지 않았지만 나름 괜찮은 연기력에 좋은 이미지로 출연소식과 함께 영상을 접하고는 '딱' 아주 강한 느낌이 왔다. 그래서 대장금은 중반 이후에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지만 이영애가 등장하지도 않는 초반에도 이미 아주 강한 반응이 있었다. 정리하자면 사람은 때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고 그 때를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평소의 이미지 관리등과 같은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기회가 올지 모르니까.

장동건과 비슷한 부류가 한명 더 있다. 바로 조인성. 시트콤에 출연해서 얼굴을 알린 그 어떤 배우도 조인성만큼의 변신의지를 보여준 배우가 아직까지는 없다.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시트콤을 출연해 왔지만 출연하기 전 이미 어느정도 얼굴은 알린 청춘스타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또한 주연급으로 이미 발탁되어 있는 상황이었기에 시트콤은 인기와 인지도 상승의 두마리 토끼를 얻는 과정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조인성은 사실상의 무명으로 출연해서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쉬지 않고 변신의 지를 연기를 통해 보여주었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배역은 마다하지 않았으며 지금도 조인성이란 배우에 대한 평은 매우 후한편이다.

지금까지 위의 여러 이야기를 한 이유는 장동건이 비록 톱스타로 자리매김한지 오래 되었지만 그가 그렇게 되기까지 '태극기 휘날리며' 라는 작품을 잘 만나 때를 탈 수 있었고 그 이전에 그런 변신의 의지를 보여왔기 때문에 기회가 왔으며 그 기회가 성공으로 이어져 톱스타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필자의 생각을 전하기 위함이었다.

"장동건은 준비된 사람"

 장동건이 최근에 출연해 흥행참패를 하게 된 '마이웨이'는 전쟁영화인데 참 많은 혹평을 받았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본 필자는 그런 혹평까지 할 정도는 아니라 생각한다. 어느정도 시간이 아깝진 않았고 볼만 했다 정도? 필자가 본 영화 중에 이름값 못하는 영화가 한둘이 아니라 정말 많았기에 마이웨이가 봐줄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굳이 좋지 않은 평을 받은 이유는 바로 '장동건'이란 배우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싶다.

 준비된 배우 장동건을 고작 그정도로 밖에 활용하지 못한 영화가 '마이웨이'다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국내 스타가 해외 영화에 출연해서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도 다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배우의 진정한 매력이 뭔지도 모르며 어떤 역에 어떤대사 어떤액션을 하게 되었을때 그 배우의 모든 것을 끌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그런 단순 배역을 맡아왔던게 지금까지의 현실 아닌가. 진정한 연기파는 단 몇초 몇분만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그런 환상은 버리자. 배우의 여러 재능 중 그렇게 한순간에 깊이 빠져들게 하는 매혹적인 이미지를 갖는 이도 물론 있겠지만 그게 그리 흔한일도 아니고 모든 문화권에 어필할 수 있는것도 아니며, 그게 꼭 어느순간에는 장점이 될지 몰라도 후일에는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신사의 품격'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 간혹가다 발생하는 '느낌'이 확 왔다. " 바로 이거다 " 라는 그런 느낌이 올때가 아주 가끔 있는데 이 촉각이 발휘되지 않을 때는 별로 없었다.이는 필자 뿐 아니라 여러 대중이 비슷할 거라 생각된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는 오랬동안 장동건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써왔고 그를 섭외하기 위해 오랜 공을 들여 왔다고 한다. 나는 김은숙 작가를 꽤나 신뢰 하는 편인데 작가의 다른 작품은 잘 몰라도 '시크릿 가든'은 알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그녀의 이전 작인 '온에어'와 '시티홀'은 제대로 본 기억은 없다. 다만 확실하게 기억나는 한가지는 흥행성적에 비해 평이 상당히 좋았다는 것과 스토리 라인이나 대사 등이 너무나 훌륭했다는 점 정도인데,  솔직히 이런 맛깔나는 대사를 만들어 낸다는 것 자체로 보물같은 작가로 여겨지며 그런 그녀가 잭팟을 터트린 작품 '시크릿가든'은 지금 다시 봐도 어느새 홀딱 빠져 있는 나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단연 돋보이는 재미를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과거에도 좋았지만 최근(시크릿가든)이 가장 좋았으며 앞으로 더 좋을거라 기대되는 가장 첫 손에 꼽히는 작가로 김은숙씨를 표현하고 싶다.

장동건이 자신의 모든 걸 걸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그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되느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름값만 높고 속은 텅빈 그런 류의 배우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해 보일 기회가 찾아왔다. 결코 그런 평을 받지 않을 것 같았던 몇해 전과 달리 요즘은 확실히 장동건에 대한 평이 한층 낮아졌다는건 엄연한 현실이니 이를 극복하기 위한 그의 모진 각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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