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랄라세션 데뷔앨범, 미처 피우지도 못하고 저버린 이유

정통 오디션프로의 원조는 두말할 나위 없이 슈퍼스타K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K팝스타가 흥행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크게 못미친다고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글의 주인공인 울랄라세션의 경우 최고시청률을 16%대까지 끌어 올리게 한 장본인인데요. 케이블에서의 16%이상이라는건 지상파로 치면 전설의 시청율인 60%도 넘는 그런 말로 형용이 어려운 정도의 대박이조. 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오디션 출신 스타가 배출되었는가의 문제입니다.

그냥 화제가 되는걸 말하는게 아니라 실제 데뷔를 해서 성적을 낸 적이 있는가 여부를 말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SM이 케이팝스타 오디션 출신자를 따로 캐스팅 하지 않게 되자 비난 여론이 있었던 것도 실은 케이팝스타의 최대장점이자 오디션 프로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했던 데뷔와 관련된 문제에서 앞서 간다는 평가가 훌륭한 참가자들을 끌어 오게된 원동력이 되어 주었고, 이로인에 좋은 시청율과 호평을 받았는데 캐스팅을 저버린다는건 배신감을 넘어 프로그램의 성격마저 흔들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슈퍼스타K는 이런 문제로 왈가왈부 논란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배출한 스타가 있기 때문이조. 네 바로 허각과 버스커버스커입니다. 물론 다른 참가자 중 일부는 데뷔를 하긴 했지만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 그리고 영향력등을 고려해 보았을때 허각과 버스커버스커가 워낙 독보적입니다.

허각은 해마다 수차례 싱글을 내놓고 있는데 희안하게도 불패의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는 말이조. 때로는 필자의 마음에 쏙 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리 와닿지 않을때도 있는데 늘 그렇게 꾸준히 수요가 있는걸 보면 역시 허각의 목소리는 매력적인게 틀림없는거 같습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작년 최고의 사랑 OST였던 '나를 잊지 말아요'를 좋아하며 지금까지도 늘 즐겨듣고 있습니다. 허각에 이어 버스커버스커가 아마도 2012년 최고의 히트곡으로 기록될것으로 전망되는 '벚꽃엔딩'으로 대박을 치게 되면서 오디션출신이라는 딱지를 붙이면 오히려 민망할 정도로 큰 성과를 냈습니다.

대중은 왜 오디션 프로에 열광할까요? 복잡한 분석은 삼가겠습니다. 그냥 리얼하게 보고 듣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드라마가 있기 때문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이런 바탕에 양념이 하나 필요한데요. 바로 음악적인 개성입니다. 흥행돌풍을 하는 시즌이 있다면 이런 참가자가 두셋이상은 되었을때조. K팝스타가 출범하기 전 슈3에서는 그룹참가도 허용하게 되었는데 그룹참가자들 중 인기스타가 된 원조도 역시 슈퍼스타K의 차지가 된 것이니 연출만 잘하는게 아니라 유행을 먼저 선점하는 감각까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무튼 슈3에서 대박을 예상케 한 참가자 셋을 요약해 보면 TOP3 참가자 전원입니다.

투개월, 버스커버스커, 울랄라세션

투개월은 인어같은 매력이 김예림에게 있다며 칭찬한 이승철의 멘트와 출연을 거듭하며 놀라운 변신으로 마치 꽃망울이 필어나듯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가던 모습이 더해져 최고흥행카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뒷심이 약했던 것도 분명합니다. 젊고 음악적 재능이 탁월하기에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그 이상의 각고까지 갖고 있지는 못했던게 보였습니다. 똑같이 힘든 과정을 소화하던 울랄라세션의 각오는 조금 달랐습니다. 정말 이를 악물고 아주 아주 오랜기간 준비해온 그룹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했고 그런 그들의 노력을 응원해주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꾸미는 무대 무대마다 너무나 환상적이었고 인기는 날로 높아져만 갔습니다.

"개성이 실력을 앞선다"

필자의 생각입니다. 개성이 실력을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그 개성은 포괄적입니다. 2011년 그래미어워즈를 거의 독식하다시피한 아델의 경우 목소리보다는 그녀가 만들어 내는 개성 강한 곡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아델이 만들어 내는 곡의 강한 매력은 그 자체로 그녀의 개성이니까요.

국내로 눈을 돌려 볼까요. 많은 좋은 가수들이 있지만 오늘은 특별히 최근 앨범을 내놓은 리쌍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특이한 스타일의 신세한탄 래퍼 개리 그리고 그리 잘날것 없어 보이는 보컬 길이. 그런데 이 둘에 자신들이 직접 만들어 내는 음악적 색깔이 덧 씌워지면 국내 정상의 인기그룹이 됩니다. 필자는 리쌍의 음악을 참좋아하고 있고 즐겨 듣습니다. 이렇게 개성도 실력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개성이라는건 절대적 기준이라는게 없어서 비교평가를 할수 없다는 특징은 이해해야 합니다. 굳이 비교하자고 한대서 되는건 아니지만 말이조. 바로 이점이 '나는가수다'의 최대 한계이기도 합니다. 개성을 어떻게 비교반영하기가 어려우니까요.

 

울랄라세션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울랄라세션이 최종 우승하기까지 지켜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에 하나는 절묘한 그들의 선곡능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선곡한 이상 완벽히 소화해는 모습 또한 감명깊었습니다. 그게 바로 울랄라세션에 대한 신뢰의 원천이었습니다.

필자는 울랄라세션의 데뷔곡은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들의 감각을 믿은 탓이조. 그런데 실제 발매된 타이틀곡 '아름다운밤'을 들어 보는 순간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대치가 높았기에 실망도 컸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버스커때와는 다른 반응입니다. 버스커의 데뷔타이틀 '벚꽃엔딩'은 듣자마자 따로 뭐라 살명을 할 필요도 없이 그냥 버스커스타일이었으며 좋다는 느낌이 충분히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도 좋아하겠지 정도로 생각하며 음원차트를 보았을때의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초대박이 나 있었으니까요.

울랄라세션이 버스커버스커보다 늦게 앨범을 낸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나 워낙 큰 반향을 일으킨 뒤여서 그 영향의 변동폭은 자칫 위아래로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이번 데뷔곡이 좋으면 버스커버스커의 인기폭풍의 긍정적 에너지를 받아 함께 더 큰 인기를 얻었을 것이나 조금 기대에 못미치면 오히려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까지 나올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라는 것이조. 결과는 불운하게도 두번째 경우였습니다.

울랄라세션만의 특유의 느낌을 살린 개성강한 곡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싸이의 느낌이 물씬 나는 그런 곡이 데뷔곡으로 나왔습니다. 신인은 두려울게 없고 그러므로 그런 패기를 바탕으로 개성강한 꼭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과거 발라드가수였던 조성모가 올리지널 곡을 들고 나오지 않고 '가시나무'라는 곡으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는데 필자의 판단으로는 그곡을 타이틀로 리메이크 하기 전 많은 고심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전례도 별로 없을 뿐더러 자칫 위험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성모는 자신의 목소리와 음악적 성격에 너무자 잘 매치되는 곡을 리메이크 한 덕분에 진정한 인기스타로 거듭날 수 잇었습니다. 그전에도 충분히 인기스타였지만 '가시나무' 이후는 또다른 인정을 받게 된 것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겁없는 패기로 자신들의 색깔을 위해 너무 이것저것 고려하려 하지 말고 본래의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치중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양현석이 방송에 나와 '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도돠주는게 내 역할이다' 라고 말했던게 생각압니다. 튀어나온 부분을 자꾸 깍고 갈아 남들과 똑같이 둥글게 만드려 하는 세상속에서 YG는 그렇게 하지 않고 더 키워준다는 말을 합니다.

울랄라세션은 남들의 기준에 맞추려 하지 말고 자신들의 스타일을 얼마나 대중에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댄스곡과 발라드 모두를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제대로 살려내야 합니다.특히 유연한 대응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파격이라고 해도 대중들이 납득하고 받아들이며 내심 기대했던 무분을 찾아 긁어주면 그건 파격이면서 대세가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관건은 역시 좋은곡이 들어 오거나 만들어 내는 것인데 발라드곡에서 더 좋은 곡이 나오면 너무 틀에 갇혀 생각지 말고 발라드곡을 타이틀로 삼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게 가능한게 또한 울랄라세션이기도 하구요. 물론 동등한 값이면 댄스곡이 더 나은선택인건 불문가지입니다. 노래는 즐거울때도 듣고 슬플때도 듣지만 역시 평소에 듣게 되는건 즐거운 음악이니까요.

타이틀인 '아름다운 밤' 외에 '다쓰고 없다'라는 곡도 나름 좋은 평을 듣고 있습니다. 문제는 서쪽하늘과 차별화 하기도 어려운 느낌에 댄스넘버로 타이틀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막상 댄스곡도 와닿지 않으니 앨범발매전 어떤곡을 주력으로 해야할지 진퇴양난인 상황이었을 것 같습니다.필자는 울랄라세션이 아번의 아픈결과를 딛고 조금더 자신의 색을 찾아 도 진한 색으로 대중앞에 설 것을 기대해봅니다. 그들은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사람의 일은 시기라는게 있어서 그들이 너무 늦지 않게 좋은 곡으로 돌아와 강한 매력을 발산하며 대중들을 휘어잡게 되기를 바랍니다.

누군가는 제 글을 읽고 그럴지도 모르겠네요.(혹은 아름다운밤을 듣고서)

"야야. 말이 길어. 그냥 간단히 말해. 노래가 별로였어. 됐지?"
"대중은 울랄라세션의 음악을 즐길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어. 곡만 좀~안되겠니?"

P.s 개인적으로 서글피 우는듯한 '서쪽하늘'이나 '다쓰고 없다' 식이 아닌 약간은 흥겨운 느낌이 나는 곡이 어떨까 싶다. 신승훈이 죽어라 발라드로 승부보면서도 나름 신선하고 경쾌한 느낌을 갖춘 '처음 그 느낌처럼'을 불렀던 것처럼 가창을 중심으로 하되 경쾌한 느낌의 곡이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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