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키즈, 파격적인 그룹명 과연 최선일까?

 

 

박진영이 오디션 프로 'K팝스타' 에서 가사 쓰는 방법에 대해 논한적이 있다.

"가사를 쓰려면 아무도 안썼던 얘기를 쓰던가. 아님 다른 각도에서 써야 한다"

이런 가사 쓰는 법이 꼭 정답이라고까지 할 순 없더라도 필자는 상당부분 공감한다. 때로는 박진영의 과해 보이는 강한 주관이 부담스러울때도 있지만 자기만의 방식을 확실히 정립해 놓았다는 느낌을 주는 말이기도 하니 나는 가끔 글을 쓸 때 그의 말이 떠오를때가 적잖이 있다. 아무튼 가사를 쓰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그룹명을 짓거나 제목을 지을때도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인데 과연 갱키즈라는 그룹명은 어떤 느낌을 주고 있을까?

좋은 그룹명의 조건
- 한국어의 어감
- 아무도 쓰지 않았지만 친근한 느낌
- 좋은 뜻이나 어감의 단어간의 조합

갱키즈는 '갱'과 '키즈'의 조합인데 어감이 그리 좋진 않다. 물론 소속사에서는 좋은 어감이라 생각했기에 지었겠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글쎄...이런 파격적인 이름을 붙인건 단기처방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즉 그룹의 더 큰 미래를 생각하면 지을 수 없는 이름인 대신 단기적으로 알리는데는 파격적인 이름이 쓸모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아직 제대로 된 방송활동을 하지 않았으니 그룹명으로 멤버들이 떠오르는 단계가 아직은 아니기도 하지만 아무튼 과연 잘 지은 이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 필자가 생각나는 잘 지은 그룹명은 어떤 것일까?

첫째, 어감이 절대적이다.
둘째, 그룹의 컨셉

국내 대표 힙합 걸그룹 2NE1을 보자.  그룹의 컨셉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어감으로 정해졌다는 느낌이 강하다. 기획사에서 어떤 이유에서 만들어진 이름인지 알려주지 않으면 짐작해보기도 어렵다. (21세기를 비튼 느낌?) 약간은 모호한 2ne1과는 달리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어감이 좋다고 여기는 그룹은 아이러니컬 하게도 '갱키즈'와 같은 소속사의 그룹인 '티아라'다.

 

그럼 동방신기는 어떨까. 그룹명을 첨 접했을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변치 않는건 한자문화권 즉 대만 일본 중국 등에 어필하려는 느낌이 강하다는걸 느낄 수 있다.

소녀시대나 동방신기의 경우 지금이야 대표 걸그룹이고 대표 보이그룹이니 논란이 되지 않지만 처음 데뷔당시만해도 그룹명으로 약간의 논란은 있었다. 그러나 대박을 치면서 언제부터인가는 더이상 논란의 거리가 되지 않고 있다. 성과가 그룹명을 오히려 포장시켜주는 역할까지 해주고 있는 것이다.

SM 소속 그룹은 특징적인 음악스타일이 없는건 아니지만 YG나 JYP만큼 강하진 않은 편이다. 그런데 소녀시대 동방신기의 음악 컨셉은 이름에 어느정도는 녹여져 있다. 소녀시대만 보아도 많이 알려진 타이틀곡 외에도 앨범 수록곡들을 들어 보면 소녀시대라는 이름에 걸맞는 다양한 감성을 이야기 하고 있는걸 느낄 수 있다.

SM의 모호한 이름 f(x)

에프엑스라는 이름은 참 모호한 느낌이다. 미스테리걸을 연상케도 하지만 어느정도 알려진 이후에 이미지를 떠올렸기 때문일수도 있다. 그냥 단순히 이름만 가지고 보았을때는 아무것도 생각하기 어렵다. 다만 같은 에프엑스의 무대를 두어 차례만 보아도 느낌이 온다. 그 느낌은 바로 '함수'라는 별명으로 이어지면서 인터넷상에서는 한때 에프엑스라 통하지 않고 '함수'라는 별명으로 통용되기도 했다.

모 인터넷게시판에 '함수 생방 어땠어?' 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보게되면 무슨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지만 실은 에프엑스 오늘 방송무대가 어땠느냐는 의견을 물어 보는 내용이다.

"갱키즈...아무도 하지 않은 시도도 아니고 어감도 좋지 않으니 사자비의 점수는 5점 만점에 2점"

 필자의 기준으로 2점을 준건 예의상일 뿐이고 사실상의 낙제점이다. 차라리 개인적으로 오글거리는 네이밍을 한 '샤이니'같은 이름이 낫겠다. 갱키즈라는 이름하나로 그나마 괜찮은 느낌으로 들었던 데뷔곡 '하니하니'마저 아쉽게 다가온다. 앞으로 그녀들이 소녀시대처럼 대박을 치고 큰 성과를 내어 그룹명이 갖는 한계를 넘어선다면 문제 없겠지만 필자가 보는 '갱키즈'라는 그룹명의 가장큰 한계이자 문제는 바로 '그룹의 성장한계의 틀'을 그룹명이 스스로 막아 놓고 있다는 느낌을 가리킨다.

차라리 아시아 제일이 되고 싶다던 'miss A' 와 같은 작명센스가 더 나아 보이는건 왜일까.

추가) 필자의 예상을 깬 그룹이 있다면 '씨스타'다. '나홀로'라는 곡이 2012년 벚꽃엔딩과 더불어 쌍벽이라고 할 정도로 대박을 친건 우연이 아닌 실력으로 얻는 성과이기에 씨스타라는 그룹명의 위상을 크게 올렸다. 말그대로 아이돌그룹 중 톱랭크라 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이런 아주 드문케이스가 없는건 아니나 결코 흔하다고 할 순 없다. 근래에는 거의 유일한 경우가 아닐까 싶고.

추가2) 그룹명에는 기획사의 자존심과 자신감이 배여 있다. 차라리 전혀 생소한 단어라 아무뜻도 생각할 수 없는게 낫지 '키즈'라니...큰 미래를 위해서는 삼가야할 단어라 생각진다. 앞으로 씨스타처럼 실력으로 크게 한건해서 넘어서는 수 밖에...(만일 박진영이 키즈라는 단어를 쓴 그룹을 만든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다. 그럴일은 절대 없을거 같은데 그렇게 한다는건 제약을 넘어설 무언가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해 볼 수 있을테니까. 사실 그럴닐은 없을거 같다)

추가3) 서태지와 아이들...서태지처럼 자신이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경우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그룹의 중심멤버가 뮤지션으로서 그룹의 컬러와 지향점을 리드한다면 남이 뭐라 지적할 문제는 아닌듯...
얼마전 양현석이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본래 '태지보이스'였고 훨씬 어감이 좋았는데 그걸 해석한 모 매니져가 그냥 같다 붙인 '서태지와 아이들'이 본 그룹명이 되어 버려서 약간의 불만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그런데 이 이름에는 그룹의 음악적 성격을 서태지과 만들어 나간다는 상직적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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